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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매미와 같은 선생님

오늘은 날씨가 좋다. 선선한 바람이 분다. 간간이 보슬비가 내린다. 여름을 알리는 매미의 소리는 여름을 여름답게 만든다. 매미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 보면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도 충실히 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시간에는 매미와 같은 선생님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좋은 선생님은 오래 기다리면서 준비하는 분이다. 교재연구를 많이 하신 선생님은 수업시간이 기다려진다. 공부를 열심히 한 학생은 시험일이 빨리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우리나라에 있는 매미는 종류에 따라 5~7년을 땅속에서 유충으로 지낸다. 매미의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얼마나 준비하고 있는지 모른다.


만사가 그렇지만 준비 없이는 좋은 선생님이 될 수가 없다. 교재연구 없이 교단에 서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시간은 얼마나 힘든지 모른다. 진땀을 흘린다. 시간이 너무 지나가지 않는다. 반면에 준비가 잘된 선생님은 한 시간이 얼마나 잘 지나가는지 모른다. 시간이 즐겁다.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도 기쁘다. 준비의 선생님이 참 좋겠다.


그 많은 준비의 기간이 긴데도 실제로 세상 밖으로 나온 매미는 일주일, 길어도 한 달 남짓 살면서 생을 마감한다고 한다. 우리 선생님들이 한 시간 강의를 위해 한두 달 준비는 하시는 선생님이 계신다. 이런 선생님은 정말 훌륭하신 선생님이다.


매미를 보고 그늘 밑의 매미 신세라고 하면서 팔자가 좋다고 한다. 부지런히 일하지 아니하고 놀기만 하면서 편안히 지내는 처지를 비유적으로 한 말이다. 매미는 짧은 시간 내내 여름을 알린다. 여름에 매미가 울지 않으면 아무도 여름을 알 수도 없고 느낄 수가 없다. 게으른 것이 아니라 부지런한 매미라 할 수 있다.


좋은 선생님은 부지런한 선생님이다. 매미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선생님이 좋은 선생님이다. 선생님만큼 바쁜 선생님은 없다. 방학이라고 해서 그냥 노는 것이 아니다. 연수를 방학 내내 받는 선생님도 계신다. 다음 학기 교재연구를 위해서 땀을 흘리는 선생님도 계신다. 학교의 업무 처리를 위해 학교를 오가기도 한다. 집에 오면 자녀들이, 형제들이, 부모님이 계신다. 내가 학교 선생님이라 하면서 그냥 시간을 보내지 않는다. 집에 가면 가사의 일을 충분히 해낸다. 현숙한 부모 역할, 아내 역할, 자녀 역할을 해내고 있다. 이런 선생님을 게으른 선생님이라 하면 안 된다. 매미처럼 오해하면 안 된다.


매미는 지혜롭다. 좋은 선생님은 지혜로운 선생님이다. 우화는 일반적으로 3~6시간 걸리고, 천적(까치, 뱀 등)을 피해기 위해 늦은 밤부터 새벽 사이에 진행된다고 한다. 매미가 지혜가 없다면 천적에게 먹잇감이 되고 말 것이다.


지혜로운 선생님은 지혜로운 학생을 길러낸다. 학생들의 잘잘못을 잘 지적하고 바르게 가르치면 지혜로운 학생은 선생님의 말씀에 수긍을 하면서 바른 길로 향한다. 그러고 나면 그 학생은 지혜로운 삶을 살아가게 된다.


매미는 목적이 있다.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지는 것은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는 속담이 있다.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면 죽기도 하고 상처를 많이 입기도 한다. 하지만 매미는 목적이 있기에 이런 어려움도 감수한다. 선한 목적이 있으면 위험도 감수한다. 남들이 비웃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자신의 선한 목적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죽을 각오까지 한다.


매미와 같은 선생님이 되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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