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5 (목)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제언·칼럼

이중문화권의 자녀교육

그러지 않아도 아이들 키우기가 쉽지 않은 데, 미국에서 살다보면 아이들의 생각이나 행동등이 미국화 되어, 그로 인한 어려움이 심각하다. 한국식이 몸에 배어 한국식을 원하는 부모나 자기들을 이해해 주지 못하는 자녀나 힘들기는 마찬가지다. 아버지가 한국식으로 다정하게 아들의 팔을 잡으면 이상하다는 듯이 올려다보며, '아빠 동성연애자야?' 라고 묻는 다 던지, 미국 부모에 비해 지나치게 다혈질인 부모를 보며 이상하게 생각하는 등, 이중 문화권에 사는 학생이나 부모 힘든 것은 다 마찬가지다.

한 고등학생이 있었다. 학생이 잘못한 일이 있어 야단을 쳤더니 눈을 똑바로 뜨고 아빠를 본다. 아빠는 '야단 맞으면서 어디다 버릇없이 눈을 올려 떠.' 하며 더욱 야단 쳤다. 그런 데도 눈을 내리깔지 않는다. 노발대발한 아빠는 급기야 아이의 뺨을 올려치는 일까지 발전했다. 그래도 아이는 똑 바로 보고 있었다. 좀 자라서 미국에 온 큰아들의 설명으로 이해는 하게 됐지만, 그 아빠의 마음은 영 편치가 않았다.

한국에서는 야단을 맞을 때 다소곳이 눈을 내리 깔아야 하지만, 눈을 피하면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 된다. 야단치는 사람의 눈을 똑바로 보고 있어야 아빠 말을 잘 듣고 있다는 표현이 되는 것이다. 그 외에 인터뷰나 사람들하고 얘기할 때도 눈을 똑바로 보고 있어야 한다. 그게 정직해 보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성실하거나 거부하는 표현으로 비치는 것이다. 그런 미국 문화권에 익숙한 아이가 부모에게 야단 맞으면서 눈을 피하는 것은 알고 있다고 해도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착한 한국 학생이 선생님에게 야단 맞으면서 눈 똑바로 뜨고 있는 것이 불가능한 일인 것처럼 말이다.

이런 문화적 이질감에서 오는 문제들이 심각한 경우도 많다. 학교에서 보내오는 자녀의 피임 동의서에 싸인을 하는 부모의 마음은 차라리 벼랑으로 곤두박질하는 듯한 느낌이다. 한국에서는 아이들에게 얘기하는 것조차도 민망스러웠는데... 하긴 구성애씨 덕에 많이 자연스러워 진 것 같기는 하지만... 그 외에도 부모들을 당황하게 하는 일은 이루 셀 수 없이 많다.

어차피 아이들을 완벽하게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마냥 방치해서는 안 되는 게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다. 이해의 폭을 조금이라도 넓히는 방법은 조금씩 시간을 내어 미국 사회에 접근해 보는 것일 것이다. 매 학기마다 보내 오는 성인학교 안내 책자를 보면 자기의 관심에 따서 선택해 들으면 취미활동에 도움이 될만한 것들이 무척 많다. 꼭 성인학교에서 영어만 배우려 할 것이 아니라(영어 클래스에는 미국인 학생들은 없으니까) 사진이나 춤 노래, 악기 등의 클래스를 택해 공부하면서 취미가 같은 미국 사람들을 사귀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 것도 중요할 것이다. 좀 더 실력이 있으면 일하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일 주일에 한 두번 만이라도 주변의 커뮤니티 칼리지를 찾아 공부해 보는 것도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아이들을 공부만 시킬 것이 아니라 미국 문화를 이해하고 미국 사회에 들어가 그들과 어울려 잘 살아 가게 하려면 부모가 먼저 이해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이다.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