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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성은 ‘배우는’ 것

2012년 대구 중학생 학폭 자살 사건은 전 국민의 우려와 공분을 샀었다. 이에 교육계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정치권은 이를 위해 2014년 12월 인성교육진흥법을 제정했다. 
 
이 법의 목적은 올바른 인성을 갖춘 시민 육성이다.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어 타인, 공동체와 더불어 사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이다. 
 
모로 가는 어른들이 인성 가르치나

어느덧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된 지 2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사회에서는 인간성 상실과 이로 인한 증오와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최근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및 강릉, 서울 등 각지에서 발생한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포악해지고 있다. 아이들이 기성세대의 모습을 서슴없이 답습, 모방하는 현상을 보며 마음이 무거워진다. 
 
판단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보고 배운 대로 행한 아이들에게 공중도덕을 지켜라, 바른 인성을 갖춰야 한다고 수백 번 이야기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시험 답안지에는 교실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줍는 게 맞다고 쓰는 아이들도 실제 바닥에 떨어진 휴지는 줍지 않는다. 그러면서 나 혼자 줍는다고 세상이 뭐가 달라지겠냐고 말한다. 시험은 시험이고 실제는 실제라는 생각이다. 
 
이렇게 된 데는 기성세대의 책임이 크다. 어른들은 옆으로 걸어가면서 아이들에게는 똑바로 걸으라고 가르치는 격이다. 길거리 골목마다 수북히 쌓인 담배꽁초들, 층간 소음이 있다고 또는 지나치다 부딪쳤다고 폭력을 휘두르고 모습들, 약자에게 갑질하고 성희롱 하는 어른들을 보고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학생들은 그런 어른들을 보고 자라면서 배운 것을 학교에서 흉내 낸다. 친구들과 심지어 선생님에게까지 폭언·폭력을 일삼고 성추행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결국 어른들이 먼저 변해야 한다. 관련 연구에 의하면 어른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서 아이들에게만 올바르게 행동하라고 하면 초등 4학년만 돼도 그것이 위선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가르침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결과가 있다. 어른이 먼저 올바른 인성을 갖춰 모범을 보일 때만 아동의 인성 또한 변할 수 있다.
 
퇴계 이황은 교육함에 있어 엄함과 존경이 없으면 이뤄질 수 없다고 했지만, 지금의 사회와 학교 그리고 가정에서 엄하게 가르치는 어른은 매우 드물다. 문제는 기성세대들의 잘못된 인성인데 그들이 인성교육진흥법을 만들어 놓고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다. 

모범 보여 마음으로 느끼게 해야
 
인성교육은 가르쳐들면 안 된다. 어른들이 매일 꾸준히 옳고 바른 행동을 몸소 보이며 실천으로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이 보고 깨치게 하는 생활교육이다. 교육학자 마이클 오크숏(Michael Oakeshott)은 의도적 혹은 강제적으로 부과되어서는 안 되고 학습자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잠재적으로 수반되어지는 교육을 강조한다.  
 
갈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물을 마셔야 할 이유도 없듯이 인성은 어른들의 솔선수범과 따스한 배려로 한 단계씩 만들어지는 것이다. ‘무엇을’ 모르는데 배우고 싶은 욕구가 생길 리 없다. 인성은 아이들 스스로 마음에서 우러나와 배워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