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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017 학생언어문화개선] "우리 욕설하지 말자…‘실화냐’ 이 말도 안 쓰는 게 어때"

한글날 교육주간 특별수업

경기 광선초, 서울 경희여중, 경기 고잔고 진행
다양한 참여형 수업 통해 ‘바른 언어습관 잡기’

그거 실화냐!’

 

요즘 학생들이 많이 쓰는 유행어다. 28일 경기 안산 고잔고(교장 박해오) 1학년 2반에서 이 유행어는 논란의 대상이 됐다. 욕이냐 아니냐의 문제였다.

 

이날 조종현(43) 교사는 자주 쓰는 욕설을 조별로 작성하고 욕주머니에 담기로 했다. 그러나 조별 토의 가운데 두 군데서 이 유행어를 넣을 것인지 아닌지가 뜨거운 감자였다. 결국 욕은 아니지만 주로 상대방을 비하할 때 쓰는 말이라는데 공감하고 이 역시 포함하기로 합의했다.

 

실제 이 말은 놀라운 일을 겪었을 때 희화하는 표현으로 쓰지만, ‘그 공부 못하는 애가 상을 받았다고? 실화냐!’ 식의 깎아내리는 말로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조 교사도 짐짓 놀란 표정을 지었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까지 아이들이 실천에 옮겼기 때문이다. 결정된 뒤에도 실화냐가 욕이다 아니다 웅성거리는 아이들을 향해 조 교사는 "욕은 아니지만 상대방은 기분 나쁠 수 있으니 안 쓰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학생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날 조 교사는 학생들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언어폭력 문제, 심각한 욕설문화를 담은 뉴스 화면을 보여주며 인성이 실력이라는 말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어진마음’, ‘멋진행동’, 밝은표정‘, ’고운말씨‘ 4()을 표현한 조인성조끼(조종현 교사의 인성조끼)’를 조장이 각각 입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방법을 간단히 생각해 보기로 했다.

 

또한 4덕과 반대되는 모진마음, 미운말씨 등 4()에 대해서는 자신이 실제 한 행위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같은 행동을 했던 대상에게 엽서를 써 치유해주기로 하고 각자 쓴 내용을 미니우체통에 넣었다.

 

조 교사는 "1 학생에게 이 같은 수업은 매우 중요하다""요즘처럼 사이버 언어폭력이 날로 심해지는 상황에서 1학년 때 습관을 바로 잡으면 2, 3학년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자신의 언어습관을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연희 양은 "생활 속에서 욕설을 많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한글날까지 2주 동안 언어 습관을 꾸준히 고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경희여중(교장 장윤촌) 2학년 1반에서도 강용철(41) 국어교사의 진행으로 텔레파시 대화법’, ‘머리띠 역할극등 특별수업이 열렸다.

 

텔레파시 대화법은 둘이 짝을 지어 등을 지고 앉은 뒤, 상대방의 설명에 따라 종이를 두 세 차례 접고 찢은 뒤 둘의 종이 모양을 비교해 보는 활동이다. 대개 다른 형태의 종이 모습을 확인하며 우리가 하는 말이 얼마나 잘못 전달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 배려하는 언어습관에 도움을 준다.

 

머리띠 역할극은 주위에서 따돌림을 받는 상황(매일 지각하는 아이,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 등)이 담긴 머리띠를 한 학생에게 좋은 말, 나쁜 말을 각각 듣게 하고 그 느낌을 솔직하게 털어놓는 식으로 진행된다. ‘역지사지의 마음을 공감하게 하는데 효과적이다.

 

강 교사는 "아이들은 자신의 소통능력 결과에 대해 대부분 놀란다""자신의 언어습관이 어떤지 성찰해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26일에는 경기 광선초(교장 박석동)에서 송인희(40) 교사가 1학년 반 아이들에게 특별수업을 진행했다. ‘세상에서 가장 힘센 말을 함께 읽은 뒤 생각을 나누고 하트 모양의 포스트잇에 자신이 듣고 싶은 말을 적어 나무모형에 붙였다. 그런 뒤 그 말을 똑같이 기다란 메모지에 적어 팔찌를 만든 다음 친구에게 직접 달아줬다.

 

김민진 양은 "욕을 하거나 강하게 말하는 걸 힘센 말이라고 여겼는데 수업 내내 귀 기울여 들어보니 고마워’, ‘미안해같은 말이 더 힘이 있다는 걸 알 게 됐다"고 전했다.

 

특별수업을 진행한 한국교총 교권강화국 신정기 국장은 "한글날, 우리의 말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꿔야 하는지 되새겨 보고자 준비했다"면서 "··고 별 수업을 통해 학생 언어습관 선도에 큰 힘이 되고 있다는 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교총은 2011년부터 학생언어문화개선사업의 일환으로 한글날 교육주간 특별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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