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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교원평가, 이대로는 안된다

며칠 전 교원능력개발평가가 끝났다. 해마다 11월 초순이면 대한민국 선생님들의 신경이 날카롭게 곤두선다. 이 세상에 평가받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늘 긴장과 스트레스를 동반하기 때문이다. 

교원평가는 2005년 5월 5일 처음 발표됐다. 교원 능력 신장 및 학생과 학부모의 공교육 만족도 향상, 공정한 평가를 통한 교원 지도능력 및 전문성 강화 등이 목표였다. 
 
교원평가는 학생 만족도 조사, 학부모 만족도 조사와 교원 상호 간의 동료평가로 나뉜다. 따라서 교사들은 교장과 교감, 동료, 학생 및 학부모 모두에게 평가를 받는다.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문제는 교원평가제가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시간이 갈수록 실효성 없는 대표적 적폐 제도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평가할 대상과 항목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귀찮아한다. 그래서 교사들이 학부모들께 수시로 독려 문자를 보내고 학생들을 반강제적으로 평가에 참여시키는 형국이다.

학부모 입장에서도 딱하기는 마찬가지다. 일 년에 겨우 한번 가볼까 말까 한 학교인데 담임교사는 물론 각 교과교사, 교장, 교감까지 평가하려니 답답할 노릇이다. 철저히 익명성이 보장된다지만 혹시나 자녀가 불이익을 받을까 염려돼 솔직한 평가도 못한다. 

학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진지하게 평가하는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친절하고 재미있고 인기 있는 선생님께 후한 점수를 준다. 학생부 선생님이나 자기를 혼낸 선생님은 지도력 여부를 떠나 박한 점수를 준다. 평가점수 5점 만점에 2.5점 이하가 나와 교원연수에 온 선생님들 대부분이 학생부 소속인 게 그 반증이다. 

그렇다면 동료평가는 어떤가. 오히려 진지한 소통이나 협력을 방해하고 실적 쌓기나 서로 견제하는 평가에 더 신경 쓰는 현실이다.

일반인들의 반응도 부정적이다. 11월 12일자 모바일 노컷뉴스에 올라온 ‘왜 하는지 모르겠다…실효성 없는 교원능력개발평가’ 기사에는 무려 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대표적인 댓글을 보면 ‘평가할 항목과 대상이 너무 많아 대부분의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귀찮아한다’, ‘실력보다 인기 있고 재미있는 선생님이 높은 점수를 받는다’, ‘선생님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평가를 하라는 건가’ 등 부정적 의견이 많다.

과연 ‘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나

이런 부정적인 견해는 오래 전부터 있어 왔다. 해마다 이맘때쯤이면 교원평가를 두고 단골로 흘러나오는 말들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정부는 이 제도에 대해 전혀 수정하거나 폐지할 움직임이 없다. 오히려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학생들을 단체로 참여시키거나 일부 학교에서는 참여하지 않은 학생의 인증번호를 알아내 교사가 대신 평가한다는 소문까지 떠돈다.

어떤 제도도 결코 완벽하거나 만능이 될 수는 없다. 시행하다 보면 반드시 문제점이 돌출되고 그런 문제점을 즉시 수정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순리이다. 따라서 이 참에 교원평가는 반드시 폐지되거나 합리적으로 수정돼야 한다.

기왕에 교사들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마련된 제도이니 만큼 차라리 교과협의회의 활성화나 학부모 및 학생과의 소통 활성화 방안을 아예 제도적으로 마련해보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지금의 교원평가는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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