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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특성화고 현장실습, 문제 있다고 폐지 능사 아냐

가뜩이나 취업 힘든데…업체 더 줄어들까 걱정
조기취업 원했던 학생들 ‘막막’…선의의 피해도
제도 보완‧강화하면서 학생이 선택할 수 있어야
학교는 인력공급 기관 아냐…폐지 찬성 의견도



[한국교육신문 김예람 기자] “올해 선배들이 취업 나가는 걸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서 취업해야지 다짐했는데 갑자기 조기취업이 폐지된다고 해서 충격이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그 결심으로 온 건데, 이럴 거면 특성화고에 올 이유가 없는 것 아닌가요?”(인천 A특성화고 2학년 B학생)
 
교육부가 내년부터 특성화고의 조기 취업형 현장실습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1일 밝힌 가운데 현장에서는 ‘문제가 생겼다고 당장에 폐지하는 것은 성급하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조기 취업을 원했던 학생들이 선의의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당초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던 ‘현장실습 체제 개편안’을 최근 제주도 현장실습생 사망사건을 계기로 시행시기를 내년으로 앞당겼다.
 
이에 대해 교사들은 “사고는 안타깝지만 개선해나가면 될 일이지 여론에 떠밀려 갑자기 결정을 바꾼 교육부에 대해 믿음이 없어졌다”고 토로했다. 인천 C특성화고 D교사는 “조기취업으로 경력을 쌓고 만족해하는 학생들도 많은데 안 좋은 면만 부각되면서 결국 폐지한다고 하니 어떻게든 취업 시키겠다는 사명감으로 일했던 교사로서는 힘 빠지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경기 E특성화고 F학생(2학년) 또한 “가정형편이 어려워 빨리 취업해 보탬이 되고자 들어왔는데 당황스럽다”며 “그동안은 선생님이 회사를 알아봐주고 취업 후에도 관리해주셨는데 이제는 졸업 후 알아서 하라는 것인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가장 우려하는 점은 취업처 감소다. 경기 G특성화고 H교사는 “사활을 걸고 일하는 업체 입장에서 한 달 동안 교육중심으로 진행되는 현장실습에 기꺼이 참여할 곳이 얼마나 될지, 안 한다는 데가 대부분일 것”이라며 “가뜩이나 취업처가 부족해 힘들었는데 중소기업들이 대거 빠지면서 기업체와 학교 모두 위축될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인천 I특성화고 J교사는 “벌써 학생들이 찾아와 ‘내년에 취업 못 나가는 거냐’고 걱정한다”며 “실무과목과 연계돼야 하기 때문에 원예, 프로그램 개발 등 수요가 많지 않은 업체들의 참여는 훨씬 저조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은 가정형편을 떠나 스스로 엔지니어, 테크니션 쪽으로 확고한 목표를 가진 학생들도 많은데 취업처가 줄어들면서 혹여나 꿈이 꺾일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H교사는 “규정 등을 강화해 위험한 요소를 없애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과 기업체들을 관리하면서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1학기에 자격증을 따고 바로 실습과 연결되지 않을 경우 경력 단절 및 방향성 상실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 K특성화고 L교사는 “제대로 대우도 못 받고 취업률 압박으로 직업교육에 뛰어들었던 전례들을 봤을 때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당장 없애기보다 두 제도 모두 존치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기회를 보장해야지 너무 이분법적이라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폐지 방침을 찬성한다고 밝힌 충남 M특성화고 L교사는 “학교는 교육을 시키는 곳이지 인력공급 기관이 아니므로 졸업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교육하면 될 일”이라며 “1학기에는 자격증을 따고 2학기에는 프로젝트 실습, 자소서 연습 등을 하면서 소양을 길러주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도제학교, 중소기업맞춤형, 공기업 등 양질의 취업처는 6개월 이내의 현장실습이 가능하도록 예외로 했다”며 “교육청과 학교평가에 취업률 항목을 삭제해 학교 부담을 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정형편 때문에 조기취업을 한다는 것은 사회안전망과 복지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일이지 학교가 떠맡을 일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특성화고 진학 감소 등 당장의 진통은 있더라도 고교 3학년 과정을 마친 후 정식으로 취업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방향으로 근본적인 체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김예람 기자 yrkim@kft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