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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고단한 마음 녹인 '사랑해요'

제자, 동료에 행복했던 현장…"선생님들 모두 힘내세요"

학생 손 편지에 "교사할 맛"
학부모의 응원 플래카드 감동

아이들과 복닥거리고 업무에 시달리다보니 어느새 올 한해도 끝을 향한다. 하루가 멀다하고 바뀌는 정책에 교사의 자리가 갈수록 힘들고 말이 통하지 않는 학생, 학부모를 만나며 움츠려들기도 했다. 그러나 다시 어깨를 펴고 교단에 설 수 있게 하는 힘 또한 학생, 동료, 학부모들이다. ‘사랑한다’, ‘감사하다’ 그말 한마디였다.  <편집자주>


변미경 인천여상 교사는 지난 11월 신입생 모집을 위해 재학생들과 중학교로 홍보 활동을 나섰다. 특성화고 교사들만의 추가적인 업무다. 여러 학교로 출장을 가야했고 그 과정에서 일정 조율이 되지 않아 사소한 마찰도 생기곤 했다. 

이 때 변 교사를 위로해 준 건 바로 학생들. 변 교사의 캐리커처와 하트를 가득 채워 그린 편지지에 담긴 감사 인사였다. 1학년 원아연·박하은 양은 "홍보하시는 선생님의 모습을 보고 인천여상에 대해 자부심을 갖고 계신 걸 느꼈다. 그래서 저도 자긍심을 잃지 않고 재미있게 했다"며 선생님과의 추억담, 감사의 인사를 직접 손편지로 써서 건냈다. 변 교사는 "선생님이 ‘을’이 되는 이 시대에 이런 학생들이 있어서 교사 할 맛이 난다. 선생님들 모두 힘 내시라"고 전했다.

김인순 충남 공주여고 교사는 글짓기 지도에 감사하다며 손편지와 꽃다발을 건넨 학생으로 올해 더욱 뿌듯했다. 제자인 2학년 박혜린 양이 "화려한 문체로 눈에 띄는 작품보다는 소박하면서도 따듯한 문체로 마음에 띄는 작품을 써보라는 선생님의 조언으로 대상을 받을 수 있었다"며 "선생님과 제가 같이 한 작품이라고 생각해 대회에서 받은 꽃을 드린다"고 보낸 편지에 지금까지도 마음이 훈훈하다.

안상태 경기 군포고 교사는 담임을 맡은 학급 학생들 한명 한명이 손편지를 써서 엮어준 책자를 받아 교직생활에 잊지 못할 한해가 됐다. ‘상태쌤과 28공주’라는 제목까지 붙인 손편지책에 안 교사는 직접 학생들의 사진을 각각 붙였다. 안 교사는 "이제까지 받은 선물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다"며 "나중에 퇴임하고 봐도 아이들의 얼굴과 추억까지 기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생님 힘내세용. 오늘도 수고했어요’라고 학생이 써준 캘리그라피 메모를 교무실 책상에 붙여둔 박주연 경남 마산무학여고 교사. 

박 교사는 "담임을 하면서 힘들고 지칠 때가 많았는데 그 어떤 구구절절한 말보다 명쾌한 이 한마디가 저를 다시 일어나게 한다"며 "자신들도 공부하느라 힘들텐데 교사에게 힘을 북돋아 주는 아름다운 학생들이 있기에 오늘도 힘을 내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강인성 경북 진보초 교사는 6학년 제자가 파워포인트에 스승의 은혜 노래를 담고, 카네이션과 하트를 배경으로 편지를 써온 스승의 날이 기억에 남는다. 강 교사는 "특별한 건 아니지만 담임뿐만 아니라 교장, 교감, 보건교사께도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준비한 아이의 정성이 느껴졌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이 전하는 감사와 신뢰의 말도 교사들에게는 힘이 됐다. 전교생 54명의 인천영종초금산분교에서는 스승의 날 학부모들이 학교에 ‘선생님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쓴 현수막으로 걸어놔 교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천일 교사는 "학부모님들의 깜짝 선물에 감동 그 자체였다"며 "교육은 믿음이란 말을 믿는다"고 말했다.

동료교사의 응원도 한몫했다. 최명숙 대구 성지중 수석교사는 내년 퇴직을 앞두고 수업 노하우를 나누자는 뜻에서 올해 5차례 수업나누기를 했다. 최 교사는 ‘저도 이렇게 재밌는데 학생들은 얼마나 가정시간이 즐거울까요. 저도 수석선생님처럼 후배들과 의미있는 나눔을 하고 싶다’고 보내온 신규 교사들의 메신저에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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