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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교 가는 일이 가장 행복했던 시간"

성지중·고 제30회 졸업식

81세 김쌍선 씨 등 꿈 이룬 만학도들 감동
대안학교 최초 프로야구 선수 조선명 ‘화제’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7일 서울 강서문화원에서 열린 성지중·고 제30회 졸업식장. 단상에는 세대를 달리한 졸업생 대표 세 명이 올랐다. 중학교 졸업생인 김쌍선(81) 씨, 고교 졸업생인 주서현(58) 씨, 조선명(20) 선수가 그 주인공.
 
배움에 이르기까지 남다른 어려움과 절절한 사연을 안고 있던 이들에게 내빈과 축하객들은 격려를 아끼지 않았고, 그 모습에 졸업생들의 눈가는 금세 촉촉해졌다.
 
매번 감동어린 사연으로 주목을 받아온 평생교육시설 성지중·고의 ‘인간승리 졸업식’은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이번에도 각별하게 기념할 만한 일이 화제가 됐다. 졸업생 대표로 나섰던 조 선수가 대안학교 최초로 프로야구 구단에 입단한 것이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조 선수는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지방으로 향한 어머니와 헤어져 위탁시설에서 생활했다. 중학생 때부터 어머니와 같이 살게 됐지만 가정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방과 후 취미활동을 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던 그 시절 야구를 배우는 친구를 따라 간 훈련장에서 코치로부터 야구에 소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몰래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어머니를 설득해 밤낮으로 훈련했지만 정식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부터 늦게 시작했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결국 평생교육시설로는 유일하게 야구부가 있는 성지중·고 진학을 결정했다. 어머니의 병환까지 겹쳐 어려운 상황 속에서 조 선수는 꿈을 잃지 않고 노력한 끝에 프로야구 구단 LG 트윈스에 입단하는 쾌거를 거뒀다.
 
사실 조 선수의 입단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중2의 늦은 나이에 야구를 시작한 것도 그렇지만, 성지중·고 야구부는 번번이 대회 1라운드에서 탈락했던 터라 프로 지명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진정성 있게 노력해온 조 선수의 가능성은 프로구단의 눈을 사로잡았다. 조 선수는 "정말 기대하지 못했는데 대안학교 최초의 프로야구 선수가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학교를 빛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주서현 씨는 성지중·고를 다닌 지난 4년(중·고 각 2년 과정)을 떠올리며 새로운 희망을 내비쳤다. 주 씨는 방송통신대학 교육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교사자격증을 얻어 자신과 같은 만학도들에게 꿈을 주고 싶다는 게 그의 포부다. 주 씨는 "평생교육시설에서 뒤늦게 배움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돕고 싶다"고 전했다.
 
김쌍선 씨는 경남 창녕군 농촌에서 7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부모님의 농사를 도우며 살아오던 중 독학으로 초등교를 졸업한 뒤 중학교 졸업장을 받아들게 됐다. 김 씨는 "배움의 한이 많았던 터라 중학교를 다니는 2년 동안 학교를 오가는 일이 가장 행복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