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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수능 시험 범위에서 문법 제외는 안 될 말

2021학년도 대학입학수능시험 국어 과목에서 문법 분야 출제가 안 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이 2018학년도 고1부터 시작하고, 이들이 시험을 보는 2021학년도에 현재 수능체제로 실시하면 시험 범위에 대한 조절 때문이다. 
 
2011 개정 국어과 교육과정에서 과목은 국어Ⅰ, 국어Ⅱ,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문학, 고전이었다. 이 중에서 시험  범위에 제시된 과목이 ‘화법과작문, 독서와문법, 문학’이었다. 2015 개정교육과정은 과목이 달라졌다. ‘국어, 화법과작문, 독서, 언어와매체, 문학’ 그리고 진로 선택 과목으로 ‘실용 국어, 심화 국어, 고전 읽기’이 있다. 이 중에 진로 선택 과목은 시험 범위에 들어가지 않는다. 하지만 일반 선택이 늘었다. 교육부는 2021 수능 시험에서도 세 과목을 유지해야 하는 잣대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언어와매체’ 과목을 제외하려는 의도를 갖고 설문 조사를 했다. 
  
‘언어와매체’ 과목은 과거의 ‘문법’ 과목이다. 과목명에서의 ‘언어’는 사실상 ‘문법’을 의미한다. 이 과목이 형식상으로는 신설과목이지만, 기존 ‘독서와 문법’에서 문법 파트가 분리되어 나온 것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특징은 인문학적 소양 향상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독서 교육을 통해 미래 핵심 역량을 키우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취지에 따라 독서 교육을 강화하고, 매체 교육에 무게를 뒀다. 이 과정에서 ‘독서’와 ‘언와매체’라는 과목을 분리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서 4과목으로 늘어난 것은 시대의 흐름과 교육의 필요성을 담은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한 수용 없이 수능 시험으로 4과목은 안 되고 3과목만 된다는 접근은 교육적 판단이 없는 단순한 기계적 판단이다.  
  
교육부는 이런 문제가 있는데도 과목 수 선택이라는 경우의 수만 만들어 놓고, 선택을 강요하고 있다. 더욱 공문에 ‘언어와매체’ 과목을 제외하는 예시로 두면서 배제하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 
 
‘언어와매체’는 일반 선택 과목이다. 따라서 수능 시험 범위에 배제될 이유가 없다. 만약 수능 시험 과목에서 배제되면 학교의 정상적인 수업도 어렵다. 당연히 수능 과목이 아니 ‘언어와매체’는 소홀히 할 수밖에 없다. 
 
새 교육과정에서 중학교 국어에서는 문법 파트의 일부였던 음운의 변동, 문법요소 등이 고등학교 과정으로 올라갔다. 학생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던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 외래어표기법 등과 같은 표기법 파트가 삭제되었다. 그렇다면 고등학교 문법 교육은 더욱 중요해졌다. 
 
문법 지식은 정확한 언어 사용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문법 지식 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차원 높은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물론 공통 과목인 국어 교과에 문법 분야가 있다. 하지만 여기는 음운 변동과 한글맞춤법 원리와 내용 등 기초적인 분야만 다루고 있다. ‘언어와매체’에서 다루는 음운의 체계와 변동, 문장의 짜임과 활용 등 국어 능력의 기저가 되는 보다 심층적인 문법 지식을 배워야 한다. 
 
국어 교과는 다른 교과와 구별되는 특수성이 있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교과다. 우리는 일제강점기에 목숨을 빼앗기면서도 우리말과 글을 지켜왔다. 한국어는 우리를 한국인답게 하는 언어이면서 자랑스러운 문화다. 고등학교에서 한글이나 한국어 원리에 대한 교육은 사명감을 갖고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는 모국어 사용 현상이 위기에 처해 있다. 어린 세대들이 국어생활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올바른 국어의 구조와 운용 원리를 바탕으로 생활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새 시대는 소통의 가치도 중요하다. 국어생활에 필요한 규칙과 규범을 익히고, 수준 높은 언어로 학문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법 교육을 강화를 통해 창의적이고 풍부한 국어사용의 주체가 되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다. 교육부는 기계적으로만 접근하지 말고 미래 지향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이번 문제의 초점은 4과목 3과목도 학습 부담을 줄이는 것도 아니다. 올바른 교육을 위해 국어 시험 범위에 문법을 포함하는 전제로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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