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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나는 교사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사람”

이원춘 경기 창성중 수석교사

1기 수석교사로 제도 법제화 산파
10년간 중등학교만 1400여 곳서 강의
“교원 생애주기별 연수 기획, 연구해
교사가 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파”


[한국교육신문 김명교 기자] “마지막으로 연수할 기회를 줘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선생님들과 참 행복했습니다.”


20일 경기 창성중 시청각실. ‘21세기 역량을 기르는 학생 참여 중심 수업-골드 스탠더드 PBL(Project Based Learning)’을 주제로 교사 연수가 진행됐다. 강사로 나선 이원춘 수석교사는 연수를 시작하기에 앞서 동료 교사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퇴임식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정년 퇴임 전 마지막 연수였지만, 분위기는 내내 유쾌하고 화기애애했다. 이 수석교사가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면서 격려하자”고 제안하자 교사들은 “올해도 잘 부탁해요” “파이팅”을 외쳤다.


이날 연수는 ‘협력적 문제해결능력’을 기를 수 있는 프로젝트 수업 방법과 세계 교육 동향, 최신 교육 이론, 실제 사례를 소개하고 팀을 이뤄 실습하는 시간으로 꾸며졌다. 교사들은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배움에 빠져들었다.


지난 3년간 이 수석교사와 함께 근무한 김진주 교사는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그는 “은퇴하는 순간까지 수업을 공개하고 교사 연수에 나서는 선배는 이 수석교사밖에 없을 것”이라며 “교사로서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전했다.


“새 학기 수업 계획을 세울 때 늘 이 선생님과 의논했어요. 더 나은 수업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거든요. 다양한 사례를 중심으로 연수를 진행한 덕분에 과목에 구애 받지 않고 적용해볼 수도 있었고요. 배우려는 교사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아낌없이 나눠주곤 했습니다.”


이 수석교사는 38년간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소통하고 가르치려고 노력했다. 교육과정을 재구성해 자신만의 교과서를 만들었고 다양한 수업 방법을 연구해 수업을 바꿨다. 특히 학생들이 어려워하는 과학 교과를 실생활과 접목, 쉽고 재미있게 공부하도록 이끌었다. 1기 수석교사로서 2008년부터 도입된 수석교사 제도를 법제화 하고 교육 현장에 뿌리 내리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수석교사로 활동한 10년 동안 전국 중등학교만 1400여 곳을 찾아 교사 연수를 진행했다. 수업 개선과 재구성, 평가 등 교육 컨설팅에도 열심이었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올해의 스승상, 올해의 과학교사상, 눈높이교사상 등을 수상하고 올해의 신지식인으로도 선정됐다.


교사 연수로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이 수석교사는 ‘교사들의 열정에 불을 지피는 사람’이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전국 학교를 찾아 강의하면서 교사들의 ‘수업 열정’을 확인했습니다. 오늘 연수에서도 마찬가지였어요. 문득 수석교사로서 이들의 마음 속 열정에 불을 지피는 일을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를 부르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찾아가는 이유죠.”


그는 이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교원들의 생애주기별 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한편, 대학 강단에도 설 계획이다. 교원 대상 연수와 교육 컨설팅도 이어 간다.


이 수석교사는 “다음 달에도 학교 연수가 예정돼 있다”며 “남들은 퇴직하면 여행을 간다던데… 그럴 수도 없게 됐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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