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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 학종 흔드는 학생부 간소화

학종과 학생부가 논란이다. 학종은 점수 경쟁에 내몰린 학교의 분위기를 바꾸고 아이들 스스로 무엇에 관심이 있으며 무엇을 잘 할 수 있는지 고민, 탐구하도록 하는 순기능이 있다. 특히 떠먹여 주는 지식을 받아들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수업의 주인공이 돼 스스로 찾아 깨닫는 지식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교사들은 이런 일련의 과정을 학생부에 기록하고 대학은 그 내용을 토대로 옥석을 가려 필요한 인재를 선발한다. 이것이 학종이고 그 핵심에 학생부가 있다. 
 
학종 본연의 가치마저 훼손될까 우려

그런데 기록의 신뢰성, 공정성 문제 때문에 이를 과도하게 축소함으로써 학종 본연의 가치마저 훼손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온다.

학생부 기록은 대학이 학생의 잠재력과 발전가능성 및 전공에 대한 소질을 확인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료다. 그렇다면 학생부 항목을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 신뢰성을 높이고 대학의 입장을 반영해 평가 요소를 개선, 보완하면서 발전시켜야 하는 게 교육당국의 당연한 책무다. 그런데 공정성 시비를 줄이겠다고 오히려 교내 수상경력과 자율동아리 활동, 소논문 실적 등을 기록에서 뺀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했고, 학생부 항목 가운데 사실상 가장 중요한 항목인 독서활동까지 유명무실해졌다. 독서에 대한 학생의 인식과 관심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관찰을 빼고 단순히 책 제목과 저자만 쓰도록 바뀌었다. 
 
대학은 학문을 하는 곳이기 때문에 그 가능성과 자질을 엿볼 수 있는 근거가 독서역량이라 할 수 있는데 정성적인 부분은 사라지고 오로지 정량적인 결과만 기록하도록 한 것이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몰라도 독서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과 열정이 현저히 줄어든 것을 보면 개선이 아니라 개악의 사례라 할 수 있다.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학생부 항목에서 삭제하겠다고 밝힌 수상경력만 해도 그렇다. 상으로 인한 과열 경쟁과 그로 인한 사교육 유발 요소를 차단하겠다는 의도는 이해된다. 하지만 교육활동 가운데 강력한 동기부여 수단인 상을 학생부 기록에서 삭제한다면 학교 입장에서는 수능 성적을 올리는데 더 매진할 것이 분명하다. 
 
또한 창의적 체험활동의 꽃인 동아리활동 가운데 자율동아리를 기록에서 배제하는 것도 안타까운 대목이다. 학교 여건상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교육과정동아리만을 운영한다면 학생들의 소질과 적성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차단한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치열한 점수경쟁 다시 내몰릴 수도
 
올해 교육부가 일선 학교에 제공한 학생부 기재요령에 따르면 교내대회에 참여했으나 입상하지 못한 학생들의 준비과정이나 경험을 단순행사로 변경해 기록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 또한 결과만 중시한다는 점에서 특정 학생들에게 더 유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학종의 핵심인 학생부 기록을 간소화하고 수능이나 내신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대학은 학생을 선발할 방법이 없어 결국 본고사를 부활할 것이다. 규제가 지나치면 건강한 생태계를 망가뜨리듯이 학종으로 인해 학교가 살아나고 있는 마당에 학생부 간소화라는 규제는 학교를 또다시 치열한 점수경쟁으로 내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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