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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좋은 선생님 95

봄이 성큼 다가왔다. 말없이 다가왔다. 친한 친구가 찾아오듯 찾아오니 기쁨이 배가 된다.

좋은 선생님?

정성을 쏟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음식도 정성이 들어가면 맛이 있다. 평생 처음으로 도토리묵을 만들어 보았다. 방법을 숙지한 후 도토리가루와 물의 비율을 1대5로 해서 소금을 조금 넣고 처음부터 끝까지 저어주라는 말대로 했다. 약30분 동안 저었다. 갈색으로 변해갔고 그림의 묵처럼 되어가고 있었다. 30분의 시간 동안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어머님의 정성어린 음식이 떠올랐고 아내의 정성어린 묵이 떠올랐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다. 허리가 아프고 팔이 아프고 목이 뻐근했다. 참았다. 가다가 중지하면 아니 감만 못하다는 말이 생각났다. 마침내 해 내었다.

정성이 들어가지 않으면 좋은 학생을 길러낼 수가 없다. 인내도 필요하고 끊임없는 노력도 필요하다. 힘들 때 선배 선생님들을 생각하면서 이겨 내어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평소의 격려의 말을 떠올리며 참아야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있다.

교육은 경륜임을 아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어제 저녁에 만든 묵을 아침에 보니 말이 아니었다. 점수를 주면 10점 이상 줄 수가 없었다. 모양도 그렇고 맛고 그러했다. 신규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이론 교육을 충분히 받아서 현장에 근무하게 될 텐데 자기 수업에 도취되어 스스로 만족한다면 그건 정말 어리석은 짓이다. 아무리 잘해도 노련한 경륜의 선생님을 따라가기는 너무나 거리가 멀다. 스스로 만든 묵을 먹으면서 노련한 음식 솜씨를 발휘하셨던 어머님이 생각났고 아내를 생각하게 되었다. 하루 이틀 솜씨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원망 불평이 없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스스로 만든 묵을 먹으면서 절대로 음식에 대한 불평을 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배우는 학생들이 선생님에 대해서 이러저러한 원망과 불평을 늘어놓는 이는 건강한 이가 못된다. 음식이 어떠해도 맛있게 잘 먹는 이가 있듯이 건강한 학생은 선생님의 여러 지도에 대해 언제나 달게 받아들인다. 원망과 불평이 늘 따라다니는 이는 평생 불행 속에 살다가 가고 만다. 그런 이가 되지 않도록 지도함이 바람직하다 하겠다.

실패를 경험하는 선생님은 좋은 선생님이다. 모든 일에 시행착오를 겪게 된다. 첫 술에 배부를 수가 없다. 첫 수업에 만족할 수가 없다. 하다가 보면 많은 실패를 경험하게 된다. 이럴 때 조심해야 할 것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다. 자신감을 잃는 것이다. 도전을 포기하는 것이다. 정말 위험하다. 그럴수록 오기가 생겨야 한다. 다시 도전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으면 늘 그 자리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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