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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유독 문학 홀대하는 지자체들

전라북도의 ‘지역문화예술 육성지원사업’ 접수가 마감된 가운데 최근 각 지자체의 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사업 내용이 잇따라 발표되었다. 가령 ‘2018다이나믹 익산아티스트지원’이라든가 ‘2018년도 군산시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을 들 수 있다. 전주문화재단과 완주문화재단도 2018년 사업목표 내지 세부사업을 확정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발표했다.

그런데 지자체의 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사업 내용이 천차만별이다. 익산이나 군산은 문인 개인의 창작집 지원사업이 있는데 반해 전주와 완주는 그렇지 않은 것이다. 절로 전주시와 완주군엔 문인이 없나 하는 의문을 갖게 한다. 보통 문화예술을 말할 때 첫 손에 꼽히는 문학이 유독 전주시와 완주군에는 없다는 말인가?

완주문화재단의 경우 이미 2년여 전 문인 개인의 창작집 지원사업이 없음을 지적한 바 있는데도 여전히 그 모양이다. 또한 전주시는 도내 기초 지자체에서 가장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한 전주문인협회가 무색할 정도로 문인들의 시집⋅수필집⋅소설집⋅평론집 등 저서 발간을 지원하는 사업이 빠진 문화예술진흥기금지원사업임을 알 수 있다.

되돌아보면 전주시는 2000년부터 문화예술창작 활동지원사업을 한 바 있다. 문학의 경우 저서를 구입, 공공도서관과 기관단체 등에 배포했다. 문인 개인의 기발간 작품집을 구입해줌으로써 열악한 현실의 출판사와 작가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게 한 사업이었다. 작가들이 크게 반가워하고, 창작의욕을 불태우는 등 크게 고무되었음은 물론이다.

4년 정도 계속되던 전주시의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이 중단된 것은 과별 풀예산제 도입 때문으로 알려졌었다. 예산편성시 우선순위 밖으로 밀리면서 문예창작활동지원사업이 자연스레 퇴출되어 버린 것이다. 이후 전주시의 문화예술지원은 전주문화재단을 통한 ‘전주문화예술마케팅지원사업’뿐이었다. 그나마 전주를 주제로 한 내용이라야 선정될 수 있었다.

그런 경직된 기준과 편협한 지원이 또 어디에 있는지 묻고 싶은 그것마저도 지금은 아예 없어져버렸다. 전주문화재단이 여러 문화예술진흥사업을 하고 있지만, 문인에게 실질적 혜택이 주어지는 개인창작집 지원이나 저서구매 사업과는 거리가 먼 것들 일색이다. 아예 작정하고 문학을 블랙리스트 삼은 듯한 홀대요 배척이다.

매년 수억 원에서 10억 넘는 돈을 쏟아붓는 전주국제영화제 등 전주시의 영화 지원과 비교해보면 문인에 대한 엄청난 차별임도 알 수 있다. 1966년부터 50년 넘게 살아온 토박이인 셈이지만, 아예 전주를 떠나 익산이나 군산으로 가서 살까 하는 유혹이 생길 만큼이다. 유독 문학 홀대하는 전주시에서 35년 가까이 평론가로 살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싫을 정도다.

새삼스럽지만, 시나 수필을 써서 한 권의 책을 펴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어찌어찌 일반대중의 입맛에 맞는 기획출판의 저자가 되어도 고작 인세 몇 푼만 손에 쥘 뿐이다. 대부분은 자비출판 하는 것이 지역문인의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자체의 문인 지원이 단비 같은 존재인 이유가 거기에 있다. 그것이 창작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임은 말할 나위 없다.

최근 열린 전주문인협회 정기총회에서 뜻밖의 좋은 소식을 들었다. 전주문인협회가 추진하는 가칭 ‘전주시민문학제’ 예산 3,000만 원을 전주시가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전주문인협회의 의욕과 전주시의 문화예술, 특히 문학에 대한 열려 있는 사고(思考)와 관심이 만들어낸 합작품이라 할 수 있다. 적극 환영하고 높게 평가한다.

전주시는 ‘문인창작집 지원사업’에도 적극 나서기 바란다. 매년 전주문인협회 소속 문인 1인당 200만 원씩 10~20명 정도로 저서 발간비 지원을 한다면 지자체 예산 대비 그야말로 ‘껌값’ 수준의 적은 돈으로도 문화융성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 완주군 등 ‘문인창작집 지원사업’을 하지 않는 다른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지자체장들의 깊은 관심과 신속한 결단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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