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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일기

시험이 끝난 아이들,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꿀잠’

중간고사 마지막 날. 시험이 막 끝난 교무실은 과목 정답을 알아보려는 아이들로 북적거렸다. 정답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아이들의 표정은 희비가 교차하였다. 자신이 표시했던 답이 틀린 아이는 탄식을 자아냈고, 찍은 답이 운 좋게 맞아 환호하는 아이들도 의외로 많았다.

 

심지어 어떤 아이는 방금 끝난 과목의 계열 평균을 물어봐 황당하기까지 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점수가 잘 나온 한 아이는 선생님에게 연신 고맙다며 인사까지 하였다. 그리고 일부 과목의 경우, 시험이 너무 쉬워 변별력이 없다며 기말고사 때 문제를 좀 더 어렵게 내달라고 요구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한편, 어떤 아이는 서술형 문제에 자신이 공부했던 내용이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며 선생님을 원망하기도 하였다. 아이들의 이런 행동을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시험을 위해 최선을 다한 모습을 엿 볼 수 있었다. 예년과 달리 시험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는 학생이 단 한 명이 없었다. 모든 아이는 최선을 다한 만큼 그 결과에도 승복하는 것 같았다.

 

결과와 관계없이 시험을 끝내고 귀가하는 아이들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가벼워 보였다. 아마도 그건, 시험이 끝나고 나흘간 이어지는 황금연휴(4일 개교기념일, 5일 어린이날, 6일 일요일, 7일 대체공휴일) 탓도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득, 이 시간 이후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질문을 했다.

 

“얘들아! 이 시간 이후, 제일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이니?”

 

아이들 대부분이 제일 하고 싶은 것은 그 누구로부터 방해받지 않는 꿀잠이었다. 시험 때문에 2시간 이상 잠을 자본 적이 없었다는 한 녀석은 연휴 동안 찜질방에서 잠만 자겠다고 하여 웃음을 자아냈다. 그리고 시험으로 스트레스 받아 제대로 먹지 못했다는 한 녀석은 배불리 먹는 게 소원이라며 방금 학교 매점에서 산 빵을 내보였다.

 

시험으로 평소 좋아했던 영화를 보지 못했다며 최신 개봉된 영화 ‘○○○○’를 보러 갈 거라며 다소 흥분된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컴퓨터 게임으로 그간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겠다는 아이들, 목욕으로 묵은 때를 말끔히 씻어 버리겠다는 아이들, 하루 종일 바닷가에 앉아 있겠다는 아이, 며칠간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아이, 한 아이는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며 벌써 마음이 부풀어 있었다. 그것이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간 모든 아이가 시험이란 그 자체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모양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험이 끝난 뒤 이어지는 황금연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긴 연휴, 아무쪼록 우리 아이들이 시험으로 쌓인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새로운 마음으로 학업에 정진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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