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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좌담회> 미래 사회의 변화와 우리 교육의 역할- 새교육 창간 정신으로, 미래 교육 패러다임 이끌어야...

서울 서초구 태봉로의 한국교총 1층 사료실 한 편에는 <새교육> 창간호가 놓여 있다. 겉은 바래고 먼지가 수북하지만 오래된 활자가 내뿜는 안광 (眼光)은 고희(古稀)가 되도록 여전히 형형하다. 그로부터 70년, 격동의 시대를 목도해온 그곳에는 한국교육의 기록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 지난 1948 년 5만 교사들의 결집체인 조선교육연합회(한국교 총의 전신) 주도로 새롭게 태어난 <새교육>은 ‘교육 한 번 제대로 해보자’는 강렬한 열망을 담아 쉼 없이 달려왔다. 대한민국 교사들의 열정과 희망, 보람과 희생으로 키워낸 거목은 이제 우리 교육에 굳건한 뿌리를 내렸다. 지나온 70년과 다가올 100 년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는 <새교육>이 ‘미래 사회의 변화와 우리 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지난 6월 7일 창간 기념 특별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 좌장은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맡아 강선보 한국교육학회장(고려대 교수), 박정현 인천 만수북중 교사, 안병환 한국교육정책연구소 소장(중원대 교수), 양영유 중앙 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새교육>은 우리 교육 표상 … 기개 넘친 창간 정신 살려야

 하윤수  <새교육>은 지난 1948년 최규동 교총 초대 회장이 창간해 격동의 현대사를 함께해 왔다. 6.25전쟁으로 발행이 일시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도 겪었지만 대한민국 교육의 표상으로 묵묵히, 그리고 굳건히 자리를 지켜왔다. 우리나라 전문지 사상 이처럼 유구한 역사와 정통성을 가진 매체가 없을 정도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 시대를 앞서 한국 교육계의 현안과 문제를 좌중한 <새교육>의 정체성과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뜻깊은 <새교육> 창간 70주년 좌담회에 참석해줘 감사하다.


 강선보  70년의 역사를 이어온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새교육>이 우리 교육사에서 큰 의미를 갖는 것 중 하나는 한국적 교육 모델을 만들어보자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정신을 가지고 출발했다는 점이며, 지금도 유효하다. 아시다시피 해방 직후 한국에는 미국식 교육 이론이 지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국 유학파들이 주창한 교육 이론은 우리 실정에 맞지 않았다. 대표적인 게 개별화 수업이다. 미국에서야 개별화 수업이 가능했겠지만 학급당 학생 수가 1백 명에 이르는 당시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다. <새교육>은 이런 점에 주목했던 것 같다. 우리 토양과 문화, 패러다임에 맞는 교육 즉, 한국적 교육 모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적시하고 미국 중심의 교육론을 뒤집어 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기존 교육의 틀을 확 바꿔버린, 창간 당시 <새교육>은 매우 진보적이었다.


 박정현  우연한 기회에 <새교육>에 글을 연재하면서 첫 장부터 마지막까지 꼼꼼하게 읽어보곤 했다. 사실 종전에는 연배 있는 교사들만 보는 전문지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 보니 교육현안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부터 젊은 교사들에게 필요한 교수-학습자료와 교육현장의 다양한 목소리가 담겨 있어서 배울 점이 참 많았다. 특히 전문직을 준비하는 교사들에게는 이만한 필독서가 있을까 싶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통성 있는 교육 채널이란 생각이 들었다.


 안병환  <새교육>은 표지 타이틀만 봐도 늘 새롭다는 느낌이 든다. 70주년을 맞아 <새교육>이 매달 다룬 주제들을 정리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아마 한눈에 한국 교육 변천사를 읽을 수 있지 않을까. 각 정부마다 추구했던 교육개혁의 비전과 이들이 교육현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어 보인다.


가장 정통성 있는 교육 채널 … 전문성 강화, 교원 필독서로 자리매김

 양영유  뜻깊은 자리에 참석할 수 있어 기쁘다. <새교육>은 지난 70년 동안 한국 교육신문과 함께 대한민국 교육 언론의 대표적인 매체로 성장했다. 무엇보다 교사들과 함께 호흡하며 전문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하윤수   안 교수 말씀처럼 <새교육>을 보면 그 시대의 어젠다(agenda)가 무엇인 지 한눈에 알 수 있다. 또 70~80년대만 하더라도 석·박사 논문에 인용될 정도로 교원들의 필독서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수필이나 평론 등을 실으면서 조금 가볍게 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정책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과 교육과정, 교수-학습방법 연구 등 현직 교원은 물론 예비교사들에게도 꼭 필요한 프로페셔널한 전문성을 담아야 한다.


 강선보  개인적으로 <새교육>과 인연이 깊다. 교사였던 부친이 즐겨 구독했다. 그 바람에 초등학교 때부터 봤던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참고할 만한 자료가 없어 <새교육>에 나온 내용이 학위논문에 인용되곤 했다. 회장님 말씀처럼 좀 더 전문성을 살릴 필요가 있다. 교육사상가 시리즈 등을 다루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하윤수  <새교육>의 아이덴티티는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과 이를 바탕으로 우리 교육을 리드해왔다는 데 있다. 언제나 한 걸음 앞서 한국 교육의 문제점을 조명하고 한 걸음 더 멀리 비춰왔다. 이게 창간 정신이다.




 박정현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사들의 유일한 동반자가 <새교육>이다. 지금도 교사들의 기대치는 높다. 동료교사들에게 자신 있게 권할 수 있는 책이다. 창간 정신을 이어받아 정진한다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교육 콘텐츠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안병환  한국 교육이 혼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있을 때에도 <새교육>은 중심을 잃지 않았다. 이런 정신을 이어받아 교육의 뿌리가 되는 유치원 교육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이 화두가 되면서 음악·미술·체육교과가 소외되는 경향이 있다. 우리 교육이 균형을 잃지 않도록 감시하고 북돋아주는 데 기여해 달라.


교육부는 존재감 없고 국가교육회의는 면피 급급… 국민들만 답답

 하윤수  요즘 시국도 그렇지만, 우리나라의 미래가 잘 안 보인다고 걱정하는 분들이 많다. 국가교육회의도 그렇고 문재인 정부 교육정책을 어떻게들 보는지 궁금하다.


 강선보  교육을 담당하는 주체가 어딘지 모를 정도로 중심이 없다. 국가교육 회의라고 해서 뭔가 대단한 것을 할 줄 알았는데 자기편 사람들만 잔뜩 심어 놨다. 정권의 눈치 안 보고 중장기적 교육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초록은 동색이라고 이러면 국가교육회의가 정권의 방패막이밖에 안 된다.


 박정현    출범 전까지만 해도 거시적 관점에서 우리 교육의 지향점을 제시해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교육현장의 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인사가 전무한 상 황을 보면서 우려로 바뀌었다. 불행하게도 지금은 그 우려가 현실이 되어버렸다. 특히 어느 것 하나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어 안타깝다. 당장 발표가 보류된 현재 2022 대입 개편만 봐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양영유 국가교육회의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신인령 국가교육회의 의장, 김진경 대입특위 위원장, 김영란 공론화위 위원장은 물론 각 위원회 구성원의 면면을 보라. 전문성도, 중립성도, 비전도, 열정도 부족한 옛 인물들이 과연 4차 산업혁명에 맞는 대입을 책임질 역량과 실력이 있을까. 초야에 묻혀 봉사활동을 해야 할 분들인데 ‘감투’만 쓰고 앉아있다.


 안병환  국가교육회의 규정을 찾아보니 위원들의 임기가 1년이더라. 정부 발표와는 달리 단기 생산적 성격이 강하다. 중장기적이고 일관성 있는 교육 정책 수립을 위해 존재한다는 설립 목적에 맞지 않다. 1년 후 연임을 한다고 해도 정책 추진에 있어서 연속성이 있을지 의문이고, 단기적인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교육개혁은 민의를 수렴하는 정삼각형 구도로 이뤄져야 하는데 문재인 정부는 국가교육회의를 통해 톱 다운 방식 즉, 역삼각형 개혁을 추진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인적 구성에 대한 지적이 많은데 특히 유아교육 전문가가 한 사람도 없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