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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위로가 필요할 때

슈테판 츠바이크의 <위로하는 정신>을 읽고

생각하는 인간에게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행운은 탐구할 수 있는 것을 탐구하고, 탐구할 수 없는 것을 조용히 숭배하는 일이다. 괴테 『격언과 반성』 중에서


체념과 물러섬의 대가, 몽테뉴를 추억하며



이 책은 슈테판 츠바이크가 그의 정신적 스승이자 동지였던 몽테뉴를 기리며 쓴 수상록이다. 츠바이크는 인간에 대한 실망과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1942년 2월 브라질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대립과 전쟁의 시대에 아픔을  관용의 정신으로 이겨낸 몽테뉴를 그리워하는 모습이 행간에 차고 넘친다.


츠바이크는 죽기 직전까지 유럽 대륙에서 벌어지는 전쟁을 바라보며 몽테뉴가 생각한 관용(다른 사람이 나의 의견과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를 인정한다는 의미를 지닌 관용이란 성숙한 민주 사회의 기본 태도 가운데 하나이지만 실천하기는 몹시 어려운 이념)과 온건한 중도의 가치관을 지닌 세계를 진정으로 그리워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하며 광란의 시대, 모든 사람과 모든 것에 맞서 자신을 지켜내며  달관한 삶의 자세를 보여준 인문주의자 몽테뉴의 삶의 기술과 지혜를 재조명했다. 어떻게 하면 자유롭게 살 수 있을까를 추구하며 자유인이 되고 싶어 하며 일과 책임 사이에서 균형을 잡힌 삶을 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고뇌한 몽테뉴의 모습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고민이기도 하다.


위로가 필요한 세상


세상은 늘 꿈 꾸는 자,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 자. 변화를 시도하는 자, 앞서가는 몇 몇의 선각자들이 선도해왔다. 그것이 정치이건, 교육이건, 사회 문제이건 간에. 그들은 때로 돌팔매를 맞기도 했고, 따돌림의 고통을 치르기도 했고 죽임도 당했다. 그러한 사람들의 희생과 헌신, 인간애가 있기에, 빛을 남긴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는 행운을 만난 것은 아침독서 시간 덕분이다. 도서관 귀퉁이에 숨겨진 보물처럼 들어앉은 이 책은 제목부터 눈길을 끌었다.


츠비이크는 말한다. 아직은 어려서 경험이 부족하거나 좌절을 겪은 적이 없는 사람은 몽테뉴를 제대로 평가하거나  존중하기가 어렵다고. 자유롭고도 흔들림이 없는 그의 사색은 우리 세대처럼 운명에 의해 폭포 같은 격동의 세계 속으로 던져진 세대에게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이 책을 덮으며 생각해본다. 어쩌면 교육은 발전적이고 개혁적인 생각을 가진 자를 기르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몽테뉴가 살았던 시대도, 츠바이크가 견디지 못하고 삶을 던졌던 시대도 지금처럼 격동의 시대였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한 순간도 조용한 적이 없었었으니 우리는 언제나 격동의 시대를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시대를 살아내는 힘은 바로 위로하는 힘이다. 타인에게서 위로를 받기에는 시간이 너무 걸린다. 그렇다면 방법 하나이다. 바로 자기 자신을 위로자로 삼는 것임을 몽테뉴는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의 삶을, 그가 남긴 자유인의 표상을 충실히 남긴 츠바이크의 기록 정신에 경의를 보낸다. 츠바이크의 거름망을 거쳐 기록으로 남은 몽테뉴의 강렬한 음성을 여기에 옮겨적으며 살아갈 힘을 얻고 위로를 받는다. 탐구하고 경배할 수 있는 책을 만나는 행운에 감사하며.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경험은 자가가 저 자신임을 이해하는 것이다."

"노예가 되지 말고 자유로워야 한다.

"내가 무엇을 아는가? "

"책이란 사람이라는 여행에 가져갈 수 있는 최고의 양식임을 깨달았다. "

"모든 것에서 자신을 찾고, 자신 속에서 모든 것을 찾았던 사람, 그가 바로 몽테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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