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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교사들 방학관련 청와대 국민 청원을 보고

최근 청와대 국민 청원코너에 ‘교육 공무원 <41조 연수>폐지를 청원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되고 있다. 24일 저녁 현재 참여인원 9,340명으로 지난 17일 청원이 글이 올라와서 8월 16일 청원이 종료되며, 30일 동안 20만 명 이상의 국민들이 추천한 ‘청원’에 대해 정부 및 청와대 관계자가 답하게 되어 있다.

 

이 청원의 주요 골자는 교사도 방학기간 동안 수업연구나 연수는 학교에 출근해서 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와 반대로 교사 입장에서 청와대 국민 청원에 올린 ‘교육공무원에 대한 가지각색 사회적 불만에 대해 교사입장으로 청원 합니다’라는 글은 지난 6일 올라와 <41조 연수>폐지 청원보다 11일 먼저 올려져 있으며, 24일 저녁 현재 7,333명이 동의하여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교사입장의 청원의 주요 내용으로는 교육공무원을 위한 임금협상, 학생으로부터 자유로운 점심시간 확보와 더불어 1시간 연장근무, 방학기간 무임금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41조 연수>폐지 청원과 관련하여 K교사는 “이 청원을 읽고 다시 잠들지 못했다. 그 동안 비판적 사고 없이 행정업무를 나눴는데 저의 행동을 깊이 반성하고 앞으로 더 단호히 행정적 업무를 거부하고 교사로서의 책무에 최선을 다 할 거다”라고 날선 다짐의 글을 올렸다.

 

<사회적불만에 대한 교사입장> 청원과 관련하여 P교사는 “교사는 호봉제이므로 방학 이외 근무달에 월급 확실하게 챙겨주면 된다. 다만 교권을 지켜주고 교육의 질을 결정하는 교사를 소중히 대해 달라”고 동의 글을 올렸다.

 

양쪽 청원과 관련하여 J교사는 “유독 교사만 공격하는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다. 같은 계열인 교수들은 여름방학 한달반, 겨울방학 두달 반 쉬고, 6년마다 유급 안식년 사용한다. 의사들은 건강보험금이 들어간 의료수가 받으면서 평균 월급이 1300만원 받는데 과연 정의로운 현상인가?”라고 반문했다.

 

국민들에게 생소한 용어인 ‘41조 연수’는 교육공무원법 제41조(연수기관 및 근무장소 외에서의 연수)에서 교원은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소속 기관의 장의 승인을 받아 연수기관이나 근무장소 외의 시설 또는 장소에서 연수를 받을 수 있다.

 

교육공무원법 제41조의 입법 취지는 교원 연수에 관한 규정으로서, 학생들의 방학기간을 이용하여 지난 교육활동을 정리하고 향후 교육활동을 준비하는 등 자기 연찬을 목적으로, 심도있고 다양한 연수가 가능하도록 연수 장소의 제한을 열어주는 데 목적이 있다.

물론, 학교 현장에서 본래의 취지와 어긋한 방향으로 운용이 되는 문제가 발생하면 교육공무원의 복무 관리상 감사 지적(징계)의 사유가 될 수도 있다.

 

제41조 연수는 국·공·사립 교원에 적용되며 사립교원은 사립학교법 제55조에 따라 국·공립 교원의 복무를 준용하게 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아 수업이 이루어지지 않는 ‘휴업일’을 말하며 학교 현장에서는 방학 또는 재량휴업일이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 해당된다.

 

최근 논란의 핵심은 교사가 방학 중 학교에 출근하지 않고 놀거나 41조 연수 받는 것에 대한 삐뚤어진 시선에서 시작이 됐다. 하지만, 법적인 테두리에서 보면 전혀 문제의 소지는 없다.

 

대부분의 교사는 ‘수업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방학중 근무, 41조 연수, 직무연수, 자격연수, 출장, 공무외 국외여행 등을 소속 기관장의 사전 결재(승인)를 맡아 실시한다.

 

논란이 되는 공무외 국외여행과 관련하여 외국 연수기관에 등록하거나 해외 기관의 초청 또는 국내 기관의 해외 연수 참가 계획이 첨부된 경우는 문제가 없다.

 

다만, 여행사를 통한 일반 여행은 연가일수가 충분하면 국외여행의 사유로 제41조 연수는 가급적 지양하고 있고, 제41조 연수를 활용한 국외자율연수를 하는 경우, 국외자율연수 계획서를 작성하고 소속 기관장의 사전 결재를 맡아 실시한 후, 국외연수 결과 보고서를 귀국 후 30일 이내에 작성하여 제출하게 되어 있다.

 

교사는 방학기간을 활용하여 다음 학기의 교과교육과정을 연구하고 싶어 한다. 때문에 교사들은 다양한 직무연수나 원격 연수를 수강하면서 자주 변경되는 교육과정과 평가계획을 준비하고자 한다.

 

공무원중 애석하게도 교사는 연가보상비를 받을 수 없다. 다만, 학생들의 방학과 관련이 없는 교육행정직은 연가보상비를 받을 수 있다. 교사의 연가 일수는 6년 이상 근무하면 총 23일의 연가를 사용할 수 있다.

 

교사들의 대부분은 연가 일수가 차고 넘친다. 방학중 제41조 연수를 사전 신청하지 않고, 연가로 공무외 국외여행을 가는 것은 공무원에게 주어진 기본적 권리이다.

 

교사는 학기중에 연가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기본 권리지만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 일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다. 방학때 교사는 무작정 쉰다는 생각은 사회적 불만에 대한 대상을 교사로 한정한 분노의 표출로 밖에 볼 수 없다.

 

불만이 조금이라도 있는 국민들은 집이나 직장에서 가까운 학교에 가보길 권한다. 가보면 방학중 근무하는 교사, 방과후학교, 보충수업 운영하는 교사,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사, 돌봄교실 관리 교사 등이 학생들을 지도 운영·관리하고 있을 것이다.

 

최근 조사에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62세 이전에 명예퇴직을 원하고 있으며, 방학이 없는 학교의 교사는 언제든지 떠나고 싶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만큼 예전만큼 교사에 대한 예우나 교권이 녹록치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는 사회적 불만을 표출하는 대상의 입장을 명확히 바라보고 생각했으면 한다. 교사 또한, ‘제41조 연수’에 대해 진중하게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타직종에 비해 삶의 질이 좋으면 좋은 일자리를 공격하여 하향평준화시킬 것이 아니라 본인들의 일자리를 더 좋게 개선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이제 학기중이거나 방학중에도 늘 아이들의 수업과 생활지도, 상담 등을 해야하는 교사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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