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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위한 교육? 교육을 위한 예술?

학교예술교육 정책의 현황 및 문제점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 이후 발전 거듭

학교문화예술교육이란 용어는 「문화예술교육 지원법」 제정과 함께 급조돼 대두됐다. 거칠게 표현하면 학교문화예술교육은 사회적 요구와 정부의 문화정책 변화 속에 시행되었다. 즉 입시 중심 교육에서 소홀해진 ‘창의성 교육’과 ‘전인교육’을 시행하기 위해 ‘예술교육의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다.

 

2004년 문화체육관광부와 교육부가 공동으로 ‘문화예술교육 활성화 종 합계획’을 발표하고 2005년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을 설립하였다. 이어 2005년 「문화예술교육 지원법」이 제정,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후 학교문화 예술교육은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2000년 도입된 ‘학교예술강사지원사업’을 가장 성공적인 정책으로 꼽을 수 있다. 일선 학교에서 해당 분야(국악, 연극, 무용, 만화, 애니메이션, 공예, 디자인, 사진 등 총 8개 분야)의 강사를 신청하면 서류심사를 거쳐 학교에 강사를 보내주는 사업이다. 예술강사지원사업은 예술교육에 목말라 하던 일선 학교에 가뭄에 단비 오듯 엄청난 도움이 되었다.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도 지역 문화예술교육의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예술꽃 씨앗학교 사업’은 2008년 시작되었고 소규모 400명 이하 초등학교를 선별, 1억 원씩 4년간 지원한다. 2013년 교육부의 예술교육활성화 사업들인 ‘예술교육 거점학교’, ‘예술 드림학교’, ‘예술교과연구회 및 지역연계 학교예술교육 활성화 시범사업’ 등도 매우 성공적이다.

 

또 전국 각 시·도교육청에서 지역 특성에 맞게 시행하는 문화예술교육 정책들 중 성공적인 사업들이 아주 많다. 예를 들면 대구시교육청 문화예술교육사업인 ‘1인 1악기 지도사업’, ‘대구교육연극축제’ 등은 눈여겨 볼 만한 정책사업이다. 일일 이 다 열거할 수는 없지만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사업 중 훌륭하고 좋은 사업들이 각 시·도에 아주 많다.

 

문화예술교육 환경 부쩍 좋아져

주변 상황도 많이 좋아졌다. 지금은 예술동아리를 한다고 학교장이나 교육청에서 절대 방해하지 않는다. 되레 도와주려고 많이 노력한다. 일선 학교에서는 지원 공모 사업계획서만 제출하면 지원받기도 쉽다.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지역 문화재단의 사업들 중 지역 예술단체와 학교가 연계되는 사업들도 많다. 가만히 있어도 학교로 협업하자고 찾아오기도 한다. 전국 각 지역 예술단체들이 지방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공연을 많이 하기 때문에 무료 관람 및 감상 기회도 아 주 많아졌다. 그야말로 마음만 먹으면 학교에서 문화예술교육을 하기가 정말 좋아졌다.

 

학교 현장에서 문제점도 다수···개선 필요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학교문화예술교육의 근본 취지는 예술을 활용해 창의성 교육과 인성교육 그리고 문제해결 방법을 다양하게 가르치기 위해 예술을 활용하는 것이다. 즉, 예술 경험을 통해 자기의 삶을 총체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새로운 자기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자기 성찰적 교육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근본 취지에서 현재의 학교문화예술교육 문제점과 해결 방안이 무엇인지 살펴보자.

 

첫째, 일선 학교에서는 무대공연이나 발표회 및 전시회에 너무 많이 비중을 두고 있다. 이것은 ‘예술을 위한 교육’이지 ‘교육을 위한 예술’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대 공연 위주 예술 활동들은 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그리고 외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되면 결국 학생들은 주체가 아닌 객체가 되고 만다.

 

학교문화예술교육 성과보고회에 참석해 보면 대부분 학교들이 ‘멋진 공연’을 했다고 자랑한다. ‘멋진 공연’을 하려면 공연에 필요한 것들을 모두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데 학생들의 창의력과 인성교육에 그다지 도움되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공연이나 발표회를 하지 말라는 말이 아니다. 듀이의 말처럼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하나의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지원금 없이 학교문화예술교육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멋진 공연’만을 생각하니 그렇다. 공연을 위한 예술교육은 지원금 없이 힘들다. 학교 운영비로는 멋진 공연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원금 없이도 학교 내에서 할 수 있는 문화예술교육들이 많다. 예를 들면 시낭송대회, 소설낭독극, 음악낭독극, 5분 뮤지컬, 두곡 합창대회, 5분짜리 역사단막극 등이다. 단위학교에서 큰 돈 없이도 가능하며 교육 효과 역시 만족스럽다.

 

공연 연습은 각 교과 시간들을 조금씩 활용하면 된다. 국어나 도덕, 역사 시간에는 대본 작업을 하고 음악, 미술, 체육 시간에는 음악, 춤동작, 무대에 필요한 그림이나 간단한 소품들을 만들면 된다. 그리고 학교 사정에 따라 축제 기간이나 자유학기제 시간을 활용해 공연 또는 발표를 하는 것이다. 필자의 경험 상, 학교장의 의지만 있으면 학생과 선생님들은 시간을 활용해 공연을 잘 만들 수 있다.

 

셋째, 각 정부기관의 문화예술 관련 공모 사업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선정되기만 하면 지원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요즘 정부기관의 문화예술 관련 공모 사업들이 아주 많다. 공모 신청서만 제출하면 지원해 주는 사업들도 많다. 지원금으로 예술강사를 활용해 ‘멋진 공연’을 만들어 보면 좋을 것이다. 문제는 교사들이 공모 사업을 잘 활용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예를 들면,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교총과 한국교사연극협회가 주관하는 청소년 연극제 ‘안녕 우리말’ 공모가 있다.

 

넷째, 가장 중요한 문제는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과 단위학교에서는 학교문 화예술교육 전담 부서가 거의 없고 담당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없다는 점이다. 대부분 학생·문화·생활이라는 용어가 들어가 있는 부서에서 공문들을 처리한다. 그러다 보니 문화예술교육 분야는 담당부서가 처리해야 하는 수많은 업무 중 그저 한 가지 골치 아픈 업무에 해당될 뿐이다. 맡게 되면 일 폭탄이고, 잘해 봐야 본전이다. 어쩔 수 없이 업무를 맡아 좀 익숙해지면 다시 인사이동을 하고 새로운 담당자가 온다. 이런 상황은 전국 시·도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 일선 학교 모두 다를 바 없다. 이런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학교문화예술교육 사업 들은 자금 투입 대비 교육적 효과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학교문화예술 담당자를 위한 정부 차원의 과감한 인센티브 정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은 4차 산업이 아닌 1, 2, 3, 4차 산업을 모두 더한 10차 산업의 원동력이다. 미래의 대한민국을 위해 다른 어떤 분야보다도 성장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문화예술교육의 두 가지 방향과 활성화 방안

예술교육에는 두 가지 시선이 존재한다. ‘예술을 위한 교육’과 ‘교육을 위한 예술’이다. 하버트 리드, 프리드리히 실러, 루돌프 슈타이너 등의 학자들은 예술 자체를 교육의 기초이자 원리로 인식한다. 반면 루소, 페스탈로치, 프뢰벨, 존 듀이 같은 교육철학자들은 문화예술 요소들(즉흥놀이, 노작활동, 공예, 연극 등)을 통합하고 활용해 교육목표를 달성하자는 입장이다. 학생 수가 줄어들고 있는 시 점에서 정부가 슈타이너의 ‘발도르프 학교’, 듀이의 ‘실험학교’ 교과과정과 학교 운영 방법을 연구하면 앞으로 학교문화예술교육 정책 방향에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 방안은 첫째, 예술강사지원사업을 확대시켜 희망 학교에 강사를 지원하는 것이다. 예술강사들은 대부분 자기 분야에서 전문가들이다. 일부에서는 강사 자질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 학교의 예술교육 방향과 맞지 않아 생기는 갈등이라고 생각한다. 필자 역시 예술강사 심사위원(연극)이다. 지금 선발되는 예술강사들 의 수준은 대단하다. 예술강사들이 ‘멋진 공연’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이다.

 

둘째, ‘교육을 위한 예술’은 교과 운영 과정 속에서 기존 선생님들이 하는 것이다. 물론 이 글을 읽는 교사들은 서운하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두려워할 필요도, 흥분할 필요도 없다. 예술을 활용한 하나의 교수법을 만들자는 것이다. 자기 전공수업에 예술을 활용하는 교수법일 뿐이다. 맥신 그린의 말처럼 교사들은 교수법에 대해 연구하고 자기만의 교수법을 만들어야 한다.

 

필자도 ‘에듀드라마포럼’이라는 예술을 활용한 교수법을 만들어 학생과 동료 교사들에게 적용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도, 교사들도 대부분 만족했다. 이런 종류의 교육프로그램들은 이미 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나 교육부에서도 많이 확보하 고 있다. 약간의 수정, 보완만 하면 충분할 것이다.

 

셋째, 단기적으로는 각 시·도교육청의 ‘예술교과연구회’를 확대해 나가면서 연구회 교사들을 먼저 연수시킨 후, 연수받은 교사들이 추후 연수받을 교사들을 연수하는 방식을 택해도 좋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교대나 사범대에서 당장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전공수업에 예술을 활용할 수 있는 교수 방법을 가르친 후 교사로 발령을 내는 것이다. 이런 교수법은 예술에 대한 전문성이 없어도 가능하다. 예술을 교육을 위한 하나의 오브제로 활용할 뿐이다. 예술강사를 통해서는 ‘예술 교육’으로 선생님들을 통해서는 ‘예술을 활용한 교수법’으로 학교문화예술교육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교육자들은 다시 한 번 학교문화예술교육의 근본 취지를 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모든 정책은 이론이 아닌 실천에 있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것을 실천할 교사들이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움직이지 않는 교사를 탓하기 전에 정부는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움직이는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실제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은 교사임을 우리 모두 잊어서는 안 된다. 그들에게 희생과 봉사만을 강요한다면 학교문화예술교육의 교육적 효과는 대한민국의 출산율과 같이 낮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