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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이들이 ‘치사하다’고 한다

아이들이 “치사하다”고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오후 3시 하교’ 논란에 대한 당사자인 아이들의 말이다. 당사자가 싫다고 한다. “어른들이 치사하다”고 한다. 어른들은 학교 안 다녀보았나, 누구는 학창 시절이 없었나. 조금만 생각해보면 다 안다. 아무리 좋은 학교라 해도 학교가 가고 싶고, 있고 싶은 곳이었던가.

 

단견에 치우친 ‘더 놀이학교
 

아이들은 부모가 돌보고 키워야 한다. 이건 어떤 것보다 우선하는 절대 명제이고 가치이자 변할 수 없는 철칙이다. 특히 영유아기 뿐 아니라 초등생 시절까지는 부모가 직접 돌봐야 한다. 부모가 같이 놀아줘야 한다. ‘더 놀이학교’(가칭), 참 기가 막힌 작명이다만 여기까지가 한계인 모양이다. 같이 시간을 보내며 부모와 애착관계가 제대로 형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부모와 애착관계를 형성 해본 기억이 없는 아이들은 자라면서 많은 문제를 노출한다. 문제를 일으킨 연후에 뒤처리를 위해 들어가는 사회적 경비보다 아이의 유소년 시절 부모가 아이와 함께하는 경비가 훨씬 적게 든다. 또한 부모와 아이가 함께 행복할 수 있다.
 

그 치사한 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라는 곳에서 나온 말로 알고 있다. 맞벌이 부부의 아이가 일찍 하교하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란다. 학내 돌봄교실이 있지만 수용인원이 적어 결국 부모 퇴근시간까지 ‘학원 뺑뺑이’를 돌리는 등 사교육 과잉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문제 제기가 있어 하교 오후 3시 안이 도출된 모양이다. 이렇게 하면 저출산 문제가 해결된다고 본 모양이다. 참 단견이고 한쪽 면밖에 보지 못한 안이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맞벌이 부부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사회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손 볼 생각은 않고 아이들만 학교에 잡아 두려고 하니 치사하다는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저출산, 인구 절벽을 막기 위해서는 맞벌이 부부가 자녀 돌봄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제도와 시스템을 바꾸는 일이 먼저다.

 

출산 장려를 위해 많은 국가 예산이 투입됐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백약이 무효다. 그 많은 예산과 정책적인 노력에도 0명대에 이른 출산율이 그동안 정책과 예산집행이 잘못이었다는 것을 결과로 웅변하고 있다.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어린이집에 예산 가져다 부어봐야 안 된다는 것은 이미 결과로 나와 있다. 그렇다면 근본적으로 다른 접근 방법을 택해야한다. 치사하다는 말을 들어가면서까지 아이들을 학교에 잡아두어 봐야 저출산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

 

근본적인 저출산 정책 세워야
 

부모에게 자녀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허해야 한다. 맞벌이 부부에게 시간 선택제 근무 제도, 근무 여건의 유연화 및 휴직 기회 확대 등으로 부모가 아이를 돌볼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아이들 하교 시간을 조정할 것이 아니라 부모들 근무시간을 조정해야 한다. 이것이 일의 순서다. 
아이들은 부모의 그림자와 함께 커야 한다. 그래야 인성이 바르게 자라 훌륭한 사회의 성원이 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치사하다는 말을 듣는 어른 참 어른스럽지 못하다. 사태에 대해 정확한 진단 위에 바른 처방을 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