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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2018 통일리더캠프 북중국경에서 통일을 꿈꾸다 <7편>

<에필로그>
꽃이 진다고 잊을 수 있겠소

나의 조국 나의 나라 대한민국으로 향하는 날 아침이다. 대련 시내를 굽어보는 38층 라운지에서 아침을 먹으며 그간의 여정을 생각해 본다. 비행거리를 제외한 북·중 접경지역에서의 이동 거리가 1,367㎞였다. 나라의 소중함을, 민족 동질성 회복을, 힘을 모아 하나 되는 바이러스를 퍼뜨려야 한다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정이었다.

 

 

비에 젖은 두만강, 민족독립 운동의 근거지 북간도 용정, 일제의 생체실험에 숨져간 명동촌 시인 윤동주와 봉오동 전투 전적비에서 눈물을 적셨다. 그리고 민족의 명산 백두산 천지와 집안의 고구려 유적지를 보며 우리 민족의 저력과 힘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가지 못하는 남양, 만포, 신의주시를 보며 분단의 아픔을 흘려보내며 통일을 빌어보았다.

 

또 한걸음 지금 우리나라가 있기까지 조국의 독립을 위해 한 목숨 던진 독립투사들의 뜻을 빛낼 방법도 찾아보았다. 이렇게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르침의 현장에 서는 선생님들에게는 아픔과 감동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나라의 소중함과 하나 됨의 일깨울 방법과 필요성을 눈으로 가슴으로 새겼다. 비록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그 바람은 싹을 틔워 열매를 맺을 것이다.

 

로비에서 일행을 기다린다. 하얀 색 벽면을 보며 어제 마지막 일정 중 여순감옥에서 하얀 수의를 입은 의연한 모습으로 되살아나는 안중근 의사를 떠올려 본다. 그리고 의사의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보낸 편지를 되새김해 본다.

 

“네가 만약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은 것을 불효라 생각한다면, 이 어미는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너의 죽음은 너 한 사람 것이 아니라 조선인 전체의 공문을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네가 항소를 한다면 그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짓이다. 네가 나라를 위해 이에 이른즉 딴 맘 먹지 말고 죽으라. 옳은 일을 하고 받은 형이니 비겁하게 삶을 구하지 말고, 대의에 죽는 것이 어미에 대한 효도이다. 아마도 이 편지가 이 어미가 너에게 쓰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이다. 여기에 너의 수의(壽衣)를 지어 보내니 이 옷을 입고 가거라. 어미는 현세에서 너와 재회하기를 기대치 않으니 다음 세상에는 반드시 선량한 천부의 아들이 되어 이 세상에 나오너라.”

 

꽃이 진다고 그대를 잊을 수 있겠소? 초연함, 결연함, 피눈물이 쏟아지는 내용이다.

 

다시 일상을 향해 대련 공항으로 이동한다. 참가한 사람들의 표정이 밝다. 기다림이 있는 가족이 있는 내 나라로 돌아간다는 기대감이리라. 출국 절차를 마치고 비행기에 오른다. 오전 10시 40분 이륙과 함께 멀어지는 대련 시내를 내려다본다. 시계를 우리나라 시각으로 맞춘다. 오전 11시 40분이다. 한 시간 남짓 비행 끝에 인천국제공항 도착이라는 기내방송이 나온다. 그리고 가벼운 진동으로 착륙한다. 국민으로서 의무가 있고 우리의 재산과 생명, 안전을 지켜주는 대한민국이다. 공항 터미널의 밝은 조명과 지나치는 인파의 옷차림과 표정에서 낯섦 보다는 포근함이 젖어 든다. 수화물을 찾고 헤어짐의 인사를 한 뒤 각자 자기 갈 길을 찾아 나선다.

 

다시 남해로 향하는 길, 공항에서 서울 남부터미널로 향한다. 별것 아닌 것 같았던 5박 6일을 돌아본다. 나라의 소중함과 힘의 필요성을 느끼는 일정이었다. 이 마음을 퇴색시키지 말고 끝까지 꽃 피워 하나 됨의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해야겠다.

 

 

카톡 대화방에서는 미처 작별 인사를 나누지 못한 일행들의 인사가 울린다. 한강을 따라 달리는 길은 정돈되고 깔끔한 풍경이다. 우리 고유의 한복 맵시가 도심의 이곳저곳에 숨어 있다. 중국의 도시와는 비교가 안 된다. 드디어 마지막 여정에 몸을 싣는다. 폭염의 끝, 남해로 향하는 네 시간 넘는 거리를 달린다. 타국이란 경계심이 해제되어 그간의 감상이 푸릇푸릇 발효된다. 그리고 해야 할 일이 구굿셈처럼 외워진다.

 

여행이라고 할 수 없는 탐방이었지만 타국에서 자신과 나라의 위치를 조망할 수 있어 성숙의 나이테가 여물어졌다. 언제나 그렇듯 일상은 관계로 얽힌 반복되는 희로애락으로 점철되어진다. 아직 팔월이 남아있다. 힘들어 앉고 싶을 땐 이 소중한 경험을 펼칠 것이다. 그러면 낙담에 지친 일상은 다시 힘이 솟을 것이다. 어둠을 밝히는 남해대교의 조명을 보며 한 번 더 안심의 심호흡을 한다. 다시 원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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