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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강마을에서 책읽기-비가 내리면.... 혹시

신타이 미코토의 '언어의 정원'

 

우렛소리 희미하고 구름이 끼고

비라도 내리면 그대 붙잡으련만

 

빗물이 수면을 두드리는 소리와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소리, 사박사박 흙을 밟는 소리에 동박새가 지저귀는 맑은 소리가 섞이고, 흑송 너머 수면 위로 진달래의 분홍빛, 단풍나무의 촉록과 같은 것이 오감을 타고 흐른다. 『언어의 정원』은 신타이 마코토 감독의 동명 영화를 소설로 쓴 작품이다.

 

구두장이를 꿈꾸는 고등학교 소년 다카오와 신비로운 느낌의 연상의 여인 유키노는 비오는 아침 조용한 공원의 정자에서 만났다. 서로 방황하며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두 사람 이야기를 아름다운 미장센으로 표현된다. 애니메이션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많은 이의 입에서 ‘미장센이 멋지다’라는 찬사가 들렸다.

 

미장센[ Mise-en-Scène ]은 광의의 개념으로 '카메라에 찍히는 모든 장면을 사전에 계획하고 밑그림을 그리는 것'을 말한다. 제한된 장면 안에서 대사가 아닌, 화면 구도, 인물이나 사물 배치 등으로 표현하는 연출자의 메시지, 미학 등을 말한다. 미장센은 한 화면 속에 담기는 이미지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주제를 드러내도록 하는 감독의 작업을 가리키는 말로 아무래도 얼마나 미학적 아름다운가를 말하는 것이 아닐까?

 

 

모두가 열광하는 신타이 마코토 감독의 미장센은 비, 구두, 시가(언어)로 함축된다고 할 수 있다. 비가 오는 날에 만나는 남녀의 모습과 구두를 만드는 소년이 여인을 위해 그녀만의 신발을 만들고, 이 모든 것은 고전 시가로 귀결된다.

 

 

소설을 읽고 영화 동아리반 학생들과 애니메이션 『언어의 정원』을 함께 보았다. 무척 아름다웠다. 귓가에 빗소리 들리는 듯하고 유키노처럼 공원의 정자에서 초콜릿을 안주로 맥주를 마시고 싶어지는 유치한 감상에 젖어들었다.^^

 

우렛소리 희미하고 비가 오지 않아도

나는 여기 머무르오 그대 가지 마라 하시면

 

일찍 철이 들어버린 소년과 아직도 소녀의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인 이야기가 강나루를 건너오는 봄빛처럼 아름답다.

 

『언어의 정원』, 신타이 마코토지음, 김효언 옮김, 대원씨아이, 2017

 

-참고: 언어의 정원  공식 홈페이지 스틸컷

        문학비평용어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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