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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경영

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 기준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은 가해학생 조치로 제1호 피해학생에 대한 서면사과부터 제9호 퇴학까지를 규정하고 있다. 지난 2016년 8월 31일까지는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임의적으로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하였다. 이에 가해학생 조치가 학교마다 고무줄이라는 문제점이 제기되었고, 학교폭력예방법 시행령 제19조는 ‘세부적인 기준은 교육부 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교육부가 조치 기준을 고시하지 않는 것이 국정감사에서 지적되었다. 이에 2016.9.1. 교육부는「학교폭력 가해학생 조치별 적용 세부기준 고시」(이하 ‘세부기준 고시’라고 함)를 제정하였다. 다음에서 세부기준 고시의 내용과 구체적인 적용 방법을 살펴보자.

 

기본 판단 요소

세부기준 고시에 따르면 자치위원회는 가해학생의 조치를 결정할 때 먼저 다섯 가지 기본 판단 요소(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정도)의 정도를 심의하여 판정점수를 산정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위원들에게 점수표를 주고 각자 요소에 점수를 기입하게 한 뒤 이를 산술 평균하여 각 요소의 최종 점수를 산정하지 않는 것이다. 자치위원회는 판단 요소를 개별적으로 심의를 하여 기본 판단 요소의 점수를 결정해야 한다. 판단 요소의 특정 부분에서 위원들의 의견이 나뉠 때는 투표로 점수를 산정할 수 있으나, 단순히 위원들이 생각하는 점수를 적게 하여 기계적으로 최종 점수를 산정하는 것은 올바른 심의방법이라고 볼 수 없다.

 

자치위원회가 기본 판단 요소의 다섯 가지 요소의 경중을 나눠 점수를 산정하여 합산하고, 각 점수에 부합하는 가해학생 조치를 다음 표에 따라 잠정적으로 결정한다. 기본 판단 요소의 점수 합계가 10점이라면 6호 출석정지로, 5점이라면 3호 학교에서의 봉사가 될 것이다. ‘잠정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단순히 기본 판단 요소에서 산정된 점수로 가해학생 조치가 일률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나중에 다시 경감할 수 있는 단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가적 판단 요소

기본 판단 요소에서 점수를 산정하여 잠정적으로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한 후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심의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으며 피해학생이 장애학생에 해당하면 조치를 가중할 수 있다.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심의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때는 출석위원 과반수가 동의하여야 한다.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때 반드시 1단계만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자치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여러 단계를 한꺼번에 가중 또는 경감할 수 있다.

 

기본 판단 요소는 정량적인 심의를 하여 잠정적으로 조치를 결정하고 부가적 판단 요소 중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 단계에서 정성적인 심의를 하여 자치위원회에게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을 고려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경감할 수 있도록 폭넓은 재량권을 인정해준 것이다.

 

 

세부기준 고시의 구체적 판단지표

1) 학교폭력의 심각성

학교폭력의 심각성의 판단지표는 ①가해행위의 죄질(폭행보다는 상해가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으며, 일반적인 학교폭력보다 성폭력이 죄질이 나쁘다고 볼 수 있다), ②학교폭력을 행사한 방법(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사용하였는지, 집단으로 폭력을 행사하였는지), ③학교폭력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 ④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연령(상급생이 하급생에게 폭력을 행사했거나, 하급생이 상급생에게 폭력을 행사했다면 학교폭력의 심각성이 높다고 판단할 수 있으며 같은 신체적 폭력이라도 초등학교 저학년 간에 발생한 폭력은 고학년에 비해서는 심각성의 정도를 낮다고 판단할 수 있다)이다.

 

2) 학교폭력의 지속성

학교폭력의 지속성은 가해학생이 학교폭력을 행사한 기간과 횟수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 지표는 명확하나 가해학생의 행위가 학교폭력의 지속성에서 ‘없음, 낮음,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즉, 어디까지가 지속성이 낮은 것이고 높은 것인지는 매우 불명확하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또한 학교폭력 유형에 따른 특성상 상해는 대부분 1회성 행동으로도 학교폭력 신고가 되어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데 반해, 따돌림은 정의에 지속성과 반복성이 내포되어 있어서 지속적인 행위가 누적되어야 자치위원회가 개최되므로 학교폭력의 유형에 따라 지속성은 다른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학교폭력 지속성의 판단 범위를 어디까지로 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 평소 가해학생이 다른 학교폭력을 자주 행사하여 가해학생으로 조치를 받은 사실이 있다거나, 자치위원회가 개최되어 조치를 받은 적은 없으나 교사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이 있으면 지속성의 판단범위에 포함하여 지속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불명확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학교폭력의 지속성을 판단하는 범위는 자치위원회가 개최된 안건 즉, 문제가 된 가해학생이 피해학생에게 행사한 학교폭력 행위 그 자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심의 안건으로 회부된 학교폭력 이전에 다른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조치를 받았다거나, 교사로부터 주의를 받은 사실은 기본 판단 요소인 학교폭력의 지속성에서는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 이유는 가해학생이 이전에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가해학생 조치를 받은 사실은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에서 고려의 대상으로 삼아 조치를 가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학교폭력의 고의성

학교폭력의 고의성 판단 지표는 ①우발적 행위인지 계획적인 행위인지, ② 피해학생이 거부의 의사표시를 하였는지, ③교사의 지도가 있었는지를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4)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는 ①사안조사를 할 때 가해학생이 잘못을 인정하는지 여부, ②책임을 피해학생이나 다른 가해학생에게 전가하는지, ③사건 이후에 자치위원회가 열리기까지의 학교생활 태도 등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다.

 

5) 화해 정도

가해학생과 피해학생 간에 서로 원만하게 화해가 되었다면 화해 정도 점수를 0점으로 줄 수 있을 것이다. 원만하게 화해가 되지 않았는데 그 이유가 가해학생 측이 전혀 화해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면 화해의 정도는 4점을 주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가해학생 측은 화해를 위해 진지하고 충분한 노력을 하였는데 피해학생 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였거나, 화해를 전혀 받아주지 않고 거부하였다면 가해학생의 노력을 고려하여 1~3점의 점수를 줄 수 있다.

 

6)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

부가적 판단 요소인 해당 조치로 인한 가해학생의 선도가능성은 ①이 사건 이전에 가해학생 조치를 받은 전력이 있는지, ②가해학생의 학교생활 태도, ③가해학생이 장애학생인지 여부, ④자치위원회가 개최되는 시기 등을 고려하여 조치를 가중하거나 감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기본 판단 요소에서 13점의 점수가 나왔다면 학급교체를 하여야 하는데 자치위원회를 개최한 시기가 학년말이라면 학급교체는 불필요하고 오히려 학교의 부담만을 가중할 뿐이다. 이때 선도 가능성에서 학년말을 고려하여 출석정지나 특별교육이수로 조치를 감경할 수 있는 것이다.

 

7) 법원 판결

대전지방법원은 지난 2017년 집단으로 학교폭력을 행사하여 자치위원회가 가해학생 별로 세부기준 고시에 따라 심의하여 조치를 결정하지 않고 가담 정도에 따라 그룹별로 나누어 조치 내용을 결정한 경우 가해학생 처분이 고시에 따른 기준과 방법을 준수하여 적절하게 이루어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해학생 조치를 취소하였다. 따라서 자치위원회가 가해학생 조치를 결정할 때 과거처럼 임의적으로 조치를 결정하면 안 되고 세부기준 고시에 따라 심의를 하고 이를 회의록에 기재하여 근거를 남겨두는 것이 필요하다.

 

비슷한 학교폭력이라도 학교에 따라서 서로 다른 조치가 나올 수 있다. 단순히 다른 학교에 비하여 조치가 과하다는 이유로 그 조치가 위법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자치위원회의 결정에 정당성을 확보하려면 자치위원회가 세부기준 고시를 준수하여 심의하였고, 어떤 과정을 거쳐서 해당 조치를 결정하였는지가 회의록에 기재되어 있어야 한다. 그래야 가해학생의 학부모가 회의록을 열람한 후 해당 조치를 수긍할 수 있으며, 설령 학부모가 수긍하지 못하여 소송이 제기되더라도 법원이 자치위원회의 결정을 존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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