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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언·칼럼

[김민수의 세상 읽기 ①] 시중(時中), 좋은 삶의 성공 비결

6월이 되면서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때가 돌아왔다. 3월부터 시작한 한 학기의 기획과 목표가 잘 달성되었는지, 또 뜻하는 일들에 성과가 있는지 염려와 기대가 중첩되는 때이다. 한 학기의 매듭을 짓는 시점에서 어떻게 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성공의 삶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 보자.

 

인생에 성공의 비결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든 그때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최선의 방향과 방법을 찾는 것’ 곧 ‘시중(時中)’을 찾아 노력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공자는 《중용(中庸)》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군자가 중용을 실행한다는 것은 군자로서 늘 때에 맞추어 행동한다는 것이며, 소인이 중용을 어긴다는 것은 소인으로서 거리낌 없이 행동하는 것이다.”(君子之中庸也, 君子而時中, 小人之反中庸也, 小人而無忌憚也) ‘군자’는 좋은 사람, 삶을 잘 살아가는 사람으로 ‘소인’은 그 반대이다. 좋은 삶을 사는 원리를 공자는 ‘시중’이라고 한 것이다. 

 

장수하는 사람의 건강 비결에 비유해서 말하면 ‘시중’은 의외로 간단함을 알 수 있다. 때에 맞추어 거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식사를 적당히 한다. 잠을 잘 때 잠을 자고, 활동할 때 일을 한다. 생활 속 ‘시중’의 실천이다. 장수하는 ‘군자’는 건강에 관한 한 때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최선을 잘 찾아서 자신의 신체를 돌보는 사람이다. 그 반대의 ‘소인’은 때에 맞추어 최선을 찾지 않고, 아무 때나 거리낌 없이(無忌憚) 신체를 돌보는 사람이다. 잠을 잘 때 활동을 하고, 일 해야 할 때 잠을 잔다. 아침 식사와 점심 식사를 때에 맞춰 먹지 않고, 저녁에 이르러 못 먹은 이전 두 끼 식사까지 소급해서 세 끼를 먹는다.

 

장수하는 사람의 건강 비결이 위와 같이 간단하다면, 학업을 잘 수행하는 사람의 비결도 간단하지 않을까? 학업을 해야 할 때 공부를 하고, 잠을 자야 할 때 잠을 잔다. 수업 시간에 열심히 몰두하고, 쉬는 시간에 편히 쉰다. 그 반대로 공부를 해야 할 때 잠을 자고, 수업 시간에 편히 쉬듯이 하면 학업의 성취는 곱절로 어렵다. 시험 기간 더 열심히 학업에 집중해야 할 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공부하고, 방학 때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여유를 갖는다.

 

무릇, 장기간에 걸친 삶의 성취 비결도 마찬가지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동일하게 주어져 있다. 세상에서 귀한 것이 참 많지만 인생에서 시간만큼 귀한 것이 없다. 금이나 재화는 어떤 사람의 노력에 따라 늘리거나 줄일 수도 있다. 공간적 크기도, 예컨대 경작지의 넓이도 인위적으로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 가치가 달라진다. 

 

그런데 시간은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 젊은 시절에 대해 이런 상반되는 말들이 있다. 한편으로는 늙을 때를 생각하며 젊을 때 열심히 일해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잘 늙을 생각 말고 젊을 때 즐기며 잘 살아야 한다. 이런 말들은 우리에게 젊음과 늙음, 둘 중에 하나만을 선택하도록 권하는 것 같다.

 

전자는 젊음이 늙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 후자는 늙음이 젊음을 위해서 희생하는 것으로 들린다. 그런데 무상하게 흘러가는 시간을 한 허리 잘라내어 비축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펼쳐서 늘려 놓을 수도 없고, 또 미리 미래의 시간을 당겨서 지금 필요한 때 뭉쳐 쓸 수도 없는 일이다. 시간을 늘리거나 줄이거나 할 것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최선의 방향과 방법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삶을 성공적으로 잘 살아가는 길이다. 

 

때에 맞춰서 최선을 찾지 못하는 경우 흔히 ‘철이 아직 덜 들었다’는 말을 한다. 청소년기 고민과 방황이 깊어지는 것은 주어진 시간 속에서 어떤 일을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을 맺을지 가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면 ‘철이 든다’는 것은 곧 ‘시중(時中)’의 의미를 알아가는 것이다. 즉 어떤 상황에서든 그때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최선의 방향과 방법을 찾는 노력을 기울이는 것, 이를 잘 행하면 우리는 삶 속에서 그 목표를 충분히 달성해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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