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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창가에서] 부장님 유감

단위학교에서 부장교사는 교감과 교사의 중간 위치에서 교직원 간의 상호 인간관계, 업무추진 등의 실무적 역할을 수행하는 중간관리자이다. 부장교사는 직급이 아닌 업무분장상의 보직이지만 그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부장교사를 12년째 맡고 있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씁쓸한 기분을 감출 수 없다. 보직교사라고 하여 월급 명세서에는 7만 원의 수당이 포함되어 나오는데 과연 이게 업무 강도에 걸맞게 지급이 되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의심스럽다.

 

부장수당 부끄러워 말도 못해
부장수당이 수년간 7만 원으로 동결된 것은 유감이다. 28년의 교육경력 중 교무부장과 학생부장을 12년 동안 수행했다. 간혹 젊은 선생님들이 “부장님, 부장님” 하면서 호칭부터 다르게 부를 때면 정말 승진을 한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지만, 부장수당에 대해서는 다른 직종의 사람들에게 차마 언급조차 할 수 없을 만큼 부끄럽다.


교사란 신분으로서 수당 타령을 하는 게 속물 같아서 부장수당의 적절성에 대해 지금껏 거론해본 적 없지만 다른 부장교사들도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올해 39호봉인데 본봉만 생각하면 군인의 준장 3호봉, 경찰의 치안정감 9호봉과 맞먹을 정도로 괜찮은 편이지만 보직수당이란 측면에서 살펴보면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있다.


단위학교에서 부장교사의 역할은 엄청나다. 소규모 학교의 경우 학년부장과 기능(업무)부장을 겸하는 경우가 많아 수업하며 업무추진을 하려면 종종걸음으로 바삐 움직여야 한다. 학년별 교육과정 운영계획과 체험학습 및 학년별 체육대회와 학예회 등의 계획을 수립해야 하고, 각종 위원회에 대표로 참석함은 물론 때로는 회의록 작성까지 참으로 할 일이 많다.


학기 초에는 부담이 더욱 크다. 꿈속에서도 업무추진을 하면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장면이 나올 정도로 심적인 부담은 말할 수 없다. 입술도 트고 자꾸 온몸이 무엇으로 콕콕 찌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병원을 찾았더니 의사 선생님께서 늦게 병원에 왔다며 무조건 휴식을 취하란다. 연일 밀려오는 업무 스트레스에 애꿎은 커피만 들이켜고 때로는 무거운 바위를 들고 있는 느낌이다.

 

업무에 맞게 처우도 개선해야

최근에는 교육청마다 혁신학교 붐으로 혁신학교 내지 혁신공감학교를 운영한다. 교육공동체 대토론회, 교육과정 재구성, 학생·교사·학부모 다모임 등을 추진하려면 부장교사의 업무부담은 더욱 가중된다. 사정이 이러니 수업 연구는 고사하고 수업시간표대로 운영하기도 벅차다. 단위학교마다 부장교사를 기피하고 있는 현실에서 교감은 학기 초 부장 임명을 하는데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몇 해 전부터 단위학교에도 행정실무사가 배치되어 교사들의 업무가 많이 경감된 것은 천만다행이다. 그동안 필자는 교원업무경감 모니터링 요원으로 교육현장의 문제점과 대안을 꾸준히 제시했으나 아직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 교원들은 ‘잡무는 줄이는 게 아니라 없애는 게 답’이라는 말을 공감할 것이다. 현장교사들이 가르치는 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대폭적인 행․재정적인 지원과 함께 부장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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