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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쓱~’ 둘러보는 미국과 캐나다 서부여행

1월 말에서 2월 중순은 미국과 캐나다 서부지역을 여행하기에 좋다. 북미여행 비수기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번 여행에서 ‘북미 서부 주요 도시와 랜드마크 스르륵 보기’를 주제로 잡았다. 그리고 함께 간 2명의 영어교사와 즐거운 시간을 갖기 위해 ‘무리하지 않는다. 잠은 편하게 자자’라는 두 가지 원칙을 정했다.

 

 

# 01 _ 다이나믹한 천사의 도시 LA

LA 공항 도착 후, SUV 한 대를 렌트해서 ‘산타모니카 해변(Santa Monica Beach)’으로 향했다. 미국 서부해안은 항상 편서풍이 불고, 낮 동안에는 바다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여기에 힘을 더한다. 그 때문에 바닷바람은 상상 이상으로 강하다. 이곳 선창가의 ‘서드 스트리트 프롬나드(Third Street Promenade)’에는 다양한 의류·잡화 상점이 있다. 특히 미국 서부와 오대호를 잇는 기념비적 도로인 ‘66번 국도(US Route 66)’에 관련된 기념품점이 눈에 띈다. 아울러 1994년에 히트한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인기를 타고 1996년에 만들어진 ‘버바 검프(Bubba Gump Shrimp Company)’라는 해산물 레스토랑 체인점도 있다.

 

 

베벌리힐즈(Beverly Hills)는 한국 드라마 ‘상속자들’에 등장하는 부유층만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로데오 드라이브(Rodeo Drive Walk Of Style)’에서는 명품 브랜드들의 최신 트렌드를 쉽게 읽을 수 있다.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이곳을 베낀 사례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가령 이곳의 ‘Bijan’이라는 의류점은 노란색 롤스로이스를 홍보용으로 매장 옆에 주차해 두었다. 우리가 노란색 롤스로이스에 정신이 팔렸을 때, 원피스를 입은 세련미 넘치는 여성 오너분이 잠깐 나왔다. 그분은 “실례합니다. 요금을 내두어야 해서요” 하면서 롤스로이스 옆 노란 주차미터에 동전을 넣고 들어갔다. 미국 기준에서 성공한 사람들만이 이런 동네에서 살고 있나 싶었다. 거리 곳곳의, 궁전을 방불케 하는 각양각색의 주택들을 감상하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할리우드(Hollywood) 명예의 거리 ‘중국 극장(TCL Chinese Theatre)’ 앞에서 우리나라 배우 이병헌과 안성기의 손자국을 찾아볼 수 있었다. 근처 대형 매장에서는 SF영화에 등장하는 캐릭터 상품들을 팔고 있었고, ‘가장 멋진 딸’, ‘최고의 아내’ 등을 인쇄한 모형 아카데미 트로피도 구할 수 있었다. 조심할 것 중 하나는, 거리에서 음반을 공짜로 준다는 흑인 스트리트 랩퍼들이다. 공짜라고 덥석 받으면 바로 자신의 사인을 해서 5달러를 요구한다. 함께 갔던 동료 선생님들도 하마터면 당할 뻔했다. 미국에서는 공짜란 없으니 주의하자. 북미 대륙에서의 첫날밤에 우리는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에서 LA의 도심 야경을 내려다보았다. 마천루와 항구를 가득 수놓은 불빛들은 정말이지 ‘breathtaking scenery(숨 막히는 장관)’ 이었다.

 

# 02 _ 겜블러의 도시 라스베이거스로 가다

LA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는 15번 국도를 타고 4~500km를 이동해야 한다. 사막 위로 펼쳐진 길을 따라 하염없이 가다 보니 기름이 떨어진다. 우리는 기름을 넣기 위해 ‘Barstow’라는 ‘휴게소 마을’에 들렀다. 이런 곳은 자급자족이 가능한 커뮤니티 개념으로 운영된다. 주유과정도 우리나라와 좀 다르다. 우선 카운터에 가서 주유기 번호를 말하고 돈을 지불하면, 금액만큼의 휘발유를 주유기에 세팅해 준다. 영수증을 받고 다시 주유기로 와서 셀프 주유하면 된다. 이곳은 외계인으로 유명한 로즈웰과 가깝기 때문에 외계인 핫소스, 외계인 물통 등을 판매하는 상점도 있었다. 상점 건물 역시 UFO 비행선처럼 생겼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해서는 해지기 전까지 휴식을 취했다. 밤이 되어야 그 휘황찬란한 모습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네온사인이 본격적으로 켜지는 20시에 라스베이거스 메인 스트리트로 나간 우리는 우선 미국 최대의 중식 레스토랑, ‘판다 익스프레스(Panda Express)’에서 배를 채웠다. 그다음 우리가 묵었던 ‘뉴욕-뉴욕호텔(New York-New York Hotel)’을 비롯하여 세계 각국의 랜드마크들을 카피한 형태의 호텔들을 구경했다. 호텔도 특이하다. 베네치아의 느낌을 담은 ‘베니션 호텔(The Venetian Las Vegas)’, 이집트 피라미드처럼 지은 ‘룩소 호텔(Luxor Las Vegas)’ 등은 잘 알려져 있다. 각각의 호텔을 들여다보면 마치 주제로 삼은 도시의 VR을 보는 듯하기 때문이다. 21시부터는 호텔들이 다양한 쇼를 보여준다.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Fountains at Bellagio)’, 그 옆의 ‘미라지 호텔 화산쇼(mirage hotel volcano show)’가 대표적이다. 비용을 지불하고 들어가서 볼 수도 있지만, 호텔 담장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화산쇼가 더 흥미진진했다. 쇼를 보고 숙소로 와서는 1층의 카지노에서 슬롯머신을 돌려봤다. 그냥 조금 맛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순식간에 10달러가 날아갔다. 돈을 따겠다는 생각보다는 문화를 체험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덜 아쉽다.

 

# 03 _ 스탠퍼드대학과 금문교의 도시 샌프란시스코

라스베이거스에서 샌프란시스코까지는 1,000km 넘게 운전해 가야 한다.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거리다. 선생님들과 번갈아 운전하다 보니 모하비 사막을 만났다. 근처의 ‘알타윈드 에너지센터(Alta Wind Energy Center)’에는 어마무시하게 많은 풍력발전기들을 볼 수 있다. 대관령 안반데기는 명함도 못 내밀 정도이다. 또한 사막의 건조한 기후를 이용하여 비행기와 비행기 부품을 보관하는 비행기 무덤도 볼 수 있었다. 태양광·풍력 발전에 매우 유리한 자연환경까지 갖춘 미국의 역량이 느껴지는 풍경이었다.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해서는 드라마 촬영지 같았던 ‘1758 Crane Ridge Ct’란 곳에서 1박을 한 후, 본격적으로 시내를 돌아다녔다. 우리는 먼저 ‘스탠퍼드대학(Leland Stanford Junior University)’을 방문했다.

 

일요일이라 학생들은 많지 않았지만, 캠퍼스 안에는 ‘후버 타워’, ‘스탠코드 대학교회’, ‘토템폴’, 로뎅의 작품 ‘칼레의 시민’ 등 다양한 문화요소들이 있었다. 또한 여기는 잘 알려진 ‘스탠퍼드 감옥체험’이 진행된 곳이기도 하다. 다음으로 금문교를 지나면서 인터넷에 자주 등장하는 앵글을 찾아 기념사진을 찍었다. 금문교를 통과할 때 실수로 미납한 통행료는 저녁때 온라인으로 결재했다. 미국은 벌금(fine)이 상당히 센 국가라서 외국인이 이런 비용을 미납할 경우, 추후 입국을 금지당할 수도 있다. 미국 경험이 많은 동료 선생님의 조언이었다.

 

금문교를 지나 세계에서 가장 경사가 급한 곳이라는 ‘롬바르드 스트리트의 경사로’를 운전해서 통과한 다음 해안가에 있는 ‘Pier 39’라는 곳에서 해산물 요리를 먹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했다. ‘Pier 39’에서는 감옥섬 ‘앨커트레즈(Alcatraz)’를 볼 수 있다. 니콜라스 케이지와 숀 코너리 주연의 ‘더 록(The Rock)’ 이란 영화의 배경이기도 하다.

 

# 04 _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은 커피 때문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애틀까지는 미국 국내선으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렌터카를 반납한 다음, 우리는 ‘델타 항공’ 소속의 비행기를 타고 미국 서부해안선을 내려다보면서 이동했다. 미국 국내선은 저공비행을 하기 때문에 비행기 안에서도 와이파이가 터진다. 시애틀에 도착해서는 다시 승용차를 렌트해서 시내로 이동했다. 숙소 근처에 있는 ‘스페이스니들(Space Niddle)’ 이란 시애틀의 랜드마크를 본 다음, 거기에서 모노레일을 타고 ‘파이크 플레이스(Pike Place)’로 이동했다. 이곳은 어시장(fish market)이 유명하다. 어부 겸 소매상들이 수시로 노래를 부르며 물고기를 주고받는 퍼포먼스를 하는데, 보디빌더 팔뚝만 한 생선을 럭비공 패스하듯 던지고 받는다. 또한 ‘스타벅스 1호점(The 1st Starbucks)’도 있다. 벼르고 있었던 텀블러와 머그잔은 샀지만, 커피 한잔할만한 공간은 찾지 못했다. ‘스타벅스 1호점 방문’이란 의미를 찾는 엄청난 인파 때문이었다. 이게 브랜드의 힘이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명품 브랜드가 되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 05 _ 밴쿠버에서 점프샷으로 여행을 마무리하다

시애틀에서 밴쿠버로 이동하며 국경을 넘었다. 캐나다 땅을 밟는 순간 ‘마일(mile), 갤런(gallon)’이 ‘킬로미터(kilometer), 리터(liter)’로 ‘미국 달러(USD)’가 ‘캐나다 달러(CAD)’로 바뀐다. 우리는 우선 밴쿠버의 다운타운으로 가서 ‘가스타운 증기 시계(gastown steam clock)’를 찾았다. 19세기 말, 캐나다 벌목공들을 위한 주점을 만들고 유쾌한 대화를 즐겼던 ‘데이튼’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의 별명은 ‘Gassy Jack(수다쟁이)’였는데 여기서 ‘Gas Town(가스타운)’이 유래했다. 시계가 증기를 뿜으며 타종하는 타이밍에 맞추어 기념촬영을 한 다음 바로 캐나다 플레이스로 향했다. ‘캐나다 플레이스(Canada place)’는 피오르 해안의 항구에 있는 거대한 복합공간이다. 수심이 깊은 해안 덕에 크루즈선과 대형 화물선들이 오갈 수 있다. 이곳은 캐나다인들이 굉장히 큰 자부심을 갖고 있는 곳이라 한다.

 

우리는 캐나다 플레이스를 옆의 공원을 산책하며 여유를 즐기다가,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그린빌 아일랜드(Granville Island)’를 찾았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선유도 공원처럼 도시 재생을 통해 재탄생한 곳이다. 섬 안에는 공방과 기념품점 등 볼거리들이 많다. 이곳의 백미는, 태평양으로 흘러드는 프레이져 강의 하구에 있는 ‘버라드 브리지(Burrard Bridge)’에서 일몰을 즐기는 것이다. 다리 아래를 통과하는 통통배에 몸을 싣고 해안을 관람하는 이들도 꽤 된다. 마침 우리는 석양을 촬영하는 여류 사진작가 한 분에게 기념촬영을 부탁드렸고, 흔쾌히 승낙해 주신 덕에 ‘버라드 브릿지’를 배경으로 멋진 점프샷을 남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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