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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출제위원들 외부접촉 완전 차단 41일 '감금 생활'서 해방

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 5교시 '제2외국어/한문' 시험이 시작하면 수능 출제위원들은 41일간의 감금상태에서 벗어난다. 

 

수능 출제에는 700명 정도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위원과 문제 검토위원이 400명가량 되고 이들을 지원하고 시험지를 인쇄하는 인력이 300명 정도다. 정확한 인원은 수능과 관련한 다른 사항들처럼 보안 사항이다. 

 

이들은 모처에서 합숙하며 시험지를 만든다. 지방의 대형 콘도미니엄 한 동을 통째로 빌려 '내부공사 중'이라는 표지를 붙이고 합숙소로 사용한다고 알려졌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되지는 않는다. 

 

합숙이 시작되면 외출과 통신기기 사용이 금지되고 극히 예외적으로만 외부와 접촉이 허용된다.

직계가족이 사망한 경우에만 보안요원 및 경찰관과 동행해 장례식장에 몇 시간 정도 다녀올 수 있다.

 

인터넷은 출제에 필요한 정보를 찾을 때 보안요원 감시 아래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제위원이나 검토위원으로 참여한 교사들은 "보안요원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손으로 뒤지면서까지 작은 종잇조각조차 외부로 나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문제가 유출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미공개 문제를 유출하면 고등교육법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형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올해 합숙 기간은 41일로 역대 가장 길었던 작년 46일보다 닷새 줄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과정을 효율화한 덕에 합숙이 짧아졌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30일가량만 합숙했으나 재작년 지진에 수능이 연기된 영향으로 지난해부터 '예비문항'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합숙이 길어졌다.

 

출제위원 수당은 하루 3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한 번 출제위원이 되면 1천200만원가량을 받는 셈인데 모든 사회생활을 접고 한 달 이상 감금 생활을 해야 하는 대가치고는 많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수능을 출제하고 시행하는 데 426억원의 예산이 쓰인다. 대입에서 정시모집이 차지하는 비율이 30%도 안 돼 과거보다 수능 중요성이 다소 떨어졌지만, 여전히 국민적인 관심사다.

 

'국가적 대사(大事)'인 만큼 수능 출제위원이 받는 스트레스도 상당히 크다. 한 학생이 대학에서 공부할 능력을 지녔는지 정확히 측정하면서 기존 문제와 비슷하지 않고 어떤 오류도 없는 문제를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수년에서 수십 년의 연구·교육경력을 바탕으로 문제를 냈는데 다른 출제위원들에게 '문제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받아 실제 시험에 반영되지 않는, 소위 '문제가 죽는 상황'일 때는 출제위원들도 자괴감에 힘들어한다.

 

출제위원 경험자들은 또 출제가 끝나고 수능 당일까지 약 일주일 정도를 '아무 할 일이 없이' 보내기가 어렵다고 말한다. 이때 무료함을 이기고자 출제과목별로 팀을 짜서 체육대회를 하거나 교수·교사로서 본업을 살려 다른 출제위원을 대상으로 '교양강좌'를 열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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