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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전국 교사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 고스란히 담겼죠”

‘학교가자.com’ 제작한 교사들
매일 학년별 콘텐츠 업데이트
유명인의 라이브방송도 기획해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어 인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또 한 번 개학이 연기됐다. 교실에서 새 선생님, 새 친구들과 웃음꽃을 피워야 할 시기지만, 코로나 19는 3월 학교에서 경험할 수 있는 설렘과 즐거움을 앗아갔다. 
 

지난 3월 2일, 등교하지 못하는 전국 초등학생을 위한 온라인 학교가 문을 열었다. 매일 학년별 학습 콘텐츠가 업데이트되고, 주중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는 라이브 수업이 펼쳐진다. 지난 3월 4일에는 박정철 단국대 치과대학 교수가 ‘이 잘 닦고 인싸 되자’를 주제로 방송했고, 3월 18일에는 강성 카카오 부사장이 강사로 나서 미래 사회와 인공지능 이야기를 들려줬다. 유튜브에서 교육 콘텐츠로 인기를 끄는 교사 유튜버들도 방송에 동참하고 있다. ‘학교가자.com(이하 학교가자닷컴)’ 이야기다. 
 

학교가자닷컴은 오픈한 지 3주밖에 안 된 신생 사이트지만, 학습 결손을 고민하는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선 입소문이 자자하다. 재미와 학습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 기반 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이다. 코로나 19로 혼란스러운 교육 현장에 단비가 돼준 학교가자닷컴 뒤에는 현직 교사들이 있었다. 
 

학교가자닷컴은 대구 지역에서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들의 모임을 주축으로 시작했다. 지난달 말, 대구 지역 교사 12명은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상황을 주시하다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심상찮다는 걸 감지했다. 개학 연기로 인한 학습 결손을 보완할 방법을 고민하다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떠올렸다. 
 

신민철 대구 진월초 교사는 “개학 연기를 예상하고 2주 동안 사이트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면서 “함께할 교사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보고 전국 각지에서 돕겠다고 자원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학교가자닷컴은 전국 교사 30여 명이 이끌어가고 있다. 콘텐츠 원고 작업, 사이트 운영, 동영상 제작, 유튜브 라이브 기획 등 업무를 분담해 운영한다. 사이트는 ▲오늘의 배움자료 ▲라이브방송 ▲활용 안내 ▲학년별 학습 콘텐츠 ▲특수교육 ▲독서 도움 자료 ▲학부모 교실 ▲온라인 교사 연수 등으로 구성했다. 개학 후 진단평가를 대비해 새 학년으로 올라가기 전 확인해야 할 부분을 중심으로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가 등장하는 안전 관련 영상과 시사 상식 등 학생들의 흥미를 끌 수 있는 내용이 가득하다. 신 교사는 “온라인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발성”이라며 “재미와 학습을 동시에 잡을 수 있게 구성한다”고 했다. 
 

“라이브방송을 준비하면서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학교에 오지 못하고 심심해할 아이들에게 가상의 학교를 만들어주고 싶었죠. 각계각층에서 학교가자닷컴의 취지에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방송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방송을 본 아이들의 반응이 좋았어요. 보고 싶은 친구, 선생님과 방송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소통하더군요.” 
 

학교가자닷컴이 학부모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은 건 편리함도 주효했다. 사이트에 접속해 클릭하면 원하는 내용을 바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원클릭’ 사이트에는 현장의 경험이 녹아 있었다. 신 교사는 “온라인 기반 학습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한 번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원터치’로 가야 한다고 동료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에듀테크 활용 교육을 연구하는 동료들과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온라인 학습으로 가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어요. 화상, 학습 사이트 등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일반적인 교사와 학부모가 한 번에 이용할 수 있을까? 생각했어요. 이런 상황을 경험한 적이 없으니까요. 일방적으로 복잡한 온라인 학습법을 이용하라는 건 수영을 가르쳐주지 않고 수영하란 것과 다르지 않아요. 무조건 원터치여야 했죠.”
 

며칠 전에는 학교현장에서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학습 커뮤니티(위두랑, 클래스팅, 학급 홈페이지 등)와 교육부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 지원 사이트 학교온에도 학습 콘텐츠를 무상 공유·지원하기로 했다. 신 교사는 “학생들에게 과제를 내주고 확인할 수 있어 학습 이력 관리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학교가자닷컴 사이트를 안내하기보다는 내용을 공유해 질문하고 답변할 수 있는 온라인 수업 환경을 만드는 방법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부모는 제시된 주제에 대해 자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생각할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초등용 학교가자닷컴의 인기에 힘입어 ‘중등.학교가자.com’도 9일 선보였다. 중등 학교가자닷컴은 중학교 교사들을 중심으로 운영하고 있다. 학교가자닷컴은 코로나 19 사태가 마무리되는 날까지 운영된다.      
 

“학교가자닷컴은 전국 선생님들의 교육에 대한 열망이 녹아 있는, 상징적인 사이트예요. 지금도 새로 합류한 선생님들이 주축이 돼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어요. 과제 구성부터 가정학습 연계 방안까지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번 고비를 넘기고 나면 이 경험을 살려서 미래교육을 위한 기틀을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노력한 선생님들의 내공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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