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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온라인 개학의 현실과 과제

전 세계로 확산하는 코로나19가 마스크 대란, 돌봄 대란에 이어 온라인 교육 대란으로 비화하고 있다. 교육부는 세 차례 미뤘던 초·중·고교의 개학을 결국 적응 기간을 포함한 4차 연기와 함께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했다.

 

교육부가 등교 개학과 온라인 개학을 동시에 고려하다가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한 것은 아직 국내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해외 확진자가 급증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또 학교급별 연간 수업일수와 시수, 입시 일정 등을 고려할 때 무작정 개학을 연기할 수 없어서다. 순차적이라지만 이달 20일까지는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가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된다.
 

대학조차 어려움 겪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4월 말에는 등교 개학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등교 개학 후의 운영 방식도 오전반·오후반 분리, 학년별 격일 등교, 1주일에 1∼2일 등교, 3∼4일 온라인 수업 등 등교 수업과 온라인수업 병행 등을 두루 고려 중이라고 한다. 집단 규모와 접근 시간 등을 줄여 학생 안전을 확보하는 동시에 교육과정 파행을 최소화하려는 취지다.

 

학생 안전을 위한 방역과 교육을 병행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우리나라 교육사에서 초·중·고교의 일제(一齊) 개학 연기, 순차적 온라인 개학, 12월 대입 수능시험 등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일부에서는 최근의 교육 대란을 6·25 전쟁 때의 천막 학교와 견줄 정도로 우리 교육은 그동안 가지 않은 험난한 길을 가고 있다.

 

어렵사리 온라인 개학을 결정했지만, 실행은 산 넘어 산이다. 준비 기간 부족, 시스템·인프라 미흡, 기기 부족, 초등 저학년과 장애 학생 학습 지원, 직업계·예체능계 실기·실습 교육 등 난제가 많다. 교육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도 크다.

 

현재 온라인·원격수업 기반인 시설·장비의 지역별·학교별로 천차만별이다. 일선 학교에는 제대로 된 온라인수업을 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인프라가 구축돼 있지 않다. 접속자가 일시에 몰릴 때 감당할 수 있는 서버를 구축한 학교가 많지 않다. 컴퓨터와 인터넷 장비, 방송 기기, 온라인 강의를 위한 소프트웨어 등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현실이다. 또 가정과 학교에 컴퓨터 등 정보 기기의 보유 대수는 많지만, 노후한 구형 기기가 많아 실제 온라인 수업은 어렵다. 이미 온라인 개강으로 원격강의를 진행 중인 대학에서도 먹통·불통 등으로 시행착오를 겪는 것도 기기 노후화가 주요인이다. 

 

게다가 단위 학교별로 단기간에 질 높은 수업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는 인적·물적 자원도 부족하다. 온라인수업에 대한 교사들의 운영 경험과 학생들의 수강 능력도 미흡한 형편이다. 교사들과 학생들의 정보 활용 능력도 편차가 심하다.

 

이와 같은 온라인수업의 현실적 장애 여건을 극복하고 교육 효과를 거양하려면 국가 차원의 세밀한 계획과 지원 그리고 이에 따른 단위 학교별 치밀한 계획 수립, 양질의 콘텐츠·소프트웨어 개발, 창의적인 프로그램 운영 등이 핵심이다. 학교장의 자율적 학교경영 리더십과 교사들의 집단지성에 기초한 창의적 개발·운영,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가 온라인수업의 성패를 가름하는 요소들이다. 

 

교육 당국이 시스템 구축해야 

 

아울러 원활한 온라인수업을 위해서는 농산어촌, 취약계층, 조손가정, 장애 학생, 초등 저학년 학생 지원 등 교육환경 불평등으로 인한 디지털 교육의 사각지대 격차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빈부격차, 디지털 격차, 학력 격차 등이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과제다. 

 

무엇보다 교육 당국은 코로나19 교육 대란을 극복하기 위해 온라인·원격교육 시스템·인프라 구축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감염병 대란에 대비하기 위해 최첨단 온라인·원격교육시스템 혁신은 당국이 주도해야 한다. 이번 온라인 개학이 한순간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행해진 ‘교육실험’이 아니라, 안정적 미래교육의 대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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