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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홍글씨’ 같은 1정 자격연수

최근 교육부는 5월 1일부터 시작되는 교원연수부터 1급 정교사 자격연수를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매년 교육부와 교육청은 대학교에 위탁해 기본소양, 수업개선, 교육과정평가·이해·재구성·개발 등 내실 있는 연수과정을 운영한다고 하지만 사실 현장 교원들 사이에서는 1정 자격연수를 통해 수업능력이 향상됐거나 생활지도에 도움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연수과정에서 대학교수는 고등학교의 주입식 교육처럼 질문 없이 수업하고, 수업을 듣는 현장교사들은 마지막 평가를 위해 스마트폰으로 강의내용을 직접 녹음하기도 하고 수업 도중 사진을 찍기도 한다. 

 

단 한 번의 평가로 승진 판가름

 

이처럼 교육당국은 매년 수십억 원을 투자해 1정 자격연수를 운영하지만 현장 교원들은 이 제도에 대해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20년 전의 단 한 번의 연수성적이 향후 교감·교장 등 관리자로 진출할 때 아주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교원 승진 제도는 연수실적, 보직교사, 지역점수, 연구학교 등의 점수가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승진 시 상대평가로 동점자를 구별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바로 1정 자격연수다. 현장 관리자 및 교원들의 대다수가 현행 1정 자격점수의 문제점이 크다고 지적하지만 교육부는 기존의 기득권자들 때문에 당장 제도를 바꾸기는 힘들다며 답변을 회피해 왔다. 
 

1정 자격연수는 단순 암기 위주 연수고, 다른 직무연수에 비해 단 한 번의 평가가 승진에 아주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과도한 특혜 점수라고 인식된다. 또, 평가 당시에 건강이 좋지 않아 실수를 한 교사들은 차후에 아무리 열심히 생활해도 승진이 어렵기 때문에 대기만성형 교사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교직에 대한 성취감 또한 떨어뜨린다고 생각한다. 필자에게 현행 1정 자격연수 제도는 교사의 교육적인 전문지식이나 안목을 신장시키는 목적이 아니라 단순하게 쉽게 승진점수를 매기기 위한 줄 세우기식 교육제도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평균점수 부여 등 대체시스템 필요

 

그렇다면 20년간 주홍글씨처럼 낙인찍혀 교직 생활 내내 족쇄로 작용하는 1정 자격연수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단 한 번의 성적으로 관리자로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행 1정 자격연수 제도는 불합리한 인사제도이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1정 자격점수를 완화한 뒤에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한다. 우선 1정 자격연수 성적을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절대평가 전환 결정을 환영하며 앞으로는 실질적으로 필요한 교수 능력을 높이는 형태로 연수가 구성·운영돼야 할 것이다. 또 점수 반영을 폐지한다 하더라도 충분한 유예기간을 둬 승진 인사제도의 신뢰성과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교육현장에서 다른 학생들보다 조금 늦게 두각을 나타내는 대기만성형의 학생들을 수없이 봐왔다. 마찬가지로 대기만성형 교사들의 꿈과 미래를 한순간에 좌절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자는 지금처럼 모든 교사가 1정 자격연수에서 오로지 승진을 위해 점수에 모든 것을 거는 모습은 전혀 교육적이지 못하고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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