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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초등생 화장실 청소’ 문제로 시끌

중국 한 초등학교 지침에 학부모 진정
학교측 “노동가치 체험하는 교육활동”
학부모 “시대착오적…역효과 부를 것”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순번제로 화장실 청소를 시킨다면 과연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학부모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이며, 학생들은 또 어떻게 생각할까? 한국에서는 지난 세기에 벌어졌던 논쟁이 지금 중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어 화제다.

중국 廣東省 廣州市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부모는 어느 날 자신의 아이가 학교에서 돌아 온 후 밥을 먹지 않고 불쾌해 하는 것을 보고 아이에게 그날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묻게 됐고 아이가 그날 화장실 청소를 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에 부모는 재차 학교에서 잘못을 해 벌로 청소를 하게 됐는지 물었고, 아이는 벌이 아닌 학교의 새로운 규정에 의해 모든 5학년 학생들이 돌아가며 화장실 청소를 했다는 답을 했다.

이 이야기를 들은 학부모는 불과 11, 12살에 불과한 아이들에게 어떻게 화장실 청소같이 힘들고 더러운 일을 시킬 수 있는가하며 학교에 진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이 학부모의 생각은 학교에서 교육적인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교실이나 운동장 등을 청소시키는 것은 이해하지만 화장실 청소는 아이들의 능력의 범위를 넘어서는 일이고, 또한 비위생적인 화장실 청소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아이들에게 전염병이나 기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며 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만큼은 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학부모의 의견에 대해 학교 측에서는 화장실 청소는 일종의 노동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도록 하는 교육활동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물론 이전에는 전문적으로 화장실을 청소하는 사람이 있어 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킬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화장실 청소하던 사람이 그 일을 그만두게 되면서 새로이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하던 차에 이 기회를 이용해 학생들에게 하기 싫은 일도 해보고, 동시에 노동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자 화장실 청소를 학생들이 직접 해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 학교의 교장선생님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화장실 청소를 다른 사람에게 전담시켜 하게 된 것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은 일로 이전에는 모두 학생들이 화장실 청소를 했기에 지금의 화장실 청소도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이 학교의 화장실은 모두 수세식 화장실로 아이들이 청소를 하더라도 크게 아이들에게 해가 될 게 없고, 학생들이 화장실 청소를 마친 후 이들이 몸을 씻을 수 있는 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기 때문에 비위생적인 화장실 청소로 인한 아이들에 대한 전염병이나 기타 병의 감염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학부모와 학교 측의 반응과 관련해 각기 찬성과 반대의 의견들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켜야 된다고 찬성하는 쪽의 의견은 학생들이 교실청소는 할 수 있는데 어찌 화장실 청소는 안 된다는 것이냐고 반문하며, 대부분의 가정에 자녀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그들은 밥을 먹을 때 그냥 입만 벌리고 있고, 옷을 입을 때에도 손만 뻗으면 되는 식의 과잉보호를 받고 있으므로 이런 아이들에게 힘들고 더러운 것이 무엇인지를 가르치는 것도 학교에서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특히 가정에서 공부만이 제일이라는 ‘공부제일주의’로 인해 노동의 신성함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현실에서 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와 같은 힘들고 더러운 일에 대한 경험은 이들로 해금 노동의 가치를 깨닫도록 하는 동시에 그러한 종류의 노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존중의식을 키울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이전에는 모두들 학교에서 화장실 청소를 학생들이 직접하고 그것이 별로 더럽다거나 참지 못할 힘든 일은 아니었지만, 시대가 바뀌어 화장실 청소와 같은 일은 직접 하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활동은 불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대신에 학교에서는 수업시간을 통해 학생들에게 노동의 존귀성에 대한 교육을 시킨 후 한두 차례 정도 교사의 입회 하에 학생들이 모두 참여하는 화장실 청소 및 기타 힘든 노동을 경험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노동의 신성한 가치를 배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강제로 시키는 화장실 청소와 같은 힘들고 더러운 일이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보다는 화장실 청소하기가 싫어 학교에 가지 않으려고 하거나, 어떻게 하면 청소를 안 하고 대충 넘어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등의 역효과를 가져오고, 이는 결국 힘들고 더러운 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위와 같은 ‘초등학생 화장실 청소시키기’에 대한 논쟁과 관련해 아직까지는 그 누구도 만족할만한 답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기껏해야 ‘학교에서는 마땅히 노동의 가치를 존중하는 교육을 시켜야 하며, 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 및 기타 힘든 경험을 통해 이를 제고 시킬 수 있다. 하지만 초등학생들에게 화장실 청소를 시키는 경우에 있어서는 마땅히 교사가 함께 참여해 청소를 해야만 교육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라는 식의 극히 원론적인 의견들이 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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