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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결핵 퇴치’ 앞당기는 크리스마스 씰 모금 캠페인

코로나19로 어느 해보다 힘겨웠던 2020년. 어느덧 12월을 맞이했다. 사스도, 신종플루도, 메르스도, 수개월 안에 종식됐던 경험이 있기에, 올 초 코로나19가 시작되었을 때만 해도 많은 사람이 상황을 낙관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 한 해가 저물어가는 지금까지 코로나19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코로나19처럼 호흡기 감염병이면서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은 생명을 앗아간 질병이 바로 결핵이다. 결핵은 기원전 7000년 된 미라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되었을 정도로 오래된 질병이지만 아직 종식되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K-방역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며 국가적 위상을 드높이고 있는 이때, OECD 가입국 중 결핵 발병률 1위, 사망률 2위라는 초라한 성적표는 우리나라 결핵의 현주소다.

 

발병률 1위, 사망률 2위… 우리나라 현주소

 

대한결핵협회 하면 떠오르는 키워드가 바로 ‘크리스마스 씰’이다. 크리스마스 씰은 1904년 덴마크에서 시작됐는데, 당시 산업혁명으로 전 유럽을 휩쓸었던 결핵으로 고통받던 수많은 환자를 구제하기 위한 기금모금 운동으로 출발했다. 우체국 직원이었던 아이날 홀벨은 연말이면 넘쳐나는 크리스마스 카드, 연하장에 씰을 붙여 그 모금액으로 결핵 퇴치기금을 조성하는 아이디어를 냈고, 이는 덴마크를 넘어 유럽과 미국, 아시아로 확산돼 오늘날에 이르렀다.
 

우리나라에서는 1932년, 캐나다인 선교사 셔우드 홀에 의해 처음 씰이 발행됐다. 기부라는 개념이 자리를 잡지 않았던 당시에는 크리스마스 씰을 가슴에 붙이고 셔우드 홀을 찾아와, 씰을 붙였는데도 병이 낫지 않는다며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는 에피소드가 전해진다. 1953년 대한결핵협회 창립 이후, 크리스마스 씰 모금은 소액으로 참여하는 대표적인 나눔 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 대한결핵협회는 모금액 30억 원을 목표로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크리스마스 씰 모금 캠페인을 전개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10여 년 전 크리스마스 씰 모금액은 연간 60억 원으로, 지금의 3배를 넘었다. 세월이 흘러 편지를 쓰지 않게 되고, 결핵이라는 질병에 대한 인식도 크리스마스 씰 모금액만큼이나 줄어든 듯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여전히 3만 명 이상의 결핵환자가 존재하고, 매년 2만 명 이상의 환자가 새롭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한 해 사망자도 1600명이나 된다. 

 

‘펭수’덕에 활기 찾은 모금 운동 

 

6.25 한국전쟁을 거치며, 많은 이들이 결핵을 앓았고, 아직 발병하지 않았더라도 ‘잠복결핵’ 상태로 존재하고 있다. 잠복결핵이란 언젠가 결핵으로 발병할 수 있는 잠재적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의미다. 발병되면 치료 전까지 누군가에게 감염되고, 또다시 확산이 되는 호흡기 감염병의 특성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결핵. 코로나19 이후 K-방역의 중심에 결핵도 자리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2020년 크리스마스 씰 모델인 ‘펭수’덕분에 올해 크리스마스 씰 모금 운동은 예전의 활기를 되찾고 있다. 과거에는 기관이나 학교를 통한 모금이 주였다면, 이제는 온라인 몰(loveseal.knta.or.kr)에서, GS25 편의점에서 모금에 참여하는 낯선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SNS를 통해서 ‘크리스마스 씰이 너무 예쁘다’며 모금 참여를 독려하는 이들도 많다. 결핵을 향한 이러한 관심과 성원이 ‘결핵 퇴치’의 청신호이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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