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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커튼’으로 기후위기 극복을

‘기후위기’ ‘환경재난’이라는 말이 일반 대중에게 부담 없이 받아들여지고, 일상적으로 사용되기 시작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이는 환경·기후변화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는 사이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홍수·폭염·태풍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새로운 바이러스나 질병으로 인해 개인은 물론 인류의 영속성을 위협할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학생들 역시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기성세대에게 ‘생존을 위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를 하고 있다. 
광주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기후위기 심각성에 대한 설문조사1 결과 ‘심각하다’는 응답이 평균 8.31점(10점 만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보듯 청소년들은 기후변화·환경문제를 심각하게 직시하고 있었으며 보다 지속 가능하며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환경과 지속가능성에 관한 교육’ ‘실천 중심의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학생들의 요구가 있기까지 국가적 또는 교육적으로 환경교육에 무관심하거나 소홀하게 여긴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가적으로는 「환경교육진흥법」 제정 및 개정을 통해 학교와 사회 환경교육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으며,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학교 환경교육 종합계획을 수립하여 학교 환경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국가수준교육과정에도 환경교육을 제시하여 필수적으로 학교교육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 환경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졌기에 기후위기·환경재난에 직면한 지금에서야 학생은 물론 사회적 요구가 분출하고 있는 것일까?

 

첫째, 환경교육에 대해 단일 영역 또는 교과가 아닌 융합교육 관점으로 변화가 필요하다.
최근 학교 환경교육 패러다임이 바뀌고는 있지만 여전히 분리수거·해양오염·산림파괴와 같이 학생의 실질적 생활과 거리가 있는 이론중심의 도덕적·피상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환경교육에서도 지식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우선 기후변화가 환경문제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것이 기후위기 대응교육의 핵심과제이다. 이는 기후변화를 생태적·경제적·정치적·문화적 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생태계 파괴와 기후변화는 새로운 질병 발생의 원인이며, 이로 인해 가난한 사람들의 일자리가 줄어들고 기본적인 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을 사회발전을 위한 변화의 객체가 아닌 자신과 사회변화를 이끄는 능동적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습자로 보아야 한다.
‘OECD 교육 2030 : 미래교육과 역량 프로젝트’에서는 행위주체자로서의 학생(student agency)을 강조하고 있다.2 환경학습권을 보장해 달라는 청소년 기후행동의 요구는 학생들이 수동적인 존재에서 능동적인 행위주체자로서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거 중 하나일 것이다. 현재와 같은 기후위기와 환경재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학생이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의 생활방식이나 국가정책까지도 요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어떤 사람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와 같은 주장을 하는 학생은 1명이면 충분하다. 앞으로 학교 환경교육을 통해 우리는 툰베리처럼 다른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실천력을 가진 학생을 많이 길러야 한다’라고 말한다.

 

셋째, 학교 환경교육은 지역사회와 연계되어야 한다.
우리나라 환경교육은 크게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학교 환경교육과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회 환경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학교 환경교육은 교육과정 내에서 이루어지며, 수업전문가인 교사가 진행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여러 교과에 내용이 분산되어 있고 집중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생태계 파괴 등 이론 중심의 도덕적 환경교육이 이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사회 환경교육 영역에서는 전문성을 가진 시민사회단체가 실천중심교육을 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업내용과 방향에 대한 사전협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학교는 지역사회 거버넌스의 한 축이 되어 학교 환경교육과 평생교육의 관점에서 사회 환경교육과 연계하는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넷째, 학교의 모든 시설물은 환경교육의 자료가 되어야 한다.
교육부에서는 안전하고 쾌적한 녹색환경과 온·오프 융합학습 공간 구현을 위해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에너지 절감시설 설치 및 디지털 교육환경 조성을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 중에 있다. 그러나 일선 현장에서는 환경교육보다는 시설 구축에만 초점을 두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시설을 환경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재도 태양광 발전기·빗물저금통·다양한 나무·텃밭 등 환경교육자료로 이용할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있지만 실제 학생교육자료로 활용되는 경우는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기존의 시설물들을 환경교육자료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학생 삶과 직접 연계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구 온도 1도 낮추기 교육활동
이런 의미에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학교교육의 한계를 조금이나마 극복하기 위한 대안 중 하나인 ‘녹색커튼’3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광주 수완초등학교는 2018년부터 지구 온도 1℃ 낮추고, 사랑의 온도 1℃ 올리는 ‘녹색커튼 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특히 전 교과를 통해 지속가능발전교육(ESD) 즉, 기후위기 대응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융합을 통한 재구성이 매우 특징적이다.

 

 


수완초는 ‘녹색커튼’을 활용하여 과학교과의 ‘식물의 한살이’ 관찰하기, 국어교과의 ‘시화 그리기’ 및 ‘토의·토론’, 실과교과의 ‘식물 가꾸기’ 등과 연계한 융합수업을 실시하였다. 우선 과학과 실과시간을 이용하여 식물을 심고 가꾸면서 한살이 과정을 관찰하도록 하여 일반 교과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리고 ESD나 환경교육은 일시적 수업으로는 효과가 적어 국어시간에는 시화, 미술시간에는 이름표와 사진찍기 등을 하였다. 또한 도덕시간에는 기후변화와 인권·공정무역·로컬푸드 등이 연계되도록 프로젝트를 계획하여 실천하도록 하였으며, 특히 프로젝트의 마지막은 시민단체 주관 ESD 박람회에서 녹색커튼 홍보 및 학교에서 직접 재배한 작두콩차와 천연 수세미를 판매했다. 수익금 전액은 유네스코(UNESCO)와 연계하여 저개발국가 학교 짓는 활동에 기부하도록 함으로써 실천 의식과 세계시민의식을 길러준 점이 특징이다.


단순히 학교 외부환경 미화용으로만 사용될 수 있었던 시설인 녹색커튼’을 여러 교과의 융합수업을 위한 학습자료로 활용했다. 또 학습활동 과정 중에도 학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활동내용을 수정하고, 시민단체 주관 축제에 참여하여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시민들의 노력을 촉구하는 능동적 학습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프로젝트로 남다른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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