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여름 가을 그리고 봄
교직 새내기의 봄! 초겨울의 첫눈이 내린 어느 날 예천여중으로 발령을 받았다. 딸아이가 가성콜레라에서 회복도 제대로 되지 않을 때였으니 발령 소식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았다. 이렇게 시작한 나의 교직 생활이 이제 33년으로 접어들었다. 초겨울인데도 북부지방이라서 그런지 엄청 추웠다. 설레는 마음으로 부임 인사를 마치고 바로 교실 수업에 임했다. 당시에는 이런 중간발령이 많아서 준비 기간이 전혀 없는 경우가 있었다. 갑자기 발령을 받아 뚜렷한 교육목표를 세우지 못한 채 그저 학생을 잘 가르치는 것이 훌륭한 교사라고 여기며 보냈다. 1년 2개월의 근무를 끝내고 고향인 경주 가까운 영천여고로 오게 되었다. 인문계고등학교라서 그런지 하루의 일과는 늘 분주하였다. 아침 자율학습 지도와 보충수업 그리고 야간자율학습 지도, 지금보다 훨씬 많았던 수업시수 등으로 정신없이 보냈지만, 살림집을 영천지역에 마련해서 심적으로는 훨씬 여유를 찾을 수 있었다. 영천여고는 그 당시 영천 주변 먼 곳 학생들이 시내에 자취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연탄불이 꺼져 찬방에서 아침도 못 먹고 등교하는 일이 많다는 얘길 듣고 마침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방이 네 개가 되
- 김광원 경북 포항흥해공업고등학교 교사
- 2019-07-02 17: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