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앎의 기쁨을 빼앗긴 아이들
영화 ‘어벤져스’에 대한 학생들의 인기가 대단하다. 얼마 전 A학생이 교실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B학생이 고의적으로 어벤져스를 ‘스포일링’했기 때문이었다. 중간고사 시험기간과 개봉기간이 겹쳐 시험이 끝나기만 기다렸던 A는 스포일러를 듣고 매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한다. 결론을 미리 안다는 것은 재미를 느낄 수 없다는 의미다. 영화도 이럴진대 학습은 오죽할까. 아이들은 학습에서 앎에 대한 재미를 느낄 권리를 뺏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답만 남고 과정 무시되는 수업 한 학급 학생들 대부분이 수학 선행학습을 하고 교실에 들어온다. 수업을 시작할 때면 이미 아이들은 교사의 수업은 관심이 없고 문제를 풀기 시작한다. 어차피 결론은 ‘정답 맞추기’이기 때문에 그 문제에 담겨진 개념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문제유형에 맞는 풀이방법만 알고 있다. “이 문제를 왜 이렇게 푸는가”라고 물어보면, “학원 선생님이 이렇게 풀면 된다고 했어요”라고 대답이 돌아온다. 결론을 알고 있기에 앎의 과정에 수반되는 질문조차 없다. 학원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등에 업고 선행학습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 학부모는 “내 자녀만 학원 보내지 않나 하는 조바심에 중3 때 학원을 보내려고 했더니,
- 김나리 서울 상도중 교사
- 2018-07-05 1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