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볼 수 있지만 아무나 볼 수 없다
2013년 나는 농촌에서만 근무를 했던 교사라 도시에 나가서 많은 것을 더 경험하고, 경력 있으신 선생님들을 보며 더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으로 천안으로 학교를 옮기게 되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달리 천안이라는 도시로 발령을 받으면서도 천안의 가장 작은 학교 중 하나로 발령 받게 되었다. “아 또 6학급이네.” 이만저만 실망한게 아니었다. 농촌의 작은 학교에서 내가 하고 싶던 과학과 프로그래밍 등 학생 지도도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 또 작은 학교에 오다니. 애들은 이런 거에 관심도 없고 모를 것이라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부족함을 아이들에게 전가했던 못난 생각이었다. 나는 6학년 담임이 되었고 내가 꿈꿨던 학교생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많이 우울하고 지치기도 했다. 그런데 학기 초부터 한 학생이 눈에 띄었다. 5학년이었던 그 학생은 키가 작고 얼굴은 동그랗게 귀여웠는데 행동이 너무 이상했다. 나에게 다가와 계속 말을 거는가 하면 다른 친구들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수업시간에는 수업을 전혀 듣지 않았고 혼자 앉아서 다른 곳을 보거나 다른 책을 읽고 있었다. 너무 궁금해서 5학년 담임선생님에게 물어보니 이 학생은 원래 수업을 전혀
- 윤희성 충남 삼은초 교사
- 2019-02-11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