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창가에서] 초콜릿 같은 학교 적응기
56( ), 72( ), 99( ) 괄호 안에 들어갈 공통된 말은 무엇일까? 2000년대 중후반 학창시절 혹은 직장생활을 했다면 눈치 챌 단어다. 다름아닌 ‘드림 카카오’다. 문제에 있던 숫자는 제품 속 카카오 함량이다. 2006년 고교 1학년이던 내게 이 초콜릿은 호기심의 대상이었고 친구들과의 놀잇감이었다. 특히 99% 카카오가 들어있는 제품은 아스팔트 맛으로 통용됐고 다양한 내기의 벌칙도구로도 이용됐다. 항상 달달한 존재로만 인식됐던 초콜릿의 배신이었다. 교직이 아니라 내가 ‘쓴’ 사람이었다 사실 초콜릿이 달콤한 이유는 주재료인 카카오가 아니라 추가로 들어가는 재료들이 달기 때문이다. 지금은 초콜릿처럼 달달한 교직생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2013년 처음 발령받았던 때를 생각하면 99% 카카오 못지않은 씁쓸함의 연속이었다. 교대를 막 졸업하고 발령받은 신규 교사가 학교 현실을 직시하는 데는 하루면 충분했다. 본교에 새로 부임한 교사 소개를 마치고 교실로 올라와 마주한 학생들은 임용고시 면접관보다 더 커 보였다. 학생들은 새롭게 같은 반이 된 친구들과 이야기하기 바빴고 6학년 학생들에게 담임교사는 별 관심사가 아니었다. 준비해왔던 인사말을 꺼내기 전에 "자리에
- 조현기 서울고일초 교사
- 2017-12-29 1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