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의 중요한 정체성은 학생 성장의 디딤돌 역할과 연결고리가 되는 징검다리 역할에 있다고 본다. 성장기에 잠재력을 톡 터뜨려 학생들이 지닌 가능성의 문을 활짝 열어주는 일, 자신과 만나고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일이야말로 교직 생활의 보람이다. 2016년 11월. 결혼 30주년 리마인드…
2021-11-29 16:57하늘이 말갛게 갠 가을날, 기다란 둑길 따라 죽 늘어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를 보며 ‘천천’에 들어섰습니다. 천천. 하늘 천에 내 천. 말 그대로 풀이하자면 ‘하늘내’입니다. ‘세상에는 참 이쁜 이름을 가진 고장이 있구나!’ 했습니다. 후에 들으니 산지가 높아 하늘을 찌르는 형국으로 물줄기가 하늘에…
2021-12-06 17:05하윤수(오른쪽) 한국교총 회장이 3일 서울시 서초구 한국교총회관에서 2021년 교단수기 공모 시상식 후 수상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02-03 14:53"선생님, 예림이 오늘 몸이 아파서 못 온 게 아니에요." 방과후 빈 교실에서 자리를 정돈하던 나를 수경이와 다은이가 찾아왔다. 숨을 헐떡거리고, 눈에는 눈물을 방울방울 달고서. 설명을 늘어놓는 중에도 눈물은 하염없이 흐르고 흘러 멈출 줄을 몰랐다. "우리끼리 싸웠는데 화해 안 하니까 중간에서 스트레스…
2021-11-15 09:22저의 첫 교단생활은 신도시에서 시작했습니다. 학부모님들의 관심과 학생들의 사교육 비율이 남다르게 높은 신도시 가운데 있는 학교에서 시작한 저의 교단생활이 지금은 약 23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 학교를 거치면서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에는 ‘특별’이라는 단어가 등장합니다…
2021-12-20 13:27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늦은 오후. 어둠이 금세 땅으로 내려앉아 길이 가물가물한 가운데 어렵게 찾아간 낯선 아파트 주차장. 큰 우산 아래에서 반가움과 고마움이 분명한, 그러나 어색함에 어쩔 줄 모르던 한 학부형과의 짧은 조우가 있었다. 어머님 직장 동료의 코로나 확진으로 자가 격리 통보를 받아 학교에…
2021-12-09 17:00"만만치 않은 학생들일 겁니다. 작년 담임 선생님도 좀 힘들어하셨어요. 워낙 개성이 강한 아이들이라…." 학교를 옮기고 처음 인사 간 날 들었던 이야기였다. ‘얼마나 힘든 아이들기에 그럴까?’라는 걱정 반, ‘내가 경력이 몇 년인데… 잘할 수 있겠지.’라는 자신감 반으로 한해를 시작했다. 미리 이야기를…
2021-12-29 11:04"선생님, 동시 낭송대회에 가서 저는 대상은 안 탈거예요. 왜냐하면 대상을 타게 되면 내년에는 못 나가잖아요".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우리 혁준이. 동시 낭송대회요강을 살피면서 꿈도 야무지게 대상을 탈까봐 걱정했다. "선생님 저는 동시가 시시한 건 줄 알았는데 소리내어 노래…
2021-11-08 14:46북한과 바로 맞닿아 있는 파주 북쪽 끝자락. 문산 농어촌 학교에 근무하게 된 것은 나의 의지가 1%도 반영된 것이 아닌 직업 군인인 배우자를 따라온 결과였다. 학구에 살게 돼 놀이터만 나가도 대부분 아이들이 나를 알아보고 엄마들 또한 질문 세례를 하거나 부담스러워 피하는, 소위 비호감 연예인(지금은 전…
2021-10-25 09:51해마다 5월이면 가슴 저편에서 밀려드는 그리움 같은 것이 있다. 싱그러운 햇살과 파릇파릇한 나뭇잎 사이로 떠오르는 얼굴…….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자라고 있을지 마냥 보고 싶고 궁금하다. 1991년 3월 진주교대를 졸업한 나는 거제 오량초등학교에서 첫 교직 생활을 시작했다. 북신동이 집이었던 나는…
2021-09-14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