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웠던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3월이 오면, 누구나 낡은 것을 버리고 새롭게 단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다. 특히 학교는 신입생, 전입해 온 선생님들을 맞이하며 긍정적인 변화로 새로운 학기를 시작하고 싶다. 그런 마음은 예전부터 사용하던 가정통신문의 서식을 바꿔본다거나 학교 홈페이지를 새롭게 단장하는 등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이런 좋은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 뜻하지 않게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가정통신문이나 학교 홈페이지 등에 사용한 ‘폰트(서체)’와 관련된 저작권 분쟁이다. 이런 폰트와 관련해서는 이미 전국 학교가 몸살을 겪은 일도 있었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식은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도 심심치 않게 학교 현장에서는 서체디자인회사가 선임한 법무법인을 통해 내용증명을 받았다며 걱정 가득한 연락을 받는 일이 있다. ‘폰트’와 ‘폰트 파일’ 먼저 법에서는 이러한 폰트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판례는 ‘우리 「저작권법」은 서체도안의 저작물성이나 보호의 내용에 관하여 명시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며, 실용적인 기능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창작된 응용 미술작품은 거기에 미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실용적인 기능과 별도
2024-03-05 10:30이번 정부에서 추진 중인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공교육’ 발전을 통해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교육발전은 ‘특구’라는 기제를 통해 지역교육 혁신에 필요한 여러 가지 규제를 혁파함으로써 공교육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의 인구유출을 억제하고, 결혼과 출산을 촉진시키며, 지역산업에 요구되는 우수인재를 양성해서 산업체에 공급하고, 나아가 주민들이 그 지역을 떠나지 않고 정주하게끔 하겠다는 것을 정책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 도입배경과 정책 메커니즘 그리고 지향하는 목표들은 오랫동안 정책입안자들이 늘 고민해 오던 것이었다. NURI 사업, RISE 사업, 글로컬 사업 등이 특구사업과 같은 문제인식과 정책목표로 추진되었던 것들이다. 그런데 이번 교육발전특구사업은 고등교육 차원에서 더 나아가 K-12 교육 그리고 영·유아교육까지 망라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업의 파급효과는 더 클 것으로 예상되며, 이 거대한 정책의 성공에 기대가 크다. 따라서 제대로 성공하고 작동되기 위해서는 정치한 정책설계와 강력한 주도 그룹, 이를 실무적으로 이끌어갈 행정지원체제, 그리고 지역사회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 수반되는 재정의 확보·투자계획 등이 필요하다…
2024-03-05 10:30교육발전특구는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통해 저출산 문제해결에 기여하고, 지역의 교육발전을 통한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추진되는 국가 프로젝트이다. 또한 지자체·교육청·대학·지역산업체 등 지역 주체가 지역의 공교육 발전을 위해 협력하고, 지역 우수인재 양성에서 정주까지 지원하는 지방소멸 극복 프로젝트이다. 교육발전특구는 일반행정을 포함한 지역의 모든 주체가 함께 협력하여 지역 특화된 교육혁신을 이끌고, 이를 통해 학교와 지역사회가 동반 성장하는 지역협력과제이다. 즉 교육청과 일반자치단체가 중심이 되고, 대학·공공기관·지역기업 등이 참여하는 일반자치-교육자치 간 협력적 거버넌스를 강화하는 지역 프로그램이다. 교육발전특구의 가능성 교육발전특구는 여러 측면에서 정책적 효과가 기대된다. 우선 지역에서 교육받은 인재가 지역대학에 진학하고, 취·창업하여 지역에서 정주할 수 있는 지역교육생태계 조성을 촉진할 수 있다. 둘째, 지역 교육력 제고를 위한 지방정부의 지원과 책무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다. 셋째, 지역의 수요와 여건에 맞는 상향식 지역교육 전략과 과제를 자율적으로 수립·추진하고 이에 필요한 각종 교육규제를 완화 또는 특례를 적용받을 수 있다. 넷째, 지…
2024-03-05 10:302023년 가을학기 강의를 시작할 때, 의대 등 다른 대학 진학을 위해 수능 준비를 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다는 소문이 들렸다. 첫 강의에서 “재수를 생각하는 학생들은 아예 내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강하게 이야기했다. 괜히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도 악영향을 주고, 자신들의 시험공부에도 보탬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를 대었다. 교무처에 연락하여 다른 교수들 수업에서도 이런 학생이 없도록 전체 공지가 나가도록 했다. 내가 담당한 강의 중에서 한 반은 25명 중 7명이, 다른 반은 25명 중 5명이 다음 수업부터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수강신청을 철회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성적을 매기며 보니 이름이 남아 있었다. 모두 F 처리를 했더니, 그 탓인지 몰라도 역대 가장 낮은 강의 평가 점수가 나왔다. 하지만 평가와 무관하게 다음 학기에도 원칙대로 강하게 진행할 생각이다. 강의 평가가 낮더라도 일정 점수 이상만 취득하면 되는 정교수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강사의 경우에는 점수가 낮으면 다음 학기부터 강의를 맡기지 않는 대학들도 있다. 이 때문에 강사들은 학생들의 요구나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이를 알고 있는 학생들이 강사를 상대로 수업 부담 감축을 포
2024-03-05 10:30지난 2022년 생성형 인공지능 시스템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프롬프트에 대응하여 텍스트·이미지·기타 미디어를 생성할 수 있는 일종의인공지능(AI) 시스템으로 예술·작문·의료·금융·소프트웨어 개발 등 다양한 산업부문에 걸쳐 응용되며 다양한 시스템이 나오고 있다. 대화 형식으로 정보를 얻고, 생성할 수 있는 새로운 정보시스템이 탄생한 것이다. 정보화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다양한 정보에 언제든지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그 편리함 이면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데, 특히 학생들의 문해력 부재의 심각성이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다. 이때 문해력은 단순히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을 넘어, 정보를 비판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능력까지 의미가 확장된다. 매일 많은 정보가 각종 매체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이를 올바르게 평가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여러 정보 속에서 신뢰성 있는 정보를 골라내기 어렵다. 특히 빠른 속도로 정보가 전파되는 소셜 미디어와 같은 플랫폼에서는 거짓 정보에도 노출되기 쉽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실제적인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문해력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정보를 단순히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적사고
2024-03-05 10:302023년 수업혁신사례연구대회(전국대회) 시상식에 참가하여 중등분과 대표 수업사례 발표까지 정신없이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가장 가슴 깊이 남아 있는 문구가 있었다. ‘교사가 이끄는 교실혁명’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이 말은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혁신을 이끄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 ‘교사’가 주도하는 것이며, AI는 도구이자 보조교사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의 축사와 함께 어우러지면서 내 가슴은 뛰기 시작했다. 마치 프랑스대혁명 당시 혁명에 참여하며 민주주의의 태동에 동참한 프랑스 시민들처럼 수업변화와 혁신을 넘어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모든 학교에서, 한 명 한 명의 교사를 통해 ‘교실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는 원대한 상상과 함께 나 스스로 사뭇 비장한 마음마저 들기도 했다. “훌륭한 교수자는 가르침에 대한 열정과 동기를 가지고 있다.” EBS 미래교육플러스 ‘우리가 바라는 미래교육’에서 ‘디지털 전환, 기후환경 및 인구 구조의 변화 등 미래사회 변화에 대응하는 교육대전환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엘렌 케이와 피트 드러커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2023년 신학기가 시작
2024-03-05 10:30지금 우리 주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 시대적 배경 _ 미래를 대비하는 교육 OECD 교육 2030에서는 미래사회를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갈등 증대 등 불확실성과 복잡성의 사회로 그리고 있다. 실제로 우리 사회는 펜데믹 사회로 전환되면서 다양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는 지금보다 더 복잡하고 변화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지금의 교육은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에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줄 수 있어야 한다. ● 교육의 변화 _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 OECD 학습 나침반에서 제시하는 ‘학생의 행위주체성(Student Agency)’과 더불어 교실수업의 주된 변화 중 한 가지는 바로 ‘학습자 주도성’이다. 그렇다면 학습자 주도성이 발현되는 수업은 어떤 수업을 의미할까? 정의내림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학생이 배움의 주체자로서 주도적으로 학습하고, 성찰하며, 상호협력을 통해 함께 성장해 나가는 수업을 뜻한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배움을 이끌어나가는 경험은 삶으로 나아가 학생들이 자신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해 준다. ● 학생의 요구 _ 흥미와 탐구가 함께…
2024-03-05 10:30지난해 현장체험학습을 위한 어린이의 이동에도 노란색 버스만 이용해야 한다는 정부의 안내에 따라 초등학교는 그야말로 난리를 겪었다. 논란이 불거지자, 정부는 연말까지 단속을 유예한다고 밝히기도 하였지만, 법을 위반하는 상황이라는 점에는 변화가 없는 것이었고, 학교는 인솔 교사들의 법적인 보호나 사고 발생 시 보험금 지급 문제를 우려하는 게 당연했다. 이에 수많은 학교가 많은 위약금을 부담하면서까지 예정되었던 현장체험학습을 전면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 과정에서 학교는 극심한 혼란을 겪게 되었으며, 소중한 추억을 남겨야 할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가게 되었다. 현재는 현장체험학습처럼 비상시적으로 이루어지는 교육활동에는 전세버스 이용이 가능하다는 취지로 「도로교통법」을 개정(「도로교통법」 제2조 제23호)하여 문제가 해결되었지만, 학교는 여전히 현장체험학습과 관련한 갈등에 휘말렸고, 이는 현장체험학습 존폐에 대한 논의로까지 번져갔다. 익숙하지 않은 장소에서 한껏 마음 들뜬 학생들을 하루 종일 관리해야 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교사들은 노란버스 논란을 계기로 현장체험활동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책임을 교사들에게 부담하도록 하는 시스
2024-02-06 10:30교육부의 2028 대입개편안 발표 이후 학교 현장에서는 고교학점제와 엇박자를 이루는 대입개편안으로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지난 2021년 8월부터 2023년 6월까지 교육부가 지속적으로 발표해 온 모든 선택과목에 성취평가제(절대평가) 적용을 염두에 두고 고교학점제를 성실히 운영해 온 학교일수록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지금까지의 성취평가제의 흐름과 성취평가제가 시행되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성취평가제(절대평가)의 필요성과 중요성 교육부와 정부는 성취평가제의 필요성과 중요성을 오래 전부터 인지하고 있었다. 2014년 박근혜 정부는 ‘근소한 차이로 석차나 등급이 달라지는 상대평가체제에서는 학생들이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과중한 학업 스트레스를 받고,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교과목보다는 높은 석차를 받는 데 유리한 교과목을 선택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성취평가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운영하고 있는 학생평가지원포털에 지금도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당시에도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대입 미반영으로 성취평가제로 산출되는 학업성취도는 상대평가 등급과 병기되면서 유명무실해지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고교학점제와…
2024-02-06 10:30어느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가? 1995년 5월 31일 정부는 ‘신교육체제 수립을 위한 교육개혁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고교 내신 평가방식이 상대평가→ 절대평가→ 상대평가로 바뀌면서,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한가에 대한 논쟁이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특히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앞둔 지금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어떤 평가방식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에 대한 논쟁이 갈등만 더 증폭시킬 뿐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는 것은 이 문제에 대한 접근방법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모두 학생의 학업성취평가를 위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또한 서로 다른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다시 말해 상대평가와 절대평가 중 절대적으로 옳은 것 또는 옳지 않은 것은 없다. 중요한 것은 상대평가와 절대평가의 장단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수업목적과 평가목적에 따라 평가방식을 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상대평가가 옳다 또는 절대평가가 옳다고 주장하기 전에 현재 고교 내신 평가의 목적을 먼저 생각해 보아야 한다. 만약 현재 고교 내신 평가가 학생의 학업성취수준을 파악하고, 성취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2024-02-06 1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