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어느 사회학자가 지난 50여 년간의 현대사를 연구하여 시대적 변천사를 다음과 같이 규정했다. 1950년대는 허무의 시대였다. 2차 세계대전 속에 숱한 죽음을 보며 사람들은 삶에 대한 깊은 허무에 빠졌다. 1960년대는 쾌락의 시대였다. 무수한 죽음을 보며 허무에 빠졌던 사람들은 우선 즐기고 보자며 쾌락을 탐닉하게 되었다. 1970년대는 방황의 시대였다. 쾌락이 궁극적인 삶의 의미를 가져다줄 수 없다는 걸 깨닫자 사람들은 방황할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는 이기주의의 시대였다. 급속한 경제개발을 이루면서 유대감이 결여된 사회구조 속에서 자신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철저한 이기심의 지배를 받는 나밖에 모르는 시대가 되었다. 그리고 1990년대는 가치혼돈의 시대였다. 그 당시 사람들은 부를 이루는 것이 생의 최대목적이었다. 돈이 삶의 절대가치로 등극하자 인간의 본질을 잃어버린 가치관 혼돈의 시대가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2000년 이후를 무엇이라 부를 수 있을까? 어쩌면 상실의 시대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사람들을 만나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사는 게 너무 재미없다. 우울하고 답답하다”는 말이다. 사는 게 활력도 없고 재미도 없단다. 그저…
2020-02-28 13:02박근혜 정부에서 의욕적으로 출발한 자유학기제, 입시위주교육, 성적지상주의 교육을 타파하고 학생들의 꿈과 끼를 키운다는 취지로 시작 되었지만 예산이 줄어 들면서 최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어쩌면 자유학년제로의 확대를 마냥 환영할 일은 아닐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예산 없이 운영한다면 자유학년제의 기본취지와 달리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 예산이 감축되어 교부된다고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비해 예산이 대략 20%정도 감축되었다. 아직은 그래도 운영 할만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그렇지도 않다. 일단 예산에서 30%까지만 개인위탁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외부강사를 활용하는데 그 이상의 예산을 쓰면 안 된다는 이야기다. 2500만 원의 예산을 받았다면 30%인 750만 원만 개인위탁이 가능하고 나머지는 다른 용도로 사용해야 한다. 운영비로만 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문제일까. 일단 전문성을 갖춘 강사를 활용한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쉽지 않다. 강사를 활용할 수 있는 일부 프로그램 외에는 모든 것을 교사들이 직접 지도해야 한다. 자유학년 프로그램은 주제선택활동, 예술활동, 체육활동,
2020-02-28 12:51서울특별시교육청이 ‘2020 계약제교원 운영지침’을 개정·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의 처우를 개선하고 보직교사와 곤란한 업무 등 맡기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서울교육청의 이 운영지침은 전국 각 시도 교육청에서 준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지침이 단위 학교 경영자인 학교장의 인사권을 제한하고, 정규 교사들의 역차별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올해부터 공·사립 학교에 근무하는 기간제 교사들은 담임 업무, 학교 특성화 업무, 학교폭력대책 업무 등 책임이 무거운 보직교사를 억지로 떠맡지 않아도 된다. 2019학년도에 서울교육청 관내 학교에서 기간제 교사 52명이 보직교사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적으로 전국 기간제 교사 가운데 담임교사 비율은 2015년 42.4%에서 2019년 49.9%로 늘었다. 지난 해 서울의 경우, 보직교사 52명 중 절반에 달하는 25명이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업무를 담당하는 생활지도부장직을 맡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폭위 업무의 경우 학부모 민원이 많고 당사자 간 분쟁도 잦아 대다수의 교사들이 맡기를 꺼리는 일이다.금학년도부터 중대한 학폭위 업무와 회의 개최 등이 교육청(교육지원청)에 이관됐지만 여
2020-02-17 09:44요즈음 학교에서 학생들을 볼 때마다 감정이입을 해 보고자 노력한다. 물론 직접 당사자가 아니기에 피상적일 수밖에 없지만 각종 고민과 불안, 두려움에 살아가는 학생들이 측은하고 미안하기 짝이 없다. 그래서 늘 가슴속에 부채를 안고 사는 기분이다. 과거엔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친 언어에 지도교사의 입장만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배움이 약한 그들을 탓하며 이맛살을 찌뿌리곤 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상황에 따른 새로워진 인식 때문이다. “그래, 얼마나 힘들면 욕이라도 하면서 커야 할까. 다 못난 어른들이 너희를 힘들게 하니 입으로라도 스트레스를 풀어야겠지. 이해한다. 그리고 미안하다.” 내면의 소리는 이렇게 바뀌어 간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신중해진다. 삶의 태도가 바뀌어 가는 것이 그 단적인 예다. 자기중심적인 굴레를 벗고 주변의 약자들에 관심과 이해가 깊어진다. 그 바탕에는 ‘역지사지’의 마음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학교현장에서 현 직책의 버거움이 가져다주는 사고의 확장 때문이기도 하다. 학교 업무에서 교감이 관여하지 않는 것은 거의 없다. 모든 것이 교감의 중재가 필요하고 관여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니 머릿속 모든 영역이 서로 촘촘히 연계
2020-02-17 09:43최근에 지식인의 아이콘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한 강연에서 "현 진보 세력의 직접민주주의는 전체주의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교수들이 옛날처럼 언론 통제가 겁나는 게 아니라 집단의 공격이 무서워서 얘기를 '자체 검열'해서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당연히 필자에게 전체주의에 대한 관심을 유발했고 이를 잘 상징하는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다시금 책장에서 꺼내 들게 되었다. 이는 전직 법무부장관 사태와 맞물려 자연스럽게 관심을 유발하던 차였다.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반공 소설’로 잘 알려지기도 했던 이 소설은 러시아혁명에 뒤 이은 스탈린 시대의 전체주의를 낱낱이 까발려, 권력이 어떻게 부패하는가를 통찰한 소설이었다. 여기에선 온갖 종류와 크기의 권력에 대한 속성을 기막히게 간파하고 있었다. 그럼 조지 오웰의 동물 농장을 다시금 소환하여 이 시대를 통찰해 보자. 반란을 앞둔 동물들의 비밀 회합에서 우두머리 돼지가 처음 던지는 질문은 "쥐는 우리의 동지인가"였다. 권력이 곧 바뀔 것을 간파한 쥐는 벌벌 떨지만, 돼지는 뜻밖에도 쥐를 동지로 받아들인다. 권력 쟁취를 위해 '인간의 적은 동물의 친구'라는 정치 구호를 만들어 낸 것이다. 인
2020-02-05 08:53한국교육개발원이 전국 성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 교육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중에 교사의 자질과 능력을 깊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결과는 충격적이다. 신뢰도 점수가 5점 만점에 2.79점에 불과했다. 또 교사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원 강사 등과 같은 현장 경험 전문가를 교사로 초빙하는 방안에 학부모의 56.1%가 동의했다. 98%에 달하는 응답자는 자녀에게 사교육을 시킨다고 했다. 한마디로 공교육에 대한 불신이 깊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은 일관성 없는 교육정책에서 비롯된 요인이 있다. 교육은 국가의 백년대계로 구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교육에 대한 철학과 성찰이 없이 진영 논리에 따라 정책들이 빈번하게 만들어진다. 그에 대한 부작용과 파행이 결국 학부모들이 교육에 불만족을 갖게 했다. 교사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도 정부의 오락가락 하는 정책의 혼란을 교사들이 그대로 뒤집어쓴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 교사의 수준은 이미 세계에서도 인정을 했다. ‘매킨지 보고서’는 한국 교사를 OECD 국가 중 가장 우수한 교사 집단으로 꼽았다. 교육 강국인 싱가포르는 상위 30%, 핀란드는 상위 20%의 인력이 교사가 되는데, 한국은
2020-01-28 11:48토인비가 부러워한 한국의 아름다운 가족제도 1년을 살려거든 곡식을 심고, 10년을 살려거든 나무를 심으며, 백 년을 살려거든 德을 베풀어야 한다. 덕이란 人物을 두고 하는 말이다.『화식열전』에서 ▲ 아이들이 직접 쓴 대본으로역할놀이 중인 영암 덕진초 2학년 제자들, 그리움으로 남은 풍경 德이란 곧 인물이니 敎育을 말함이다. 금세기 최고의 지성 토인비에게 어느 기자가 물었다. 만약 지구가 멸망해서 다른 별로 이주할 때 오직 한 가지만 가져가야 한다면 선생님은 도대체 무엇을 가져가겠느냐고. 토인비는 촌각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 한국의 가족 제도를 가져가겠노라고. 율곡 선생은 선비의 온갖 행위 중에 효제가 근본이라 하였으며 삼천 가지 죄목 중에 가장 큰 죄목이 불효라 하였다. 민족의 명절 '설날'이지났다.며느리 사표니, 고부간의 갈등이니, 말들이 많다. 명절을 없애자는 말까지 나오는 지경에 이르렀다.이러다가 가족 간에 최소한의 예조차 거부하는 세상이 도래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어쩌다 여기까지 왔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하기야 교실에서조차 온당한 가르침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배움을 방해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세상이니 더 말해 무엇 하랴! 이제 바
2020-01-28 11:19‘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손꼽아 기다리는 설날을 맞이한 기쁨과 즐거움이 노랫말에 스며있다. 예나 지금이나 이런 마음이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달력에 빨강 색으로 칠해진 설날, 아이들이 손꼽아 기다렸던 명절 설날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19세기 세시기(歲時記)인 경도잡지(京都雜誌), 열양세시기(列陽歲時記)에는 음력 새해 첫날인 설날에는 아침 차례상을 통해 조상에게 인사를 하고 웃어른에게 세배하는 것으로 전한다. 그리고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설날에 떡국과 만두를 먹는 것은 돈 많이 벌고 복 받으라는 중국 풍습에서 왔다고 한다. 한편 설날을 원단(元旦), 세수(歲首), 연수(年首)라 하고 한자로는 신일(愼日)이라고 쓰기도 하는데 ‘근신하여 경거망동을 삼간다.’는 뜻이다. 묵은 1년은 지나가고 설날을 기점으로 새로운 1년이 시작되는데 1년의 운수는 그 첫날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던 탓이다. 이러한 설날은 가족, 이웃, 지인들끼리 덕담을 주고받으며 한해의 운수대통을 축원하는 세시풍속으로 대보름까지 15일 정도 지속하였다. 설날은 언제나 기다려지는 날이었다. 내일, 모레, 고페(글피), 고고페(그글피)…. 설레는 마음으로
2020-01-28 11:16어느새 교단을 떠난지 4년이 되어간다. 흔히들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하는데, 나 역시 교단을 떠나는 마음이 그랬다. 무너진 교실 현장을 벗어나는 것이 시원했다면 교직 32년간 기본적인 수업외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들 글쓰기며 학교신문 및 교지제작 지도를 계속할 수 없음이 섭섭하게 다가왔다. 지금도 그렇다. 그런 섭섭함과 상관없이 흐뭇한 소식들이 지난 달 연달아 전해졌다. 먼저 ‘제17회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이다. 7명의 교사가 교육부·조선일보사·방일영문화재단이 공동 제정·시상하는 ‘제17회올해의 스승상’을 수상했다. 수상 교사들에게는 각 2,000만 원의 상금과 해외연수 기회가 주어진다. 2002년 제정돼 지금까지 221명의 교사가 상을 받았다니 흐뭇한 일이다. 사실 나로선 아쉬움이 있는 올해의 스승상이다. 군산여자상업고등학교 근무 때 1차심사를 통과해 2차 현지실사까지 받은 적이 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최종 수상 교사 명단엔 들지 못해서다. 이후 ‘남강교육상’ 수상자가 되어 눈썹 휘날리게 해온 학생 지도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은 셈이 되긴 했지만, 올해의 스승상 시상식 소식을 대할 때마다 그때의 아쉬움이 솟구치곤 한다. 그런 아쉬움이 전혀 없는,…
2020-01-15 14:03요즈음 교육관련 뉴스 미디어마다 논란이 한창이다. 선거 연령이 만 18세로 낮아지면서 오는 4월 21대 총선에서 고3 학생 14만 명이 투표권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진보, 보수의 입장에서 나오는 각각의 메시지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서로 공감하는 메시지는 어떻게 학교현장에서 올바른 선거교육을 실시하느냐의 문제다. 선거연령 하향은 세계적인 추세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만이 만 19세로 되었던 선거권의 나이가 여타 OECD 국가와 같이 18세로 하향된 것이다. 이로써 우리도 법적으로 결혼이 가능한 나이, 국방의 의무를 치를 수 있는 나이인 18세로 조정이 되었다. 이는 진일보한 역사이며 청소년들의 정치참여로 민주주의가 제도적으로 한 단계 발전을 이룬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교실의 정치화 우려가 큰 것도 사실이다. 교육부가 2월 말까지 교수·학습 자료를 개발해 선거교육을 하겠다고 했지만 급조된 만큼 부실할 가능성도 크다. 시급하게 교육부가 밝힌 방안 중 하나는 선거법 위반 사례집을 만들어 배포하겠다는 것이다. 교육부장관은 “혹시라도 학생들이 선거법을 위반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 따라 강남 가듯
2020-01-12 00: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