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달. 해마다 이 맘 때면 빼놓지 않고 하는 일 하나. 바로 나의 10대 뉴스를 정하는 것이다. 언론사에서도 각자 기준에 따라 올해의 10대 국제뉴스와 10대 국내뉴스를 정하여 경쟁하듯 보도를 한다. 이것을 훑어 보면 한 해 있었던 중요한 일들을 상기하면서 짚어보게 된다. 마무리 단계에 의미 있는 작업이다. 이것을 그대로 개인에게 적용해 보는 것이다. 우선 다이어리에 적힌 기록을 토대로 내게 있어서 중요했던 일을 월별로 메모하며 간추린다. 나의 경우, 다이어리에는 중요한 스케줄이 메모가 되어 있고 금전 출납까지 기록이 되어 있다. 수입은 검은색으로, 지출은 붉은색으로 표시한다. 월별 수입과 지출 합계를 계산해 놓는다. 기록을 생활화하면 좋다는 이야기다. 올해의 사자성어가 다사다망(多事多忙)이라는데 정말 일도 많았고 바쁘게 지냈다. 백수가 과로사 한다는 말이 있는데 실감하고 있다. 세월의 흐름이 유수와 같은 게 아니라 쏜 살 같다. UN이 재정립 평생 연령 기준으로 보면 18세부터 65세까지 청년이고 중년은 66세부터 79세이니 나는 아직 청년이다. 그런데 느끼는 감각은 청년시절의 그 때와는 다르다. 언론에서 보도한 국제뉴스
2018-12-20 11:10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동화 겨울나라 앨리스는 주인공 앨리스가 거울 뒤의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설 속에서 앨리스는 붉은 여왕과 함께 나무 아래를 계속해서 달린다. 숨이 턱에까지 찬 앨리스는 헐떡이며 붉은 여왕에게 묻는다. “여왕님, 계속 뛰는데 왜 나무를 벗어나지 못하나요? 제가 살던 나라에서는 이렇게 달리며 벌써 멀리 갔을 텐데요.” 붉은 여왕이 대답한다. “여기서는 힘껏 달려봐야 제자리야. 나무를 벗어나려면 지금보다 두 배는 더 빨리 뛰어야 해. 붉은 여왕의 나라에서는 어떤 물체가 움직일 때 주변 세계와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끊임없이 달려야 겨우 한 발을 내딛을 수 있단다.” 이 내용을 바탕으로 미국의 진화 생물학자인 밴 베일러는 1973년 ‘새로운 진화의 법칙’이란 논문에서 ‘붉은 여왕의 가설’을 제기했다. 그는 생명체들은 모두 진화를 하는데 진화의 속도는 각기 차이가 난다며 다른 생명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화가 더딘 생명체는 작자생존의 법칙에 따라 99%가 멸종된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발전하는 경쟁 상대에 맞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발전하지 못하는 주체는 결국 도태된다는 설명이다.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도 동화 속
2018-12-12 09:40"선생님, 저 00엄마예요. 잘 계신가요? 김장 김치를 담갔는데 가시는 길에 오셔서 김치 한 통 가져가세요. 선생님이 주신 김종대 작가님의 『이순신』도다 읽었습니다. 참 좋은 책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즈음은 도서관에 가서 책도 빌려 읽습니다. 꼭 오세요!" 며칠 전 00엄마께서 전화를 하셨습니다. 00는 3학년 때 가르친 제자입니다. 그 아이가 벌써 중학교 2학년입니다. 졸업한 지도 2년이나 되었고 가르쳐 보낸지 6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잊지 않고 해마다 김장철이면 연락을 하시는 00엄마. 그 마음만으로 내 마음은 벌써 부자가 됩니다. 선생님께 선물을 주면 안 되는 세상입니다. 이미 가르쳐 졸업시킨 제자 부모님의 선물이니 법에 저촉이 될 리는 없지만. "00엄마, 정말 감사합니다. 그 김장 김치 먹지 않아도 입맛이 돕니다. 집에서 직접 기른 시골 배추에 직접 수확한 고추로 담은 무공해 김치일 테니 더욱 맛이 있겠죠? 교권은커녕 교사의 자존감을 팽개치는 사건들이 난무하는 요즘 같은 세상에 오래 전 담임 선생님을 잊지 않고 계신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넘치도록 감사합니다! 00엄마의 김장 김치는 먹지 않아도 배부르고 맛있습니다. 추운 이 겨울에 손끝이…
2018-12-11 12:02얼마 전 아내한테 들은 이야기다. 아내의 친구 딸이교원대를 졸업하고 몇 년 만에 정말 어렵게 임용고사에 합격하여 초등학교에 첫 발령을 받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자기 엄마한테 전화를 걸어 펑펑 울었다고 한다. 운 이유가 방과 후에 교실 청소하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얼마나 개구진지 교실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어놔 교사 혼자서는 도저히 정리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했다는 것이다. 딸의 전화를 받은 부모는 부랴부랴 그 길로 경기도 어느 지역에 있다는 딸의 초등학교로 대신 청소를 해주러 달려갔다고 한다. 이 이야기에는 현재 우리나라 교육의 총체적인 문제점들이 모두 녹아있다. 다 큰 성인이 청소하나 스스로 해결하지 못해 부모한테 도움을 요청한 것이나, 그 요청을 받고 부랴부랴 학교로 달려간 과잉보호 부모님. 또 이미 교사의 통제를 벗어나버린 교실안의 풍경. 그리고 이것을 개선하지 못하는 정부의 시스템. 최근 뉴스를 보고 있노라면 우리나라 교육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참으로 걱정이 든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교실 붕괴, 수업 붕괴, 학교 폭력, 시험지 유출, 제자와의 부적절한 관계등 학교에 대한 부정적 소식들이 도배가 되고 있다.
2018-12-03 08:59‘나이토 요시히토’의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을 읽고- 교사는 말로 먹고사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제대로 말을 할 줄 아는 교사가 과연 얼마나 될까? 필자는 심리학자인 ‘나이토 요시히토’의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을 읽고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 교육 현장에도 이런 서툰 말들 때문에 지금도 동료교사, 학생, 학부모 사이에 수많은 갈등들이 잉태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인생에서 큰 성공을 거두거나 실력을 갖춘 사람이 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고 말이다. 그런데 살다 보면 단지 대화의 기술만으로 단숨에 다른 사람들에게 높이 평가 받는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아무리 유능한 실력자라도 그것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정말 맞는 말이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우리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속담처럼 말의 위력은 참으로 대단하다. 이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가진 것이 별로 없어도 대화의 기술만으로 좀 더 가치 있는 사람처럼 자신을 돋보이게 한다는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우리는 대화법에 대해 반드시 배우고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
2018-11-19 09:07며칠 전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엄마 인문학이란 책을 탐독했다. 필자는 이 책을 읽는 동안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책도 함께 읽었다. 두 책을 번갈아 읽으면서 ‘학교에 배움이 있습니까?’란 질문을 엄마 인문학에서 찾아보았다. 최근 들어 필자의 눈에 평소 관심이 없던 심리학과 인문학 책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런저런 책들을 살펴보다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필자가 가장 깊게 생각한 것은 과연 ‘학교에 배움은 있느냐’였다. 학교가 단순히 지식만을 가르치는 곳이라면 사실 학교는 그다지 필요치 않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각종 정보들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단순 지식 정도는 누구나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학교에는 배움이 없는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엄마 인문학이란 책에서 찾을 수 있었다. 우선 책 제목이 엄마 인문학이기 때문에 주로 엄마들이 읽는 책이라고 오해할 수도 있겠으나 사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책이다. 필자 역시 남자이지만 제1강에서부터 흠뻑 빠져들었다. 후반부는 필자의 관심분야가 아니라서 생각나는 게 없지만 제1강만은 흥미진진했다. 필자가 그동안 고민해왔던 학교 교육의 단점과 학생들의 문제점이 적나
2018-11-01 10:52“정말 음악의 힘은 위대하구나!” 지난 25일 오전 호매실장애인종합복지관 6층 강당에서 ‘한마음 콘서트’가 있었다. 나는 대안학교 교사이기에 학교장의 초대를 받고 기꺼이 참석했다.아울러 사진촬영 부탁이 있었다. 리포터 활동을 하고 있기에 사진 촬영은 기본이다. 더욱이 내가 가르치는 대안학교 학생들이 출연한다고 하니 교사로서 그들의 활동을 보는 것도 교육적이다. 대안학교 교사로서 공연 참관하고 사진 촬영 10시 30분 시작인데 30분 전에 도착하였다.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려면 주위 환경에 익숙해야 한다. 돌아가는 상황 전반을 알아야 한다. 이게 발로 쓰는 기사다. 강당에 도착하니 리허설이 한창이다. 플루트 팀, 우클레레 팀이 연습하고 있다. 눈에 익은 서호경로당 사물놀이팀 지인들이 눈에 띤다. 대안학교 학생들도 몇 명이 눈에 보인다. 강당 위 타이틀을 보니 오늘 행사 제목이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문화나눔 한마음 콘서트’다. 행사 주최는 수원시, 주관은 소리모아(대표 임해주). 후원은 사단법인 모던생활음악협회(대표 이현숙), 수원시장애인부모회 우크누리 앙상블(단장 옥선비)이다. 방명록에 기재를 하고 조금 있으니 수원문화원 부원장, 전 영통구청장, 서호
2018-10-30 08:56부부교사인 나는 퇴근하면 아내와 식탁에 마주앉아 학교생활의 하루 일과를 종종 이야기하곤한다. 이야기의 대부분이 말썽꾸러기 아이들과의 사투(?)와 학부모의 민원전화에 관한 것이다. 한참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찌 그리도 아내의 상황과 내가 똑같은지 공감 또 공감하고 때로는 음식을 질근질근 씹으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한다. 사실 교권이 추락될대로 추락되어서이다. 어떤 사안이 발생하면 대부분 학부모나 학생의 편을 들어주고 아동관련 법률은 늘 아동편에 있기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교사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아무리 말썽을 부리고 규칙을 어기는 학생에게도 아주 친절한 목소리로 "그러면 안 돼요. 그렇게 하지 마세요."라고 이야기해야 한다. 큰 소리를 질렀다가는 잘못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당할 수도 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이 이론처럼 딱딱 맞아 떨어지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렇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교육학이나 심리학을 연구하는 이론가들은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장교사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장한 각오로 순간순간 임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론대로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2018년 10월 18일 머니투데이에 의하면 교사에 폭언과 욕설로 교권침해를
2018-10-23 16:29볕살이 뜨거운 날입니다. 저는 당신께서 말년을 은거하셨던 창녕군 망우정에 와 있습니다. 배롱나무 붉은 꽃이 언덕을 오르는 자락마다 피었고 자강불식(自强不息)의 기운이 넘치는 무궁화 꽃이 몇 그루 씩씩하고 멋진 자태로 반깁니다. 망우정 언덕에는 당신의 오랜 벗이었을 몇 그루의 고목이 짙은 그늘을 드리웁니다. 그 그늘에 앉아 도도히 흐르는 낙동강을 바라보며 당신께서 왜 이 외진 강가로 와서 계셨을까 생각하였습니다. 김덕령 장군의 죽음을 보면서 이전투구(泥田鬪狗)의 조정으로의 출사에 회의를 느낀 것은 아니었을까하고 어리석은 후인은 당신의 마음결을 더듬어 봅니다. 임진란의 뜨거운 현장에서 왜병을 맞아 함께 싸웠던 의병장 김덕령은 참으로 허망하게 갔습니다. 이몽학이 반란을 일으킨 후 배후로 당신과 김덕령 장군 등을 지목하였을 때 당신은 죽음의 그림자를 보았을 것입니다. 임금은 당신이 아닌 김덕령을 죽음으로 내몰고 그 죽음은 당신에게 깊은 상처를 주었지요. 삶과 죽음이 함께 발을 딛고 서 있던 전장보다 더 무서운 것은 사람의 숲이었습니다. 용맹을 담보로 백성을 지킨 대가를 참담하게도 의병장의 목숨으로 갚아야 하는 시대였습니다. 무능한 왕과 권력에 눈먼 자들이 지키는…
2018-10-22 15:39오늘은 당신께서 임진란의 도가니 속에서 왜군의 전라도 진입을 막아 경상우도를 지켜내는데 큰 자리매김을 한 전투가 있었던 정암 나루로 가려합니다. 유월의 초순이었습니다. 그 날 그 곳으로 시간을 거슬러 당신을 만나러 갑니다. 남해고속도로에서 군북IC를 통과하여 색 고운 새털모양의 향 짙은 자귀나무꽃이 핀 길을 10분 정도 달리면 전통 한옥 모양의 늠름한 의령관문이 만납니다. 진주에서 흘러온 남강 위로 현대식 다리와 오래된 철교가 함께 있어 묘한 조화를 이룹니다. 저는 멋진 관문보다 붉은 옷을 입고 흰 백마를 타고 칼을 든 당신의 모습이 먼저 보였습니다. 관문 옆으로 성벽이 있고 언덕에 정암루가 강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당신의 눈길을 따라 정암루에 올라 늙은 바위를 휘감고 흐르는 젊은 강을 보았습니다. 저 곳은 임진란 가장 뜨겁고 강한 의별들의 싸움터가 있었던 정암 나루입니다. 정암진 전투는 왜의 수군이 이순신이 이끄는 수군에 옥포 등에서 대패하자 공격로를 변경하여 전라로 가기 위해 5월 하순경에 함안군에 집결하였다고 합니다. 그들의 수장은 소조천윤경의 심복인 안국사 혜윤의 부대였습니다. 수적으로 불리한 상황에서도 당신은 왜가 강을 건너기 위해 미리 마른 땅에
2018-10-17 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