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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연구

"고교 문·이과구분 학문간 소통 방해"

정진익 교수, 고려대 심포지엄서 주장

고교과정에서 문과와 이과로 나누는 인위적인 구분교육법이 개별 학문간 소통을 막는 근본원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진익 과학기술대 객원교수는 19일 고려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이 대학 학문소통연구회 창립 1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밝히고 "우리 학문 사회가 아직도 문과와 이과를 구분하고 유지해야 하는지 이젠 논의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에서 교육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고교시절 문과와 이과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고 이런 선택은 일생동안 따라다니는 하나의 장벽으로 작용하게 된다"며 "이같은 벽은 자신이 속하지 않은 분야에 대한 무지를 낳는 동시에 때론 상대 학문에 대한 편견으로 성장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구분하지 않아도 될 교과과정을 오히려 정확하게 구분함으로써 문과와 이과 사이에 소통할 수 없는 장벽을 만들게 되고 이는 곧 서로에 대한 무지를 넘어 근거없는 편견으로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정 교수의 설명이다.

정 교수는 법의학이나 과학철학, 과학사, 사이버법률 등을 예로 들며 "이같은 학문들을 어느 한 범주로 몰아넣으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다. 물리학을 제외하면 어느 자연과학보다 수학을 많이 사용하는 경제학이 문과로 구분된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학문이 인문학과 자연학으로 나뉘고 다시 여러 종류의 개별학문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과거 학문의 역사였다면 이런 복잡해진 개별 학문의 융합을 시도하는 것은 현대 학문의 경향"이라며 "문.이과 구분은 학문간 소통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과학기술공동체가 다른 분야와 소통하지 못하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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