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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6세대’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전후다. 당시 누군가 재미삼아 컴퓨터 등급을 가리키던 386에 빗대 만든 말이 언론을 타고, 일상어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어느덧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586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넥타이부대로 되 된 변혁의 상징은 이제 변혁의 대상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기는 모양새다. 불꽃같던 정열은 어느덧 희미해져가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성은 세월의 온도를 이기지 못한다. 교육계의 586은 고단하다. 5.31 교육개혁이후 숱한 교육정책의 변화과 정년단축, 연금대란, 명퇴열품, 교권 추락, 학교붕괴 등 숨돌릴 틈 없이 보내왔다. 한국 현대 교육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하지만 어느덧 꼰대와 아재라는 소리에 익숙해져 가고 학생들은 물론 후배 교사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교장, 교감이나 장학관 등 관리직으로 진출한 경우는 사정이 좀 나은편. 조직의 리더로서 아직은 역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겉으론 견고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도전과 시련을 ‘짬밥’과 ‘눈치’로 버텨내기는 마찬가지다. 386에서 586으로 버전이 높아진 50대. 2019년 그들이 겪고 있는 교단의 현실은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90년대 교단에 들어와 격동의 한국교육을 온몸으로 받아낸 50대 교사들의 삶과 고민을 생각해본다. 민주화와 함께 교육개혁의 주체가 돼, 누구보다 뜨거웠던 586. 한국교육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나이주의’라는 벽을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586 교사들’을 조명해 본다. “그날은 생각보다 빨리 온다.” 나는 2013년 3년간의 중앙공무원교육원장을 마치자 갑자기 출근할 곳이 없어졌다. 여기저기 오라는 곳이 있었지만, ‘고위공직자는 퇴임 후 3년 이내에 업무와 관련된 곳에 취업할 수 없다’는 법규 때문에 취직이 막힌 것이다. 아침식사를 하고 서재로 출근을 하는 것을 며칠 해보니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아내는 더 했을 것이다. 나이 창창하고 건강한 남편이 집 안에만 있으니 오죽 했을까. 마침내 나는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첫째, 취업이 안 되면 창직을 하겠다. 창업은 사업을 시작하는 것이고, 창직은 이 세상에 없는 직업을 만들어서 창업하는 것이다. 둘째,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 두 가지가 있는 일을 찾겠다. 즉, 돈도 벌 수 있고 사회적 기여를 통해 보람도 있는 것을 찾겠다. 셋째, 앞으로 100일 안에 찾겠으니 나에게 당분간 자유를 달라.” 아내는 어쩔 수 없으니 동의했을 것이다. 그날부터 여기저기 여행을 하면서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지 구상을 하였다. 한라산도 가보고, 백두산도 다녀왔다. 그다음에는 국회도서관도 다니고, 정보도 검색하면서 직업탐색을 하였다. 평생 교육계에서 일했으니 교육한류를 펼쳐보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다. 우리나라의 앞선 교육체계를 동남아·중남미·아프리카로 확산시키는 구상이었다. 방송통신대학 모델은 적은 비용으로 많은 사람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우리나라 평생교육제도도 장점이 많으니 이를 널리 확산시키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교사의 퇴직금은 보는 사람이 임자? 또 한 가지는 국민행복 캠페인이었다. 국민소득은 늘었는데 행복지수는 오히려 떨어지고, 심지어는 자살률이 OECD 국가 중에 고순위를 차지하고 있으니 국민행복지수를 높이는 다양한 사업을 하는 구상이었다. 이런저런 탐색을 하다가 마침내 ‘협업’이라는 화두를 찾아내었다. 30여 년의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을 거치며 발생한 양극화와 불평등으로 대두된 ‘분노사회’를 반성하고 보완하려는 움직임에서 나온 것이 협업이다. ‘협업’은 두 개 이상의 개체가 서로 도와서 거대한 시너지를 내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으로, 협력을 통한 상생이 기본개념이다. 사회적으로 협업경제·협업행정·협업경영이 필요하다는 확신을 가지고 우리나라에 협업문화를 진흥시키는 일에 매진하기로 결심하였다. 이제는 정부 부처에 협업을 지원하는 부서가 생기고 많은 기업이 협업을 경영의 핵심과제로 삼고 있다. 문화예술계에도 아트콜라보가 대세다. 그동안 열심히 강의하고 자문하면서 우리나라에 협업문화가 확산되는 것을 보며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시중에 나도는 우스개가 있다. 고위공직자 직업군인 교사로 일하다가 퇴직한 사람의 퇴직금은 먼저 발견한 사람이 임자라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런 사람들의 명단을 사고판다는 이야기도 있다. 물론 과장된 이야기다. 그러나 퇴직자들은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주변을 보면 온갖 감언이설에 속아서 퇴직금을 날리거나 어설픈 창업으로 실패를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부담을 줄이려면 미리미리 은퇴 후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 명강사양성과정이 있다. 나도 이 과정에 출강하고 있는데 수강자들은 보면 대기업 임원이나 고위공직자로 퇴임한 분도 있고 예비역 장성도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아직 현직에 있는 분들이 미래를 대비해서 이 과정을 다니고 있다는 점이다. 단지 강의를 잘하는 기법을 전수받는 게 아니라 강사로 입문할 수 있는 정보와 인맥을 공유하며 미래를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몇 년간 출강하며 지켜보니 퇴직 후 강사로 재탄생한 멋진 사례를 여러 건 볼 수 있었다. 나이 오십은 여름... 가을 준비 늦지 않아 지금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다. 사회적 부담도 있지만, 개인의 건강 수명이 늘어난 것은 축복이기도 하다. 백세를 살며 지금도 열심히 강의하고 책 쓰시는 연세대학교 김형석 교수님을 보면 건강백세의 모델이 아닐 수 없다. 여든이 된 김동건 아나운서와 방송인 송해 선생도 젊은이 못지않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장수회’라는 모임 회원인데 선배들이 많아서 모임에 나가면 막내 취급을 받는다고 한다. 회원입회 자격이 80세 이상인데 백세 넘으신 분들도 나오신다니 아직 젊은 회원인 것이다. 건강백세 이야기를 꺼낸 것은 직장을 은퇴했다고 인생을 은퇴한 것으로 여기면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김형석 교수·송해 선생·김동건 아나운서는 고령에도 건강해서 사회활동을 하는 것이지만 뒤집어 보면 사회활동을 하기 때문에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다. 김형석 교수님은 백세를 살아보니 인생에 제일 좋았던 시기가 65세에서 75세까지라고 말한다. 이때쯤 되어야 세상이 제대로 보이고, 마음도 담담해지고, 철도 난다고 한다. 인생을 사계절로 비유하면 이때가 아름다운 가을철이다. 50대 교사들은 아직 여름철이라고 할 수 있다. 퇴직 후 아름답고 알찬 가을을 맞이하려면 지금부터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들은 무엇일까. 첫째는 건강관리다. 요즘 여기저기 헬스장이 성업 중이다. 나이 드신 분들도 많다. 건강백세를 대비하려면 미리미리 건강부터 챙겨야 한다. 자녀 다 키우고 안정된 노후를 맞아 재미있게 살려고 하는데 건강이 무너져서 꿈이 사라지는 분들이 너무 많다. 본인의 건강도 중요하지만, 배우자의 건강도 함께 챙겨야 한다. 둘째는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돈벌이 없이 연금이나 있는 돈만 쓰는 것과 돈을 벌면서 쓰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또한 노후에는 사회적 보람없이 돈벌이에만 몰두해도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없다. 돈과 보람 양 날개의 균형을 잘 잡아야 한다. 셋째는 과도한 욕심을 피해야 한다. 전 재산을 투자해서 하는 사업이나 전문성이 없이 뛰어드는 사업은 십중팔구 망하게 마련이다. 특별한 이익이나 과도한 혜택에 솔깃하더라도 사고를 당하기 쉽다. 이 나이에 실패하고 무너지면 재기가 불가능하다. 풍선은 80~90%만 불어야지 계속 불면 결국 터지고 만다. 넷째는 노후대비는 반드시 부부가 상의해서 해야 한다. 퇴임 후, 귀농·귀촌하겠다고 아내와 상의 없이 고집하다가 결국 남편은 농촌으로, 아내는 대도시에 남아 따로 사는 경우도 보았다. 아내가 하지 말라는 사업을 시작했다가 망해서 가정파탄이 나는 경우도 많다. 노후생활은 가급적 배우자의 의견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지내야 모든 게 잘 풀린다. 다섯째는 버킷리스트를 재설정하는 것이다. 청소년기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도 있고 업무가 바빠서 미루어 온 일도 있을 것이다.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을 열거해 보고 간추린 후 미리 준비하면 꿈은 이루어진다. 에베레스트를 오르는 꿈, 친구들과 세계일주를 하는 꿈, 악기연주회를 여는 꿈, 부부 사진전을 여는 꿈, 소설책을 쓰는 꿈. 이런 꿈들이 있어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그냥 흘러가고 만다. 젊은 시절을 화려하게 보냈다고 멋진 인생이 아니다. 노후가 아름다워야 멋진 삶이다. 선진국일수록 매력적 시니어가 많은 게 공통점이다. 젊은이들이 저런 스승처럼, 저런 선배처럼 살고 싶다는 노후를 살아야 한다. 알찬 노후 대비는 50대에 하는 게 제일 좋다. 인생은 짧지도 길지도 않다. 그러나 퇴직도 노년도 그날은 생각보다 빨리 다가온다.
‘386세대’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전후다. 당시 누군가 재미삼아 컴퓨터 등급을 가리키던 386에 빗대 만든 말이 언론을 타고, 일상어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어느덧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586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넥타이부대로 되 된 변혁의 상징은 이제 변혁의 대상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기는 모양새다. 불꽃같던 정열은 어느덧 희미해져가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성은 세월의 온도를 이기지 못한다. 교육계의 586은 고단하다. 5.31 교육개혁이후 숱한 교육정책의 변화과 정년단축, 연금대란, 명퇴열품, 교권 추락, 학교붕괴 등 숨돌릴 틈 없이 보내왔다. 한국 현대 교육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하지만 어느덧 꼰대와 아재라는 소리에 익숙해져 가고 학생들은 물론 후배 교사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교장, 교감이나 장학관 등 관리직으로 진출한 경우는 사정이 좀 나은편. 조직의 리더로서 아직은 역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겉으론 견고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도전과 시련을 ‘짬밥’과 ‘눈치’로 버텨내기는 마찬가지다. 386에서 586으로 버전이 높아진 50대. 2019년 그들이 겪고 있는 교단의 현실은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90년대 교단에 들어와 격동의 한국교육을 온몸으로 받아낸 50대 교사들의 삶과 고민을 생각해본다. 민주화와 함께 교육개혁의 주체가 돼, 누구보다 뜨거웠던 586. 한국교육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나이주의’라는 벽을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586 교사들’을 조명해 본다. 조직 안에서 구성원들은 열심히 노력했는데도 그에 맞는 보상을 받지 못하면 불만을 품을 수 있다. 이러한 불만은 다양한 유형의 행동으로 나타난다. 애덤스(Adams)에 의하면 조직 구성원은 자신이 투입한 노력 대비 보상 비율이 다른 사람보다 낮을 때, 조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낀다(진동섭 외, 2018). 이 관점으로 학교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다. 젊은 교사들은 학교의 힘든 일들을 도맡아서 처리하고, 경력교사는 상대적으로 쉬운 업무를 맡는다. 그러나 경력교사는 젊은 교사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다. 그리고 성과급 평가에서도 초임 교사들은 일을 많이 하더라도 최상급을 받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면 젊은 교사들은 학교 조직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느낄 수 있다. 공정성 이론에 의하면 이러한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서 조직 구성원은 자신의 노력을 줄인다. 즉, 불공정을 느낀 젊은 교사들은 청소년 단체도 안 맡는다고 하고, 학교에서 수시로 생기는 새로운 일들을 회피한다. 이러한 상황은 두 가지 측면에서 해석할 수 있다. 첫째는 학교경영에서 개인이 투입한 노력만큼 보상도 합리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나이 많은 경력교사가 학교 조직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 쉬운 일만 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정말 일을 안 하는 경력교사도 있을 수 있지만, 그들의 경험과 노하우로 수업을 더 잘할 수도 있고, 젊은 교사에게 수업이나 업무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도 있고, 학교 경영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아주 의미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해 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라면 경력교사들이 더 높은 보상을 받는 것이 불공정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다. 원숙함이 주는 여유, 불안감이 주는 회의 많은 연구자는 교사발달단계를 여러 단계로 구분하고, 단계별로 특성이 어떻게 나타나는지 연구하고 있다. 이난숙(1992)은 교사발달단계를 양성단계→형성단계(교직경력 1년~4년)→성장단계(교직경력 5년~10년)→성숙단계(교직경력 11년~20년)→원숙단계(20년 이상)로 구분하였다. 이 연구에 의하면 50대 교사는 원숙단계에 해당한다. 50대 교사들은 교직에서 어느 정도 마스터가 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원숙단계에 있는 교사들은 교직에서 마스터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만족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뉴먼(Newman)(1978)은 교직경력이 21년부터 30년 사이에 있는 교사는 ‘교직생활을 되돌아보며 은퇴를 생각하기도 하며, 약간의 불만족을 느끼기도 한다’고 밝히고 있다. 김영만(2004)은 교사발달단계에서 맨 마지막 단계의 교사들은 ‘기대되는 직무는 수행하나 자발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이며, 직무에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학교조직을 위해서도, 개인의 행복을 위해서도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50대 교사들은 학교에서 교사발달단계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 필자는 50대 교사들의 역할을 크게 네 가지로 제안하고 싶다. 첫째, 컨설턴트 역할이다. 50대 교사들은 교직경력이 20년 이상 된 교사로서 많은 경험을 했고, 수업이나 업무처리에 관한 지식과 기술을 장기간 쌓아왔다. 이러한 노하우를 후배교사들에게 전달해주지 않는다면 퇴직 후 노하우는 사라지고, 후배교사들은 처음부터 다시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노하우를 쌓아가야 한다. 그러므로 50대 교사들은 학교에서 수업·학급경영·생활지도 등 교육활동이나 각 부서의 업무수행에 대한 컨설턴트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교직은 자율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직업이기 때문에 교육활동에 대해서 선뜻 조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위계적 구조에서 지도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교사로서 조언을 주는 것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장학보다는 더 의미 있는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학교장은 이러한 컨설팅이 자연스럽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 둘째, 초임교사의 멘토역할이다. 로티(Lortie)는 초임교사들의 처지를 “Sink or swim”으로 표현하고 있다(진동섭, 1993). 즉, 초임교사들은 학교에 와서 ‘자력으로 살아남거나 아니면 완전히 망하느냐’ 하는 처지에 있다는 뜻이다. 초임교사로 발령을 받으면 바로 교실수업을 진행한다. 수업 중에는 아무도 교실에 와서 관찰하고 조언하지 않는다. 오로지 혼자 진행한다. 학교업무도 상당히 어려운 것을 맡고 혼자 해나간다. 동료교사들과의 관계나 학부모와의 관계를 한 번도 연습해보지 않고 바로 시작한다. 누가 이들을 살아남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가? 바로 50대 교사들이다. 비공식적으로는 50대 교사가 초임교사를 멘티로 생각하고 교직적응을 도와줄 수도 있다. 또는 공식적으로 학교경영계획에서 멘토링을 기획하고 추진할 수도 있다. 셋째, 의사결정 자문역이다. 50대 교사들은 긴 교직경력 기간 동안에 다양한 교육활동과 업무를 경험했다. 그리고 여러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폭넓고 심도 있는 안목을 키워왔다. 그러므로 50대 교사들은 학교운영계획서 작성이나 학년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의사결정, 교과협의회나 동학년협의회의 각종 의사결정, 사건·사고처리 등 매 순간 발생하는 일들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 방안에 대한 자문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의사결정 자문역은 학교의 위계적 시스템 안에서 운영하기보다는 외곽에서 지원하는 참모로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학교 관리자나 교사가 개인적으로 자문을 구하는 방향으로 실천하면 된다. 또는 50대 교사들이 참여하고 있는 회의에서 중요한 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올바른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역할을 할 수도 있다. 넷째, 비공식집단의 리더 역할이다. 교사발달단계에서 맨 마지막 단계의 교사들은 ‘자발적이지 못하고 수동적’인 특성이 있다고 하였다(김영만, 2004). 이러한 분석 결과는 경력교사가 친목회나 동문회 등의 회장을 젊은 교사들에게 양보하는 경우를 보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회장이라는 직함을 젊은 교사가 맡고 있더라도 50대 교사들은 운영의 방향에 대해 조언을 해줄 수 있고, 비공식집단의 구성원들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전체적인 분위기를 유도해갈 수 있다. 비공식집단의 리더는 공식집단의 중간 관리자보다 구성원과 더 친밀하기 때문에 내면의 이야기까지 쉽게 주고받을 수 있다. 그러므로 학교의 의사소통을 더욱 활성화시키며, 학교의 응집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학교 조직 공정성 50대 손에 달렸다 학교의 구성원들은 50대 교사들이 위와 같은 중요한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50대 교사들이 교사발달단계에 맞는 역할을 해주면 애덤스(Adams)가 말한 조직의 공정성이 회복될 것이다. 학교구성원들이 학교조직이 공정하다고 인식한다면 그들의 노력을 지속하게 될 것이므로 학교는 활력이 넘치는 조직이 될 것이다. 그리고 50대 교사들이 위와 같은 역할을 한다면 ‘은퇴를 생각하기도 하며, 약간의 불만족’(Newman, 1978)을 느끼는 상황이나, ‘직무에 회의감’(김영만, 2004)을 가지는 상황에서 벗어나서 보람되고 의미 있는 교직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50대 교사들이 위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학교의 관리자나 교육청은 지원체제를 마련하고 개방적 문화를 형성하는 데 노력해야 한다.
‘386세대’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전후다. 당시 누군가 재미삼아 컴퓨터 등급을 가리키던 386에 빗대 만든 말이 언론을 타고, 일상어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어느덧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586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넥타이부대로 되 된 변혁의 상징은 이제 변혁의 대상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기는 모양새다. 불꽃같던 정열은 어느덧 희미해져가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성은 세월의 온도를 이기지 못한다. 교육계의 586은 고단하다. 5.31 교육개혁이후 숱한 교육정책의 변화과 정년단축, 연금대란, 명퇴열품, 교권 추락, 학교붕괴 등 숨돌릴 틈 없이 보내왔다. 한국 현대 교육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하지만 어느덧 꼰대와 아재라는 소리에 익숙해져 가고 학생들은 물론 후배 교사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교장, 교감이나 장학관 등 관리직으로 진출한 경우는 사정이 좀 나은편. 조직의 리더로서 아직은 역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겉으론 견고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도전과 시련을 ‘짬밥’과 ‘눈치’로 버텨내기는 마찬가지다. 386에서 586으로 버전이 높아진 50대. 2019년 그들이 겪고 있는 교단의 현실은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90년대 교단에 들어와 격동의 한국교육을 온몸으로 받아낸 50대 교사들의 삶과 고민을 생각해본다. 민주화와 함께 교육개혁의 주체가 돼, 누구보다 뜨거웠던 586. 한국교육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나이주의’라는 벽을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586 교사들’을 조명해 본다. 20대의 끝자락, 30대 초반 교사로 근무하던 시절의 나에게 50대 교사는 아주 멀게 느껴졌었다. 그 시절 나이 든 선배 교사들은 학생들보다 더 먼 존재였다. 막연하고 흐릿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젊지도 늙지도 않은 40대가 된 지금은 50대 선배 교사들의 모습이 더 또렷하고 자세하게 보인다. 어쩐지 그 모습에서 내 모습이 겹쳐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그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모를 불안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 불안감은 교직의 끝자락에서 언젠가는 반드시 도달하게 될 50대 교사들의 삶이 불안해 보이기 때문이다. 교직생활의 마지막 이정표, 50대 교사들의 삶을 숙고해 보기로 했다. 그러다 보면 40대 교사인 내가 느끼는 막연한 불안감의 원천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개인적 경험만을 떠올리는 것으로 50대 교사 모습을 일반화하기 어렵다고 여겨져 드라마 속 교사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어떤 드라마보다 학교현장을 실감 나게 그렸던 학교 시리즈 속 선배 교사들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내가 만났던 현실의 선배 교사들을 함께 떠올렸다. “선배님,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립니다” 이번에 드라마 학교 시리즈를 섭렵하면서 새삼 놀란 것이 있다. 90년대 후반 교실의 모습과 지금 근무하고 있는 학교의 교실 모습이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교복을 입은 겉모습은 몰라도 학생들 내면의 풍경은 아마도 많이 변해 있을 것이다. 교사들은 어떨까? 태어나서 줄곧 학교에만 머문 교사들이 끝없이 변화하는 아이들의 정신세계를 좇아가기란 쉽지 않을 것이고 나이 든 교사일수록 변화에 대한 저항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어쨌든 세상은 알게 모르게 많이 달라졌다. 예전엔 학생들이 ‘화장’을 하고 다닌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런데 학교 2017의 주인공 ‘라은호’는 첫 회부터 자전거 백미러에 비친 얼굴을 들여다보며 정성스레 화장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요즘엔 화장을 허용하는 학부모들도 많아졌고 심지어 화장을 허용한 학교도 있다고 한다. 사회 변화가 학교의 규칙 변화까지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런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한 채 화장을 여전히 ‘비행(非行)’으로 인식하는 교사가 있다면 어떨까? 아마도 학생들과 갈등 없이 소통하기 어려울 것이다. 물론 자신이 지금까지 옳다고 믿어왔던 신념을 포기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자기 스스로를 배신한다는 느낌이 들거나 갈등을 피하려고 타협하는 것 같아서 스스로가 비겁하게 여겨질 수도 있다. 또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화도 많이 날 것이다. 학교 2와 학교 3에 등장하는 학생주임 ‘박광정’ 교사도 그런 인물이었다. 학교에서 금지하고 있는 운동화를 신고 등교한 여학생을 벌주다가 “왜 운동화를 신고 등교하면 안 되는지 이해할 수 있게 설명을 해 주세요”라고 말하는 여학생에게 화를 내고, 학생의 상황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교사들과도 갈등을 일으킨다. 내가 옳다고 믿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 왔는데 사람들이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고 하면 배신감이 들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낡아져서 실효성이 없어진 규칙에만 의존한다면 그것은 ‘아집’으로 여겨질 수 있다.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고 또 받아들여야 할 변화들은 생활지도 영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수업·평가 방식, 학부모나 동료교사와의 관계 등 다양한 학교문화가 변하고 있다. 변화의 흐름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교사는 40년 동안 변하지 않는 학교 교실의 일부분이나 다름없다. 학생들의 변화를 외면했기 때문에 소통할 수 없는 교사가 되고, 존재감을 잃게 된다면 그건 정말 슬픈 일이다. 386이 최신형 컴퓨터였던 시절은 너무 오래전에 지나갔다. “후배, 내가 교장인들 못 하겠어!” 드라마 학교 1에서는 교사에게 체벌 받은 후 경찰서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한 학생 이야기가 펼쳐졌다. 아이의 이야기를 듣고 흥분해서 학교를 찾아온 아버지가 교사들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대화로 해결해 나가는 교사가 있었다. 체벌한 선생을 원망하는 아버지에게 “선생도 부모랑 똑같다. 때릴 일이 있으면 때리면서 가르치는 것이다”라며 싸움을 만류하는 나이 지긋한 교사의 설득에 학부모는 한풀 꺾인다. 그 교사의 말은 90년대 후반 교사들의 진정성을 가장 적절하게 대변해 주는 것이었고, 인생 경험이 묻어나오는 말이었기에 승복시키는 힘이 있었다. 또 불량한 태도를 지닌 남학생에게 폭행에 가까운 상황을 겪는 여교사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여기서 그 여교사를 위로하는 ‘조봉수’ 교사도 역시 50대로 보인다. 그는 학생들에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 같다며 교권추락 상황 앞에서 무력감을 드러내는 젊은 후배 교사에게 “잘하고 있어”라는 격려를 보낸다. 드라마를 보면서 가슴이 찡했다. 경험 없고 서툰 어린 교사들이 느끼는 혼란, ‘내가 뭘 잘못한 것일까?’로 고민하고 있었을 여교사는 이 한마디 말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받았을까? 선배 교사는 자신이 지나왔던 그 시절의 경험을 통해 후배 교사가 무엇을 고민하고 있고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이런 아름다운 50대 교사는 드라마에만 등장하는 것일까? 아니다. 실제로 학교의 50대 교사들은 알게 모르게 이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젊은 시절 한 명의 교사로, 사회인으로 그리고 가족의 일원으로 성실하게 살아오며 쌓아왔던 경험을 통해 현명한 판단력과 강인함을 갖게 된 교사들이 많다. 나에게도 한 가지 에피소드있다. 어느 날 무슨 일인가에 화가 나서 씩씩대고 있던 나에게 이런 말을 던지던 선생님이 계셨다. “화가 난다니 젊다, 젊어~. 화도 젊으니까 나는 거야. 나이 들어봐. 화도 안 나~”. 분노의 원인이 젊음이라고? 그 말에 피식 웃음이 났다. 한창 끓어오르던 감정도 잠잠해졌다. 지혜로운 한 마디의 농담은 그 후에도 감정이 끓어오를 때마다 감정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 주곤 했다. 그 말을 하시던 선생님이 아마 50대가 아니었을까 싶다. 50대 교사들이 쌓아온 경험과 지혜는 동료교사·학생·학부모 모두에게 소중하다. 하지만 학교현장에서 50대 교사들의 경험과 지혜가 발휘될 기회는 적다. 관료적 성향이 강한 교직 구조 속에서 50대 교사들의 발언권이 더 많이 존중받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일부는 알면서도 침묵한다. 언젠가 논리정연하고 유능했던 50대 여선생님은 담소를 나누던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교장인들 못 하겠어~ 시켜만 줘~”라고. 한바탕 웃음을 끝으로 자리가 흩어졌지만, 뒷맛은 씁쓸했다. 신념을 강요할 것인가 위로와 조언을 할 것인가 ‘꼰대’와 ‘선생’은 모두 교사를 가리키는 말이지만 뉘앙스가 다르다. 자신의 신념을 억지로 강요하는 자가 ‘꼰대’라면 먼저 태어난 사람의 현명함을 지닌 자가 ‘선생’이다. 신념을 강요하는 꼰대가 될 것인가, 위로와 조언을 해 주는 선생이 될 것인가. 결국, 이 선택은 삶에서 쌓아온 경험을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50대들은 대한민국이 이룬 경제 성장의 기적을 온몸으로 느끼고 성장하였으며, 80년대 대학을 다니면서 사회의 민주주의를 성숙시키는 과정을 이끌었던 586 세대이다. 그들의 사회적 경험은 다른 세대가 갖고 있지 못한 폭넓은 것들이다. 그들은 그 경험을 통해 더 강하고 특별한 신념을 지녔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의 50대 교사들이 사회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자신의 신념을 성찰하면서 깊어져 갈 수 있다면, 그리고 타인과 열린 마음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들은 교직사회에서 가장 빛나는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선배 교사들이 많아진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꼰대의 자리에서 한 걸음 나와, 가장 든든한 인생의 선배로서 ‘선생’의 자리에 우뚝 서 있는 50대 교사들이 수없이 많아지기를 기대해 본다.
‘386세대’라는 말이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전후다. 당시 누군가 재미삼아 컴퓨터 등급을 가리키던 386에 빗대 만든 말이 언론을 타고, 일상어가 되고 말았다. 이들은 어느덧 우리 사회 주류를 형성하고 각 분야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586이 다시 조명받고 있다. 넥타이부대로 되 된 변혁의 상징은 이제 변혁의 대상으로 조금씩 자리를 옮기는 모양새다. 불꽃같던 정열은 어느덧 희미해져가고 얼음처럼 차가웠던 이성은 세월의 온도를 이기지 못한다. 교육계의 586은 고단하다. 5.31 교육개혁이후 숱한 교육정책의 변화과 정년단축, 연금대란, 명퇴열품, 교권 추락, 학교붕괴 등 숨돌릴 틈 없이 보내왔다. 한국 현대 교육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존재다. 하지만 어느덧 꼰대와 아재라는 소리에 익숙해져 가고 학생들은 물론 후배 교사들과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나마 교장, 교감이나 장학관 등 관리직으로 진출한 경우는 사정이 좀 나은편. 조직의 리더로서 아직은 역할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겉으론 견고해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들 역시 도전과 시련을 ‘짬밥’과 ‘눈치’로 버텨내기는 마찬가지다. 386에서 586으로 버전이 높아진 50대. 2019년 그들이 겪고 있는 교단의 현실은 어떨까. 이번 호에서는 90년대 교단에 들어와 격동의 한국교육을 온몸으로 받아낸 50대 교사들의 삶과 고민을 생각해본다. 민주화와 함께 교육개혁의 주체가 돼, 누구보다 뜨거웠던 586. 한국교육의 현대사를 관통하면서 ‘나이주의’라는 벽을 넘어 끊임없이 도전하는 ‘586 교사들’을 조명해 본다. 시월의 어느 토요일, 서울시교육연수원에서 열린 ‘수석교사와 함께 하는 중등 수업 나눔 한마당’에 교사 250여 명이 참가했다. 수업에 대한 나눔과 대화가 이루어진 이 날 행사에는 다양한 연령층의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는데, 단연 50대 교사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젊음과 패기의 상징이었던 386이 어느덧 중년에 이르러 다양한 책임을 요구받는 586이 되었다. 적게는 20여 년, 많게는 30여 년을 교직에 몸담아온 지금의 586 교사들은 달라진 학교 환경과 교육 여건에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청바지는 안 돼요.” 처음 교직에 들어선 것은 민주화 열기가 후끈하던 1989년, 서울의 여자중학교였다. 발령 첫날, 7명의 초임교사가 나란히 교장실로 들어갔다. 의례적인 인사가 오간 뒤 교장선생님께서는 ‘교사다운 옷차림’을 당부하셨다. 청바지 착용과 장신구 패용을 하지 말라는 것이 핵심이었다. 만일 똑같은 말을 지금의 초임교사들이 듣는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우리는 그날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 교장선생님께서 재직하신 동안 당부하신 내용을 잘 지켰다. 하지만 지금은 50대인 나도 청바지를 자유롭게 입는다. 여름이면 민소매를 입은 교사를 학교에서 만나는 일도 흔하게 되었다. 어느 날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출근하신 젊은 선생님을 보면서 ‘너무 짧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순간 뜨끔했다. “나도 어느새 꼰대가 됐나.” 독서하는 교무실에서 모니터 작업장으로 교무실에서는 20대부터 40대 교사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근무했다. 그리고 ‘하늘 같은’ 부장선생님들이 계셨다. 부장님들은 독서를 정말 많이 하셨다. 수업이 없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손에 책을 잡고 계셨다. 그때 생각했다. “나도 저 나이가 되면 읽고 싶은 책 마음껏 읽어봐야지.” 하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부장이 된 나에게 학교에서 차분한 독서란 언감생심이다. 공문 처리하랴, 원격 연수 들으랴, 한 순간도 모니터에서 눈을 떼기 어렵다.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가물가물할 때가 많다. 그 옛날 선배 교사들이 차 한 잔 놓고 도란도란 말씀 나누던 모습은 이제 희미한 기억으로만 존재한다. 그때는 기획이라서? 지금은 부장이라도! 40대를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을 때 학교에서 기획이 되었다. 기획의 역할은 부장을 도와 부서 업무를 중심적으로 진행하는 것이었다. 전자결재시스템이 정착되기 전에는 결재판을 들고 일일이 부장·교감·교장선생님을 차례대로 만났다. 기안 내용을 반복하여 설명하고 수정·보완 지시를 듣고 고쳐가면서 직접 날인을 받았다. 내 수업하랴, 학생 상담하랴, 청소 지도에 종례를 하다 보면 어떤 때는 결재 받는 일이 하루 이틀로도 부족할 때가 많았다. 그래서 나이스가 도입되었을 때에 정말 기뻤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수년 전부터 시작된 학교 업무정상화는 부장에게 더 많은 짐을 얹어주었다. 돌이켜보면 과거 기획이던 시절에는 일벌레로 살았고, 지금은 부장이 되어서도 자기 몫은 하고 살라고 요구받고 있다. 당연하지만 가끔은 억울하다. 성과상여금의 비애 동료 50대 남자 부장교사는 얼마 전 성과상여금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받았다. 공교롭게도 그해 우리 학교에선 1년 차 신참 교사가 최고 등급을 받았다. 반면 그 부장교사는 가장 낮은 등급을 받았다. 이 때문에 초라한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했다. 부장교사 푸대접은 내 주변만의 일이 아니다. 대체로 부장교사들은 수업시수가 적다 보니 성과급에서 불리한 경우가 있다. 성과급 정량평가는 대체로 4가지 영역 즉, 학습지도·생활지도·전문성계발·담당업무가 기준이 된다. 이들 영역 간의 중요도와 배점에서 수업시수와 담임 부분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고릿적 시절 이야기라 힐난할지 모르지만, 지금 50대는 정말 죽자 살자 일했다. 담임 업무에 수업까지 주당 22~23시간을 거뜬히 해냈고, 게다가 동아리활동까지 꽉 채워서 한 주를 보내곤 했다. 그렇다고 지금처럼 성과상여금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젊으니까 군소리 없이 궂은일을 도맡아야 했고 수업과 업무에 치이는 게 일상이었다. 세상이 변했다. 이제는 억울해도 참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가. 교육계는 연구 중, 50대는 혁신 중 공교육에서의 수업방법 개선과 과정중심 평가에 대한 요구가 극명해진 것은 모든 교사의 당면 과제이면서 50대 교사들에게도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고 있다. 필자 역시 수업방법 개선을 위해 질문이 있는 교실, 거꾸로 교실, 토의토론 학습, 프로젝트 학습 등에 대한 각종 연수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수차례 반복해서 들었다. 덕분에 다양한 학생중심 활동수업을 적용하기 시작했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는가 싶었다. 그러더니 최근에는 과정중심평가가 화두로 떠올랐다. 자유학년제를 실시하면서 과정중심평가의 필요성에 공감 하지만 한편으로는 정교한 기술을 배우고 적용해야하는 또 다른 시간과 노력을 요구받고 있다. 사실 돌이켜 보면 지금 50대 교사들의 교직생활은 늘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예컨대 각종 연수의 흐름만 봐도 그렇다. 90년대부터 학교업무에 컴퓨터 보급이 확대되면서 지금의 50대 교사들은 컴퓨터 활용능력을 익히느라 분주했다. 이어 워드자격증을 따고 엑셀 연수를 신청해서 들으며 학교 업무를 해냈다. ICT 기반 수업이 확대되었을 때에도 50대는 배우고 익히는 것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게다가 50대 교사가 중심이 되는 수석교사단의 수업나눔과 교과 멘토링 활동을 보면 50대의 경험과 능력이 교육의 큰 원동력이 되었음을 자신한다. 50대 교사, 그들만의 고민은 인생은 반환점을 돌았고 교직생활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다. 하지만 여유보다는 걱정이 많은 것도 사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사회에서 안간힘으로 버텨낸다. 대부분 50대 교사들은 부모님의 도움 없이 혼자 열심히 공부해서 교사의 꿈을 이뤘다.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며 열정과 사명감 하나로 살아온 사람들이다. 이제 그들은 연로한 부모님을 모셔야 하고 자녀들의 독립도 지원해야 한다. 무거운 책임감이 어깨를 짓누른다. 학교에서는 어떨까? 승진에 대한 고민, 부장 역할에 대한 갈등, 젊은 교사들과의 가치 충돌, 학생들과의 세대차이 등을 겪으며 자신의 진로를 고민한다. 나이 든 교사에 대한 젊은 학부모들의 불평도 들어야 하고, 어린 학생들과의 언어문화 차이로 불필요한 오해와 비판을 받기도 한다. 분명 나이가 들수록 교사로서 더 나아지는 것들이 있기 마련인데 세태는 그들을 몰라준다. 그래도 젊음이 물러난 자리에 학생들에 대한 사랑이 들어온다는 말처럼 학생들을 더 넓게 이해하고 더 많이 아껴줄 물리적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된 것은 50대만의 보너스다. 상아탑에 머물 것인가, 거리로 나갈 것인가 고뇌하던 대학 시절을 뒤로하고 80년 후반에 새로운 교육의 패러다임을 주장하고 실천하며 단결력을 보였던 386 세대 교사들, 그들은 중년의 위치에 서서 편안하고 안정적인 50대를 꿈꾸었던 과거를 기억한다. 하지만 현실을 여전히 치열하다. 현직에서 그들은 미래사회를 살아갈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계속한다. 수업에 대한 자기 성찰과 연구, 그리고 변화된 학교환경에 적응하고자 자신을 새롭게 변화시키는 일에 주저할 겨를이 없는 바쁜 50대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학교가 손쉽게 가입할 수 있는 ‘학교 전문’ 여행자보험이 경기에 도입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1일 경기교총(회장 백정한·사진)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과의 ‘여행자 공제사업 실시를 위한 제도방안 마련’ 조항에 대한 긴급 교섭을 진행 중이다. 경기교총은 지난달 말 ‘도교육청은 학생 안전사고 예방 및 교직원 행정업무 경감차원에서 경기도학교안전공제회(이하 경기공제회) 등에서 여행자 공제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방안을 신속히 마련한다’는 내용으로 긴급 추가 교섭요구안을 도교육청에 제출한 바 있다. 이 조항이 마련된다면 도교육청이 관내 학교들에게 저렴하고 안전하며, 교원 업무까지 줄여주는 ‘학교 전문’ 여행사보험을 제공할 수 있다. 그동안 일선 학교는 수학여행, 체험학습, 각종 대회 출전 시 민간사단법인(한국교육안전공제회)이 운용하는 여행자보험 상품을 주로 이용해왔다. 교원들의 일 처리에 있어 대형보험사 상품보다 편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당 법인과 이사장이 의정부지방법원으로부터 유사수신행위로 각각 벌금 1000만 원과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각각 선고 받았다. 아직 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학교 측은 이 기관에 맡기기는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그렇다고 대형보험사 여행자보험을 들자니 매우 까다로운 절차들이 따른다. 학생 생년월일과 주민번호를 일일이 기재해야 하고, 이를 위해 학부모 개인정보제공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 행사 후에도 실제 참가인원을 파악해 사후 정산까지 등 여러 절차를 거칠 수밖에 없다.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높아져 재정 부담을 가중시킬 여지도 있다. 여러 면에서 학생 야외활동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호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문제점을 접한 경기교총은 서울공제회가 2년 전부터 판매하고 있는 유사한 상품 주목했다. 교원의 일 처리가 쉽고 안전한 데다 공신력까지 갖춘 비영리단체의 상품인 만큼 경기공제회가 이를 따른다면 문제점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여기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공제회는 학교안전사고 사전예방 차원에서 여행자 공제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책무가 이미 부여되어 있고, 해당 사업의 성격상 반드시 비영리적으로 운영돼야 하기에 경기공제회가 책임지고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교총은 경기교총에게 서울공제회 측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돕는 등 긴밀한 협조가 이뤄지기도 했다. 경기교총 최승학 부장은 “해당 사업에 대해 철저하게 검증한 뒤 믿을만한 상품이라고 여겨지면 즉시 도입하기로 했다”며 “근본적 제도 개선이 이뤄질 기회라고 보고 적극 나섰다”고 설명했다. 서울공제회 송효근 부장은 “2015년 세월호 참사 이후 여행자보험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지만 교육현장에 맞는 상품이 부족하다고 여겨 철저한 준비 끝에 2017년부터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우리 사례가 타 시·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한국가정과교육학회는 2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공동체 발전을 위한 가정과교육에서의 시민교육:시민을 위한 농식품 인증 교육’을 주제로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학회는 가정교과가 시민교육을 하기에 적합한 교과라는 사실을 확인함과 동시에 그 실천 방안이 어떤 것이 있는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채정현 회장(한국교원대 교수·사진)은 “오늘날과 같이 이기주의와 개인주의가 만연되는 등의 사회문제가 확산된 상황에서 시민교육은 과거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며 “과거에는 전통사회에서 여성의 역할에 대해 교육했지만, 현재는 남녀 학생 모두를 대상으로 성숙한 가정을 통해 평등하고 자유롭고 정의로운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교육부터 예비부모교육까지 포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충북 삼양초 학생들이 지난달 29일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하나로 지진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이날 훈련은 지난달 28일부터 11월 1일까지 5일간 기간 동안의 프로그램 중 2일차에 해당하는 ‘학생 주도 어린이재난대표훈련’이었다. 이 학교는 학생들이 재난에 대한 바른 지식을 습득하고, 실제 재난 발생 시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이 같은 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정자 교장은 “2016년 경주 지진, 2017년 포항 지진 등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기에 그 어느 때보다 재난대응 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학교는 재난대응 토론훈련, 심폐소생술 실습 및 현장 대응 훈련 등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사전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협조를 구했다”고 덧붙였다. ------------------------------------------------------------------------------------------------------------------ ▷ 학교 분회는 교총의 풀뿌리 조직입니다. 학교 분회의 특색 있는 교육관련 활동 등을 사진과 함께 보내주십시오. 한교닷컴 제보코너 또는 제보 메일(jebo@kfta.or.kr)을 이용하면 됩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광주교총은 2∼3일 한국교총 종합교육연수원과 공동으로 ‘해남의 이순신 임란유적 탐방’ 교원연수를 진행했다. 1박2일 간 15시간 과정(1학점)으로 준비된 이번 연수는 딱딱한 강의식 연수를 벗어나 역사 현장을 직접 체험하며 가을바다도 구경하고 회원 간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가 높다. 광주교총의 유·초·중등·전문직 회원을 대상 우선 접수로 30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조기 마감돼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전남 해남 일대에서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 승전 근거지였던 해남지역의 유적지를 탐방하며 가을바다도 만끽할 수 있는 일정이었다. 먼저 목포 고하도에 있는 이충무공 유적을 둘러본 후 해남으로 이동해 전라 우수영 성지의 명량대첩비와 충무사, 선정비, 조선시대 진성으로 왜구를 막는 전략요충지였던 어란진 여낭터 등을 답사했다. 이어 임란 때 서산대사가 이끌던 승군의 총본영이 있었던 곳으로 유명한 대흥사(부도전, 대웅보전, 표충사, 성보박물관)와 고산윤선도유물전시관 등을 돌아봤다. 광주교총은 이 과정에서 김덕진 광주교대 교수와 관광문화해설가, 박물관 전문해설자 등의 강의로 유익한 지식을 전달하는 동시에, 이동 중 케이블카도 탑승하는 등 유익함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했다. 특히 호텔 급의 우수한 숙박시설과 지역 내 이름난 식당에서 즐기는 식사는 회원들의 만족감을 높이기에 충분했다는 후문이다. 송충섭(작은 사진) 회장은 “호국정신과 그 숭고한 가치를 우리 모두의 가슴에 되새길 수 있도록 교원들에게 해남지역의 임란 역사유적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며 “선생님들이 이틀 간 직접 보고 체험한 내용은 역사수업 등에 한층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만큼 학생들의 역사에 대한 관심과 흥미·동기를 유발해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울산교총은 지난달 26일 제8회 울산교총회장기 교직원 배구대회를 울산남부초 체육관에서 개최했다. 울산교총 회장단, 노옥희 울산시교육감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우승과 준우승은 온남초와 수암초에게 각각 돌아갔다. 언양초와 화진초는 3위를 차지했다. 이번 대회는 치열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관내 특수·유·초·중·고 8곳에서 200여명의 선수와 동료 교직원들이 참가했다. 김철용 회장은 “이번 대회를 통해 교원들이 상호간의 단결과 건전한 교직 풍토를 조성해 울산교육발전에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교육신문 한병규 기자] 대전교총(회장 정해황)은 지난달 26일 계족산에서 제13회 대전교총 가족 등반대회 행사를 가졌다. 이날 회원 및 가족 100여명이 매봉초 등에 집결한 뒤 계족산성을 오가는 코스로 진행됐다.
벌써 가을의 끝자락인가? 단풍도 절정기를 지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단풍 나들이를 못 가본 사람은 구태어 먼 곳 가지 갈 필요가 없다. 가까이 있는 단풍 명소를 찾으면 즐기면 된다. 수원의 단풍명소는 수원화성 성곽길,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 칠보산, 만석공원 등이다. 또 가까이 있는 동네 공원을 찾아가보면 울긋불긋 단풍 정취를 감상할 수 있다. 단풍을 한 차례 본 것으로는 만족을 못하는가 보다. 아내는 교직 동료들과 속리산 단풍을 다녀왔다. 부부산행으로 보령 오서산(烏棲山) 억새밭을 보았다. 얼마 전에는 가족 나들이로 청계산 이수봉을 다녀왔다. 청계사 입구에 다다르니 공기부터 다르다. 노랗고 붉은 단풍이 마음을 들뜨게 한다. 단풍을 찾는 사람들을 보니 대개 친구나 가족단위다. 건강 챙기고 우애도 증진하고 추억 남기기 산행에 좋은 계절이다. 지난 일요일엔 북한산 대신 광교저수지 수변산책로를 택했다. 오가는 왕복시간 등을 따져보면 가까이 있는 단풍 명소가 가성비가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일부러 시내버스를 타고 간다. 대중교통의 좋은 점은 지구 살리기에 일조를 하고 차창 밖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 좋다. 오고 가면서 수원시내 변화 모습을 보는 것이 흥미롭다. 자가용을 운전하면 주위를 살펴 볼 수 없다. 경기대 입구 버스 종점에서 내려 광교공원을 통과한다. 여기엔 왕참나무가 줄서서 우리를 맞이한다. 수 십 년 된 플라타너스가 제방 둑 아래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방류구 쪽 계단을 향해 제방으로 오른다. 갑자기 물소리가 들린다. 무슨 소리일까? 저수지 녹조를 예방하기 위해 살수를 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안타깝게도 저수지 수면이 녹색이다. 다시 계단을 내려와 광교산 수변산책로에 접어든다. 오른쪽으로는 저수지를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광교산을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가는 방향은 광교쉼터다. 산책객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온다. 어떤 사람은 금강산 단풍과 비교하기도 하고 설악산 단풍 이야기를 꺼낸다. 동탄에서 온 가족 다섯 분을 만났는데 여기에 온 이유는 주위 사람들 추천을 받았다고 한다. 그 만치 이 곳이 단풍 명소를 알려진 것이다. 이 수변산책로의 좋은 점은 오르내리는 굴곡은 있지만 힘이 들지 않아 누구나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산책로가 완전히 그늘이다. 등산모자와 선글라스가 필요 없다. 물위에 비친 단풍과 함께 햇빛에 비친 단풍을 역광으로 볼 수 있다. 산책길 통로도 맞은 편에서 오는 사람과 부딪치지 않고 교행할 수 있다. 또 곳곳에 벤치가 있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우리 부부의 목표는 단풍을 감상하고 그것을 카메라에 담는 일이다. 카메라 화면에 비친 풍광을 보면 여기가 설악산인지 북한산인지 모를 정도다. 단풍으로 알려진 유명산의 단풍 못지않다는 말이다. 주위를 자세히 관찰하면 뜻밖의 수확도 있다. 오늘은 소나무 위에서 쉬고 있는 가마우지를 촬영했다. 광교쉼터에서는 어로(漁路)를 오르내리는 잉어를 목격했다. 단풍 이외에 얻은 소득이다. 간식으로 준비한 단감과 사과를 먹는 맛도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한다. 입이 즐겁고 배가 불러야 단풍이 눈에 들어온다. 정자 쉼터에서는 가족과 친구 단위로 점심을 먹는 모습이 정겹다. 광교쉼터에서는 귀에 익은 음악소리도 들린다. ‘나 어떡해’ ‘가을사랑’ ‘옛 시인의 노래’다. 산책객에게 주는 음악동호회원들의 음악선물이다. 이 곳 단풍의 특징은 붉은색과 노란색, 갈색, 초록색이 조화를 이룬다는 것이다. 당단풍나무는 잎이 붉은색이도 생강나무 잎은 노랗다. 떡갈나무잎은 갈색이다. 소나무는 녹색의 푸르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산책객들은 포토존은 정열적인 당단풍나무가 배경이다. 사진을 촬영하다보면 놓치기 아까운 풍광이 많아 100여 장 정도 찍는다. 기사에 나오는 사진은 심사숙고하여 선별된 것이다. 올해 우리 부부 단풍나들이 이것으로 만족해야 할까? 아니다. 가까이 있는 칠보산에 자연이 갈색 물감 풀어 놓은 것을 보러가야 한다. 우리 부부의 이상한 습벽 하나. 해마다 보던 단풍을 보아야 마음이 안정된다는 것. 그래야 평상 시 하던 일이 손에 잡힌다. 단풍 나들이 일상이 되고 과제가 되었다. 자연에서 즐거움 찾기, 꽤 괜찮은 취미다.
경북 영천시 신녕초등학교(교장 박종욱)는 11월 1일(금) 4~6학년을 대상으로 호국문화와 함께하는 신녕 나래펴기 프로젝트 체험학습을 실시했다. 오전에는 신녕향교 주관으로 명륜당에서 이종목 강사님에게 ‘한자로 배우는 충·효·예’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유학자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대성전을 둘러보고 조상들의 숨결을 느껴보았다. 다음으로 관광버스를 타고 ‘호국문화와 함께하는 신녕 나래펴기 프로젝트’ 일환으로 영천의 3선현(정몽주, 최무선, 박인로)인 최무선과학관과 노계 박인로 문학관 및 도계서원을 탐방했다. 최무선과학관 시청각실에서 최무선장군의 화약무기 개발과 진포대첩에 대하여 다룬 애니메이션을 보았다. 그리고, 문화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상설전시관과 창의과학체험실에서 최무선의 생애, 화약 개발, 현대의 발전 내용을 영상과 그래픽으로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조선시대 가사문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노계 박인로 선생님 문학관을 탐방하였다. 문학관에서 조금은 어려웠지만 시조, 가사, 한시문 등을 살펴보고 시대의 아픔을 딛고 삶과 자연을 노래한 선생님을 이해하고자 학생들은 노력했다. 그리고, 선생님의 묘소를 참배하고 숭고한 정신을 기렸다. 신녕초등학교 박종욱 교장선생님은 “호국문화와 함께하는 신녕 나래펴기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우리 고장의 3선현의 생애와 업적을 알게 되었으며, 우리 고장 영천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저마다 소중한 꿈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10여년 전만 하더라도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 가장 힘들어 했던 부분은 교실의 냉·난방 부재였다. 지금은 모든 학교에서 냉·난방 장치가 잘 되어 있어 불편함은 거의 해소되었다. 학생들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의 만족도도 높다. 다만 전기요금 부담으로 원하는 만큼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추가로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아직도 냉·난방에서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 바로 학교의 화장실이다. 그나마 난방은 수도관의 동파 예방을 위해 어느 정도 가동이 되어 큰 불편이 없지만 문제는 냉방이다. 화장실의 냉방장치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설치되지 않았다. 따라서 한 여름에 학생들이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호소한다. 화장실의 냉방장치 설치가 부족한 것은 예산 문제도 있겠지만 관심의 사각 지대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교실 등의 냉방장치 설치에 비해 예산이 상대적으로 덜 들어도 설치가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가정의 화장실에 비해 학교의 화장실에 실망을 하고 화장실의 냉방 이야기를 하는 학생들이 있는 편이다. 학교의 낙후된 시설 공사에는 비교적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서울시나 서울시 교육청에서도 긴급한 상황이 감지되면 예산을 내려주고 있다. 향후에는 화장실의 냉방장치 문제도 해결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어쨌든 학생들이 학교에 와서 편안하게 공부하고 돌아갈 수 있는 여건 조성을 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대 변화를 따라 잡을 수 있는 다양한 학교의 여건개선에서 화장실 개선도 우선시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위생문제와 쾌적함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교육당국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지난달 23일 해 질 무렵, 대구 계성고(교장 현창용) 교정에 오케스트라 연주가 울려 퍼졌다. 1·2학년 재학생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관현악반, 개교 113주년을 기념해 학생, 학부모 113명으로 구성된 합창단은 팡파르를 시작으로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등 총 10곡을 선보였다.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을 위해 마련한 ‘힐링 콘서트’였다. 올해로 6년째 열린 힐링 콘서트는 1·2학년 후배들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준비했다. 3학년 김세린 양은 “점심시간에 음악실을 지나가다가 콘서트를 연습하는 소리를 듣고 고마운 생각이 들었는데, 응원이 담긴 콘서트를 실제로 보니 웅장한 사운드에 가슴이 벅찼다”며 “며칠 남지 않은 수험생활, 끝까지 힘을 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며 소감을 전했다. 콘서트에 참가한 1학년 박기현 군은 “우리 학교에 와서 느낀 최고의 전율이었다”며 “이곳에 오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고 말했다. 지도를 맡은 김세현 교사는 “고3 수험생들의 사기를 높이고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서 보람 있었다”며 “재학생들에게도 음악을 통한 인성교육과 힐링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라”는 말은 어쩌면 모든 공연에 통용되는 ‘영업 멘트’인 듯싶다. 몇몇 오픈런 공연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품이 제한된 기간 안에만 관람이 가능하고, 막이 내리면 언제 다시 무대에 오를지는 제작자를 제외하면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려는 공연들은 “기회는 이번뿐”이라고 조금 더 힘주어 말하고 싶은 작품들이다. 이번 공연이 아니면 다시는 지구에서 만날 수 없는 공연 아이다와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오페라의 유령에 대하여. 빛의 뮤지컬 아이다 아이다는 ‘뮤지컬의 명가’ 디즈니가 7년이라는 오랜 기간을 거치며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이다. 동시에 디즈니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하지 않은 작품이자, 어린이 관객이 아닌 성인 관객을 대상으로 제작한 작품이기도 하다. 뮤지컬 라이온킹의 주역인 앨튼 존‧팀 라이스 콤비는 락, 가스펠, 발라드까지 다양한 장르의 넘버를 탄생시켰고, 비극적인 사랑뿐 아니라 삶의 고찰까지 담은 깊이 있는 가사로 음악의 완성도를 높였다. 작품의 배경은 기원전 3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집트가 영토를 넓힐 야망에 가득 차 주변 국가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기에 한창인 이때, 선봉장으로 나선 라다메스 장군이 작은 나라 누비아에서 한 무리의 여성을 포로로 이집트에 데려온다. 여기에는 신분을 숨긴 누비아의 공주 아이다가 포함되어 있다. 라다메스는 어느새 자신에게 서슴없이 직언을 하는 아이다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그의 약혼자이자 이집트의 공주인 암네리스는 두 사람의 사이를 눈치 채고 괴로워한다. 그렇다면 왜 ‘빛의 뮤지컬’이라는 별명이 붙은 것일까. 관객들에게 황홀함을 안겨주는 것이 바로 조명이기 때문이다. 해질녘에 붉게 물드는 강가, 세 주인공의 심리적인 장벽, 이집트 특유의 이국적인 색채로 채워진 왕궁의 분위기가 모두 조명으로 만들어진다. 즉, 아이다에서 조명의 역할은 단지 주인공을 부각하고 분위기를 만들어내는 정도의 부차적인 요소가 아니라, 장소와 심리를 시각적으로 무대 위에 펼쳐내는 또 하나의 주연인 셈이다. 이를 위해 대형 뮤지컬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많은 수의 조명 기구(900대의 고정 조명과 90대의 무빙 라이트)가 사용된다. 특히 일반 조명보다 동작, 음악을 따라가는 속도가 기존보다 2배 이상 빠른 무빙 라이트가 최대 규모로 설치돼 풍부한 색의 향연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이 특별한 이유는 따로 있다. 이번 공연이 한국은 물론 전 세계 무대에서 아이다를 만날 수 있는 마지막 무대이기 때문이다. 1999년 처음 시카고에서 트라이아웃 버전을 선보인 이래 20여 년 간의 역사를 가진 이 작품은 제작사인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의 결정으로 지금의 버전으로 더 이상 공연되지 않을 예정이다. 이러한 아쉬움 때문인지 이번 공연에 임하는 배우들의 각오는 자못 비장하다. 이전 공연에 참여했던 윤공주‧정선아‧아이비‧김우형과 더불어 5차까지 이어진 치열한 오디션 끝에 새롭게 합류한 전나영‧최재림 등은 개막에 앞서 열린 쇼케이스를 통해 “마지막 공연인 만큼 어느 때보다 완벽한 작품을 보여 드리겠다”며 진심이 담긴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11.13-2.23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 1544-1555 전설적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The Phantom of the Opera’ ‘Think of Me’ ‘All I Ask of You’… 뮤지컬을 좋아하지 않는 관객이라고 하더라도 앞의 노래는 한 번쯤 들어보았을 법 하다. 이와 같은 명곡들이 바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넘버들이다. 작품은 뮤지컬계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두 사람, 작곡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제작자 카메론 매킨토시의 손에서 탄생했다. 각각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레 미제라블 미스 사이공을 탄생시킨 이들은 1986년 초연한 이래, 세계 메이저 어워드 70개 주요 부문 수상, 전 세계 37개국 172개 도시 공연, 브로드웨이 최장기 공연 기네스 수립 등 그야말로 뮤지컬의 역사라고 할 만한 기록을 몽땅 새롭게 썼다. 7년 만에 성사된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거대한 샹들리에와 파리 오페라 하우스, 안개가 자욱한 지하 호수 등 거대한 스케일의 무대를 그대로 만나볼 수 있다. 팬텀 역으로는 역대 최연소 유령이자 웨버의 작품에서 6편이나 주역을 맡으며 총애를 받고 있는 조나단 록스머스가 참여한다. 팬텀의 뮤즈 크리스틴 역으로는 25주년 기념 내한공연에서 크리스틴을 맡아 한국 관객에게 사랑을 받은 클레어 라이언이 다시 한 번 참여한다. 2019.12.13-2020.2.9 | 부산 드림씨어터 | 1577-3363 2020.3.14-2020.6.26 |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 | 1577-3363
한국교총에서는 매년 전국단위 연구대회(현장교육연구대회, 전국교육자료전, 초등교육연구대회)를 추진하면서 2년마다 새로운 연구 대주제를 선정·제시하여 연구하는 교원들이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창의적인 연구 활동을 뒷받침하고 있다. 1952년 공주에서 개최된 제1회 현장교육연구대회 대주제는 ‘교육과정의 개조’였다. 이후 연구 대주제는 통상 2년을 주기로 선정하여 현장의 고민과 교육이 지향하는 바를 담고자 노력해 왔다. 지난 2017~2018년의 대주제는 ‘연구하는 선생님, 배움이 있는 수업, 생동하는 교실’이었다. 2019~2020년 대주제는 2017년 말 공모를 통해 ‘따뜻한 마음·새로운 생각·실천하는 교육’으로 정해졌다. 공모에 많은 의견이 있었지만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비전인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적인 인재 양성’과 ‘학습 경험의 질 개선을 통한 행복한 학습의 구현’을 아우르고, 나눔과 배려가 있는 따뜻한 마음을 키우는 공동체 교육은 미래 사회를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역량이 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이러한 주제를 정한 것이다. 미래 사회에 대비한 교육을 위해서는 학생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고 학생들 스스로 가능성과 창의성을 계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수·학습에 대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아울러 평가에 대한 연구도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지식 위주 틀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평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질 때 진정한 교수·학습 방법 개선도 있을 것이다. 또 학생들이 학교에서 겪는 여러 고충과 어려움을 파악하여 그 고충을 덜어주고 장애를 해소해주기 위한 연구도 생활지도와 함께 필요하다. 지금까지 연구대회가 교사들의 전문성을 신장하고 현장 교육문제 해결을 통해 현장교육 발전에 기여해 왔듯이 올해의 대주제가 주는 시사점이 현장연구를 보다 활성화할 것이라 기대한다. 현장교육연구가 활성화되고 많은 교사가 참여하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갈 우리 학생들에게 보다 바람직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현장교육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제50회 교육자료전에는 14개 분야 128편의 작품이 출품되었다. 49회의 147편, 48회의 184편, 47회의 234편에 비해 급격히 줄어들었다. 편수의 급감 못지않게 작년과 같은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먼저, 이번 대회에서도 여전히 중등 출품 편수가 13편으로 매우 저조하다는 점이다. 중등 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히 요청된다. 또 지역 간 출품작 수가 현저히 차이나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어떤 시·도에서는 41편이 출품하였으나 무려 5개 시·도에서는 단 1편만 출품됐다. 50년 전 한국교총은 전국교육자료전을 개최하여 연구하고 개발하고 실천하는 교사의 중요성에 주목함으로써 우리의 교단이 획기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반세기 동안 한해도 거르지 않고 교육자료전을 개최해 오고 있다. 올해 출품된 작품의 특징은 각 분야에서 학생들이 어려운 개념을 쉽고 재미있게 그리고 의미 있게 학습할 수 있도록 가상현실이나 스마트 매체, 코딩 기법을 활용하여 직접 활동해 보도록 하는 작품이 작년에 비해 많아졌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이것은 14개 모든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한 교과를 지도하면서도 융합적인 측면에서 학생들이 학습하는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다른 교과목이나 일상생활 장면에서의 소재를 활용하는 자료도 눈에 많이 띄었다.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창의성이나 사고력 신장을 위한 다양한 학습 자료들과 그동안 피상적으로 강조되어 온 환경·시민·역사·진로·인성 교육 등과 관련된 자료들이 이번 자료전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번 교육자료전을 통해 나타난 교사들의 노력과 열정은 우리 교육을 이끄는 거대한 원동력임을 높이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년 동안 수많은 시간을 작품 개발에 힘써온 선생님들의 노고에 경의를 표한다. 결과에 관계 없이 앞으로도 우리 교육 발전에 헌신해 주시길 간곡히 바란다. 교육부와 교총에서는 우수한 자료를 장기간 상설 전시할 방안을 찾아 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끝으로 더 많은 교사가 자료전에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도록 교총과 교육청 간의 소통이 활성화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 우유배달을 하는 할아버지 김만석과 파지 줍는 할머니 송이뿐. 인생의 황혼기에 만나 서로 의지가 되어주는 노인들의 사랑을 담은 연극 그대를 사랑합니다가 돌아온다.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되며 큰 사랑을 받은 작품은 동화적인 색감의 무대로 따뜻함으로 마음을 덥힌다. 배우 이순재‧박인환과 손숙‧정영숙이 각각 김만석과 송이뿐을 맡는다. 2019.11.22-2020.2.2 | 서경대학교 공연예술센터 스콘1관 연극 엘리펀트 송 어느 날 돌연 사라져버린 의사를 찾기 위해 병원장 그린버그와 환자 마이클이 마주앉는다. 마지막 목격자인 마이클은 코끼리 이야기만 늘어놓지만, 그린버그와 수간호사 피터슨은 그 안의 단서를 찾아내기 위해 주고받는 치밀한 대화를 주고받는다. 2년 만에 돌아오는 이번 작품에는 지난 시즌에 참여한 곽동연(마이클), 이석준‧고영빈(그린버그)과 함께 정일우‧강승호(마이클), 양승리(그린버그)가 합류해 기대를 더한다. 2019.11.22-2020.2.2 | 예스24스테이지 3관 전시 세종 컬렉터 스토리展-컬렉터 김희근 세종문화회관이 컬렉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냄으로써 미술 시장의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선보이는 기획전. 컬렉터 김희근의 수집품 49점은 대중성의 절제, 개념과 형식, 움직임과 사유라는 세 가지 섹션으로 구성돼 전시된다. 여기에는 앤디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백남준, 토마스 루프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돼 있다. 10.23-11.12 |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 뮤지컬 빈센트 반 고흐 작품은 화가 빈센트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 반 고흐가 주고 받은 700여 통의 편지로 엮어낸 뮤지컬이다. 프로젝션 맵핑 기술로 고흐의 수많은 명작을 무대 위에서 살아 움직이는 영상으로 펼쳐낸다. 여기에 선우정아의 음악은 고흐의 이야기를 더욱 감성적으로 전달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배우 이준혁과 조형균, 김대현, 배두훈이 반 고흐를, 박유덕, 박정원, 송유택, 황민수가 테오를 맡는다. 2019.12.7-2020.3.1 | 예스24스테이지 1관
우리는 한때 고대 일본에 선진문명을 전하며 섬나라의 번영에 문을 열어 주었던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근대에 와선 나라의 문을 꽁꽁 걸어 잠그고 폐쇄정책을 유지하는 관계로 상황은 크게 역전되어 마침내 그들이 우리를 식민지로 통치하며 수탈과 학살의 빌미를 제공한 통한의 시기를 보냈다. 현대에는 그 역전된 국력의 연장선에서 아직도 우리를 속국으로 간주하며 경제보복을 일삼고 우리의 영토를 자국화하려는 역사왜곡의 뻔뻔한 작태를 보고 국가적인 속앓이를 할 뿐이다. 이것은 우리가 자초한 결과이기에 그 후유증을 언제까지 안고 가야만 할 것인지 국민적 각성이 새삼 필요한 때이다. 그렇다면 양국 간의 엄청난 국력의 차이를 발생시킨 요인이자 국가번영의 요체는 무엇일까? 논자에 따라 여러 가지 반응이 나올 수 있다. 혹자는 ‘군사력’이라고 말하고, 또 다른 이는 ‘부’라고 주장하기도 하며 또는 ‘리더십’이라는 말한다. 어느 주장이든 일리가 있어 단언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역사를 통해 귀납적으로 추론해보면 ‘개방성’이란 공통분모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간단하게나마 세계사를 고찰해보자. 마케도니아는 알렉산더 대왕의 영웅적 리더십이 돋보이는 걸 부인할 수 없지만 정복지의 문화와 관습을 존중했던 만인동포주의 내지 세계주의라는 개방성을 간과할 수 없다. 동서양의 문화를 융합한 헬레니즘은 어쩌면 필연적 귀결이었다. 로마는 조그만 산골짜기 마을에서 발흥하였으나 대제국을 이루어 천 년을 번성했다. ‘팍스 로마나’를 누렸던 근원은 뛰어난 통찰력과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패자들까지도 포용한 개방성에서 찾을 수 있다. 몽골은 몽골고원에 살던 유목민이 건설한 역사상 가장 큰 대제국이었다. 칭기즈칸은 저항하는 도시의 주민을 학살하기도 했지만 피정복민이라 하더라도 유능한 인재를 수하에 두었고, 다양한 종교를 용인하고 타민족과의 혼인을 장려하는 등 개방성을 통치이념으로 삼아 몽골민족의 수적 열세와 문화적 후진성을 극복하였다. 에스파냐의 경우, 무슬림과 유대교를 포용하는 개방성을 유지한 시대는 세계패권국의 번영을 누렸으나 나중에 무어인과 유대인을 배척하는 폐쇄성으로 인해 그 바턴을 네덜란드, 대영제국으로 넘겨주었다. 네덜란드는 비록 작은 나라이긴 했지만 에스파냐에서 쫓겨 온 유대인을 받아들이는 개방정책을 적극 펼침으로써 잠시나마 세계패권국으로 등극할 수 있었다. 대영제국은 다른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고 세계와 소통하는 열린 자세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구축하였다. ‘팍스 브리타니아’는 그 개방성의 결실이었다. 미국은 기회의 땅으로 소문나 유럽, 아프리카, 아시아 등지에서 다양한 인종들이 구름같이 몰려들어 마침내 인종의 용광로가 되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 지금까지 독보적으로 세계패권을 유지하는 까닭은 개방성의 원동력이 내재적 구성요건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그런 반면에 대한민국은 오천년 역사를 통해서 한 번도 패권국으로 행세한 적이 없다. 좁은 국토, 지정학적 위치 등 주어진 환경 탓일 수도 있고, 적은 인구, 영웅적 리더십의 부재, 국론분열 등 사람 탓일 수도 있다. 여러 가지 구차한 이유만을 댈 수는 없다. 우리 역사에 영웅이 없었다고 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우리가 자랑하는 단일민족국가라는 특성이 오히려 개방성을 가로막은 요인으로 작용한 듯하다. 병자호란의 삼전도 굴욕과 구한말의 한일합방은 폐쇄성의 종결자다. 개방성이 국가 번영의 요체라는 반증이기도 하다. 최근 나라가 극히 어지럽다. 국론 분열이 가져다 준 후유증이 어떠할지 앞이 보이지 않는다. 거의 내란수준이다. 이제 ‘우리민족끼리’라는 폐쇄성을 접고 포용과 관용이라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때다. 더 이상 우리 역사는 광화문 앞에 도끼를 들고 나와 국가의 개방에 제동을 걸고 이를 우국충정으로 간주하던 우물 안의 개구리를 벗어나야 한다. 국가의 문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마음의 문도 활짝 개방하여 민족의 생존을 도모할 때이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바로 어제다. 시월의 마지막 날이다. 올해가 바로 두 달 남았다는 말이다. ‘시월’ 하면 생각나는 노래가 이 용의 ‘잊혀진 계절’과 김동규의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다. 아마도 역사로 보면 ‘잊혀진 계절’이 더 오래 되었다. 리포터는 주경야독을 하던 80년대 야간대학 시절, 국문과 학생들과 대학 골목길을 지나며 이 노래를 불렀었다. 시월의 마지막 날 대낮,우리 아파트에서 내려다보이는 서수원의 힐링 공간인 일월공원을 둘러보았다. 왜? ‘시월의 마지막 밤’이 있으면 ‘시월의 마지막 낮’도 있는 것이다. ‘시월의 마지막 밤’은 여러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있는데 ‘시월의 마지막 낮’은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다. 나의 오기가 작동한 것.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낮에도 역사는 진행이 된다. 카메라를 들고 일월공원 물놀이장으로 향하였다. 이곳에 오면 한 여름철 어린이들의 함성이 들리는 듯하다. 물놀이장 입구의 느티나무는 가을을 알리고 있다. 늘어선 느티나무의 황금빛 잎이 산책객을 반겨준다. 또 마로니에의 길고 커다란 잎도 황금빛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서 장관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우람한 왕참나무. 위용도 대단하거니와 갈색이 이렇게 여러 색으로 나타날 줄 미처 몰랐다. 이제 호수 쪽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일월 화장실 인근 작은 나무에 꽃이 피었다. ‘헉, 이 가을에 꽃이 피다니? 명자나무다. 이 꽃 그냥 지나치면 보이지 않는다. 가다가 발걸음을 멈추어야 한다. 꽃과 시선이 맞아야 한다. 스마트 폰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셔터를 누르게 된다. 기록 사진이다. 빠알간 산수유 열매는 투명하기까지 한다. 노오란 꽃은 봄을 알려주더니만 열매는 가을을 알려준다. 호수를 지나가는 산책객을 원경으로 하고 산수유 열매를 근경으로 하니 작품 사진 하나가 나온다. 아무 생각 없이 찍으면 평범한 사진이 되고 아이디어를 넣고 구도를 생각하면 의미 있는 사진이 된다. 일월공원 산책로는 입구에서부터 수양버들길, 왕벚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 왕벚나무길, 메타세콰이어길로 이어진다. 호수 둑은 중국단풍길이다. 호수를 바라보면서 걸어간다. 흰뺨검둥오리와 물닭의 유영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뿔논병아리가 잠수하여 작은 물고기를 물고 나오는 것을 보면 탄성이 나온다. 안타까운 것은 지난번 태풍으로 논에 있는 벼가 쓰러진 것. 부지런한 농부라면 한 톨이라도 건지려고 벼 세우기를 했을 터인데. 몇 몇 논은 물에 잠긴벼에서 싹이 돋아난다. 아마도 수확을 포기한 듯하다. 벼가 쓰려져 있는 논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농부가 밭을 갈아엎는 것도 마음이 아프지만 추수하지 못하는 논을 보는 것도 그렇다. 일월공원엔 수원청개구리 서식지가 있다. 이곳에 수원청개구리가 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수원청개구리 복원을 위해 서식지를 마련해 놓은 것이다. 입구 오른쪽에는 하얀 억새가 눈길을 끈다. 수원화성 성곽 산책길도 억새가 장관이라는데 여기서도 억새가 볼만하다. 내가 맨 마지막으로 들리는 곳은 둑 아래 텃밭, 여기엔 농작물만 자라는 것이 아니다. 10개의 정원이 꾸며져 있어 산책객의 시선을 잡는다. 얼마 전까지 추억정원이 화려하더니 지금은 무지개 정원에 여러 가지 꽃이 피었다. 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어린 시절 추억에 잠기기도 한다. 학교 현장에 있을 때 학생들이 등하교 할 때 보라고 교문입구에 정서 순화를 위해동시를 게시했었다. 바로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예쁘다. 너도 그렇다’라는 나태주 시인의 ‘풀꽃’이라는 시다. 일월공원을 산책하면서 애정 어린 시선으로 자연을 관찰하면 아름다움이 보인다. 야외공연장 인근에서도 봄에나 볼 수 있는 철쭉꽃을 보았다. 여기서는 가을에도 봄꽃을 볼 수 있다. 일월공원 가을 풍경에 빠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