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한국교총과 교육부가 54개 조 69개 항의 교섭·협의안에 전격 합의하며 교섭을 타결했다. 2022년 12월 정성국 교총회장과 이주호 교육부장관이 마주해 교섭·협의 개회식을 개최한 지 1년 만이다. 이번 교섭 합의는 각 교섭 과제별 대표성을 지닌 교섭위원과 교육부 소관부서 과장이 직접 참여해 3차례의 소위원회와 10여 차례 공식 실무협의회를 갖는 등 이전 교섭과는 사뭇 다른 치열한 교섭·협의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주요 합의 내용으로는 담임교사(20만 원) 및 보직교사(15만 원) 수당 인상, 학교 운영과 분리된 별도 늘봄학교 운영체계 마련 및 지자체 참여 적극 유도, 모욕·성희롱 평가로 변질되고 교권 침해 온상으로 전락한 현행 교원평가제 서술형 평가 폐지 및 전면 개편, 교원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비본질적 행정업무 학교 밖 이관, 교원배상책임보험 대상·내용 확대 및 지역별 차이 개선, 학교 성격을 고려한 유치원 명칭 변경, 교원연구비 학교급별‧직위별‧경력별 차등 지급 폐지 및 상향 지급 등 교권보호와 교원 근무 여건 처우 개선에 관한 의미 있는 성과가 다수 포함됐다. 교육에 전념할 환경 기틀 마련돼 정부가 적극적 이행 자세 보여
2024-01-01 09:10교육부에서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를 발표하면서 전국의 모든 초·중·고교에서 학칙 변경 절차를 진행했다. 일부 시·도교육청에서는 학칙에서 학교생활규정을 별도로 위임하고 있어서 학교생활규정을 변경해야 하는 학교도 있다. 생활지도 고시만으로 학생을 처벌하면 문제의 소지가 있다. 학칙이나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할 때 살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1. 의견수렴 기간 학교를 구성하는 주체인 학생, 교직원, 보호자 등 3주체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할 때는 내용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요약 정리가 필요하다. 신구 대조표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학생, 교직원, 보호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기간이라는 내용을 내부 결제를 거쳐 그 절차와 양식을 가정통신문이나 홈페이지를 활용해 공개한다. 교직원들에게는 메신저로 내용을 안내하고, 학생은 학생자치회 회의를 거치도록 한다. 보호자는 학부모 총회, 교육과정 설명회 등의 행사를 진행하며 안내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요즘에는 유튜브 방송이나 실시간 줌을 활용해 진행하기도 한다. 2. 학교 운영위원회 상정 학교 운영위원회는 학년 초나 처리할 안건이 있거나 추경을 통한 예산 변경, 학사일정의…
2024-01-01 09:00한국교총 2030 청년위원회(청년위)의 역할은 2030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활동하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교육의 미래를 이끌어 나갈 새로운 인재들을 발굴하고 변화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 청년교사들의 목소리 대변해 지난해 청년위 5기를 마무리하며, 새로운 청년위의 동력과 열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곤 했다. 새로운 청년 리더와 함께 교총의 활력을 넣어주길 바라는 소망이었을 것이다. 올해 6기 위원장 연임이 결정되고 새로운 운영진이 구성되면서 청년위는 특별한 동력을 얻게 되었다. 청년위 6기 운영진의 첫 만남으로 진행된 4월 운영진 워크숍이 첫 출발이었다. 밤샘 고민과 회의를 통해 사업계획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주요 의견 중에서 정책 활동, 2030 캠프, 봉사활동 등이 있었으며, 구체적인 행동을 위해 교육 정책 활동을 시작하자는 목소리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청년위의 올해 첫 활동은 정책 요구사항 전달이었다. 6월 16일 국회 앞에서 학생 학습권 및 교사 수업권 보장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 청년위는 “청년교사가 요구한다.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권을 보장하라”는 구호를
2023-12-18 09:10대한민국의 출생률은 0.78명으로 세계 최저다. 2011년 47만 명이었던 출생아 수는 10년 만에 26만 명으로 줄었다. 2023년 3월 기준 신입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는 전국에 145개였다. 지난 2022년 3월에는 114곳이었던 반면, 올해는 145개로 늘었다. 전국적으로 신입생이 5명 미만인 초등학교가 856개였고, 10명 미만인 초등학교는 1587개였다. 전국 초등학교가 6163개니, 올해 초등학교 4곳 중 한 군데는 신입생이 열 명이 채 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전체 나누는 평균값 적용 안 돼 이뿐 아니다. 2021년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공립 초·중등학교 학생 수는 2023년 대비 2027년까지 13%인 58만여 명이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2038년 초등학생 수는 88만여 명(34%)이, 중학생 수는 86만여 명(46%)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2023년 4월 12일 브리핑에서 “미래 교육 수요를 반영하기 위해 2018년에 마련한 ‘중장기 교원 수급 계획’을 수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했다. 출생률이 줄면 학령인구도 줄고, 그만큼 교원도 적게 뽑아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교육부에서 발표한 공립 교원 신규 채용
2023-12-18 09:10연말이 다가오면서 문제 학생 분리 조치에 대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시·도교육청마다 분리 조치에 대한 처리 지침이 다르다는 것이다. 대구, 울산, 제주는 관리자, 학교장, 교감 등의 역할을 명확하게 규정한 반면, 다른 시·도는 분리 운영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특히 일부 시·도의 경우 관리자(학교장)라는 용어를 슬쩍 빼고 두루뭉술하게 ‘교직원’이라고 정한 곳도 있다. 실제 문제 학생의 경우 대부분 상담실, 교장실 또는 교무실로 이동하는데 수업이 없는 교사가 지도하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수업이 없더라도 교무실에 있는 것을 꺼리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결국 수업 시간에 문제 학생이 있어도 동료 교사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참고 넘어가는 상황도 예상된다. 여기에 제주특별자치도 내 국제학교에서 문제 학생을 처리하는 방식을 참고해보면 어떨까 한다. 모 국제학교의 경우 학생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가 발생하면, 사안의 경중을 따져 학년부장-교감-교장 순서로 해당 학생을 지도한다. 심각한 폭언과 폭력이 있으면, 교장실로 이동해 별도 분리되고 이후 학부모를 바로 호출한다. 또 다른 학교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은 즉시 학년부
2023-12-18 09:10두 사람만 모여도 견해가 다르고 가족 간에도 이견이 발생한다. 하물며 전국 방방곡곡에서 학교와 교과목, 직위, 성별이 다른 교원이 불과 한 달여 만에 한마음 한뜻으로 의지를 모았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교총이 11월 1일부터 12월 9일까지 전개한 ‘아동학대 및 학교폭력 관련 법령 개정 촉구 서명운동’에 총 10만2616명이 참여했다. 수많은 서명운동이 있었지만 이처럼 짧은 기간에 응집력 있게 서명에 동참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그렇다면 교직 사회의 이러한 참여 열기의 이유와 의미는 무엇일까? 첫째, 교실 붕괴와 교권 침해 현실을 이제는 참을 수 없다는 결연한 분노의 표현이다. 서이초 교사의 안타까운 죽음을 통해 그간 선생님이라는 이유로 참았던 안타까움과 분노 표출이 광화문과 국회 앞 집회에 이어 서명운동으로 집약된 것이다. 둘째, 실질적인 어려움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 요구다. 정당한 생활지도나 교육활동임에도 툭하면 아동학대로 신고돼 담임 박탈과 직위해제, 경찰·검찰 조사를 받는 처량한 신세로 전락한 교사상을 바꾸지 않으면 교권 보호와 교육이 발전할 수 없다는 마음이 하나로 뭉치게 했다. 결국제도 개선 결과를 만들었다. 한창 서명이 진행되던 지난달…
2023-12-18 09:10최근 들어 학교 현장에서는 법령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학교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민원에 대처하고, 학생들에게 더 안정적인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법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매우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교원 또한 국가직 공무원이기에 이에 직무와 관련된 법령은 필수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직무와 관련된 법령 이해해야 필자는 현재 일반대학원에서 법학과 교육대학원에서 교육행정을 전공 중이다. 처음에는 교육행정을 먼저 공부했으나, 행정에는 다양한 법령이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깨닫고 법학도 함께 공부하게 됐다. 대학원 과정은 법학에 대해 아무런 기초도 없이 들어갈 수는 없는지라, 방송통신대에서 어느 정도 공부를 한 뒤에 일반대학원 법학과에 지원했다. 처음 법학 공부를 할 때는 로스쿨 입학에 대한 유혹도 많이 받았다. 하지만 로스쿨은 실무를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 관련 법령을 연구하고 발표하고자 하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유혹을 떨칠 수 있었다. 이제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교원들이 왜 법을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지만,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들을 수 있을 거 같다. 첫째,
2023-12-11 09:10학교의 존재 이유는 헌법과 교육기본법이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행복권 추구권, 능력에 따른 교육의 기회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을 통해 국민이 민주시민으로 성장하고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나라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존재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학생복지라는 미명 아래 학교는 복지기관으로 변질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생긴 무수히 많은 행정업무가 학교를 힘들게 하고 있다. 행정업무에 치이는 학교 현장 정책실행계획서, 자체점검표 제출, 결과 보고 등의 공문 접수 없이 오로지 교수·학습을 위한 준비와 자료 제작, 그리고 학생 생활지도에만 온전히 근무시간을 소진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꿈꾸는 것이 교육공무원인 교사들의 잘못된 생각일까? 학교의 행정업무 부서조직은 크게 교무실과 행정지원실로 이뤄져 있다. 교무실은 대부분 교원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직접적인 교육활동을 실현하기 위한 교육활동 업무와 교육활동 지원업무, 교육활동과 관련이 없는 잡무들을 수행한다. 행정실은 학교회계, 학교시설물 및 안전관리, 교직원 보수 및 교육공무직 인력 관리업무 등을 주 업무로 하고 있다. 그런데 경기도교육청을 예로 들면, 총 19개의 부서가 존재한다. 각
2023-12-11 09:10교육부는 전직 경찰수사관 또는 전직 교원에게 학교폭력 조사를 맡기는 내용을 골자로 한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개선방안’을 7일 발표했다. 내년 3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3월 교육부가 ‘학교폭력 근절 대책’을 발표한 지 9개월 만이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월 6일 교원 간담회를 개최한 지 두 달만이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2004년 학교폭력예방법이 제정된 이후 처음으로 학교폭력 사안 조사가 외부로 이관된다. 즉, 학교폭력 사안 조사 및 처리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것이다. 교직 사회의 분위기는 매우 긍정적이다. 교총이 지난 11월 발표한 교원 설문조사에서 대통령이 ‘심각한 학교폭력은 경찰이 담당하는 것을 고려하고 학교전담경찰관 확대’를 언급한 것에 대해 92.1%가 찬성하기도 했다. 많은 교원은 기피 0순위인 학폭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덜고 교육적 역할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 총 6만2053건의 학폭 사안이 발생했다. 학폭 조사 및 처리 과정에서의 업무부담과 민원, 나아가 민·형사상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현장의 어려움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특히 학폭 범위가 너무 넓다 보니 학원, 놀이터, 여행지 등 학교…
2023-12-11 09:10교원이 정당하게 시험을 감독하는 과정에서조차도 악성 민원을 남발하며 교사를 괴롭히는 행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언론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이미 학교 현장은 과도한 교권 침해와 학부모의 악성 민원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치러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에서 부정행위로 적발된 수험생의 학부모가 감독관을 맡았던 교사를 찾아내 무례하게 항의하고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부모가 수능 시험 다음 날 감독관이었던 교사에게 전화상으로 “(내가) 변호사인데 우리 아이의 인생을 네가 망가뜨렸으니, 네 인생도 똑같이 망가뜨려 주겠다”라고 협박과 폭언을 했다고 한다. 교육계는 이 학부모의 행동이 도를 넘어섰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정당한 시험감독 과정이었음에도 사건이 재발하자 수능 감독에 대한 교원들의 기피 현상이 다시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부당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차고 넘치는데 누가 힘들게 수능 감독을 나갈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수능 감독을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가장 큰 문제는 교육활동에 대한 소극적인 대처다. 학교에서 치러지는 정기고사는 정당한 교육활동으로 인정되지만, 수능시험과 같은 특수 상황의 경우에는 정당한…
2023-12-04 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