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교실 불법 녹음’ 근절 적극 나서야

2024.04.05 13:59:17

2월 초 웹툰작가 판결 영향에
‘몰래녹음 시도’ 잇따라 발생

‘교육당국 미온적 대처’ 지적
‘함께학교’도 전달 사항 없어

교육부 "교육청과 점검 강화"

 

학교 현장에서 ‘몰래 녹음’ 사례가 잇따르고, 교원들은 녹음방지기를 구입하는 사태에 이르고 있다. 몰래 녹음 예방 및 근절을 위해 교육당국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일선 학교에 따르면 이번 신학기부터 학부모가 장애학생의 소지품이나 옷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는 일이 늘었다. A학교에서 장애학생의 옷자락에 꿰매어 숨겨진 녹음기가 발견되는가 하면, B학교에서는 학부모가 개학 첫날부터 지속적으로 학생 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보내기도 했다. 휴대전화나 스마트워치 앱을 통해 자녀의 학교생활을 실시간으로 듣는 경우도 나왔다.
 

이는 웹툰작가 주호민 씨 아들에 대한 특수교사의 아동학대 사건에서 1심 재판부의 ‘교실 몰래 녹음’ 증거자료 채택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 교육계의 반응이다. 지난 2월 주 씨 사건 1심 재판 판결 후 한국교총은 "교실에서 몰래 녹음이 성행하게 될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교실에서의 몰래 녹음은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는 행위다. 교실 불법 녹음이 만연하게 되면 교원과 학부모 사이에서 불필요한 다툼이 발생할 여지는 충분하다.
 

교총은 혼란을 막기 위해 주 씨 판결 직후 17개 시·도교총, 교총 2030청년위원회 및 한국특수교총과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해 전국 교원 4만6500여 명의 동참을 이끌었다. 지난달 22일에는 수원지법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고 탄원서도 전달했다. 
 

교원단체가 고군분투하는 사이 교육당국의 대처에 대해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학부모에 대한 안내 부족이 지적된다. 
 

신학기를 앞두고 특별한 상황이 발생했으니 이에 맞게 대처해야 했으나 교육부의 대응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주 씨 판결 이후 교육부의 대응은 교육활동 보호 매뉴얼, 민원 응대 안내자료 배포가 전부였다.
 

학교가 자체적으로 알리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교육부가 여러 방면으로 학부모에게 전달하려는 노력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 교육부가 학생, 학부모, 교원과 적극 소통하겠다고 만든 플랫폼인 ‘함께학교’에서조차 몰래 녹음과 관련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최근 특수교사의 수업 중 불법 녹음자료를 예외적으로 증거능력으로 인정한 법원의 판결로 교사의 교육활동이 다소 위축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시·도교육청과 함께 수업 중 불법 녹음 행위를 점검·관리하면서 교원단체와도 협력·소통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이동주 기자 leedj@kft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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