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학교 교사를 대상으로 한 학부모의 아동학대 고소, 협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총이 근본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30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전북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4학년 학생의 학부모가 자녀의 왕따, 학폭 피해를 주장하며 1~4학년 담임교사 4명을 수년간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하거나 협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총은 31일 입장을 내고 “학부모는 별다른 조치 없이 매년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를 일삼고 교원들만 속수무책 만신창이가 되는 현실에 분개한다”며 “학부모의 무소불위 정서학대 신고권, 면책권을 그대로 놔두고서는 악의적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은 무한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이라면 해당 학부모의 자녀가 5학년, 6학년으로 진학했을 때, 5학년 담임과 6학년 담임이라고 피해 갈 수 있겠느냐”며 “누구도 담임을 맡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그때는 또 어떤 교사의 몸과 마음이 무너져야 하는 것이냐”고 개탄했다.
현재 국회에는 국민의힘 정성국 의원,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이 아동복지법 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한 상태다. 너무나도 모호하고 포괄적인 정서학대 조항을 구체화‧명료화하고, 정당한 교육활동과 생활지도는 아동학대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교총은 30일 의원들의 아동복지법 개정안에 대해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은 당론으로 채택하고 즉각 처리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 바 있다.
아동복지법 개정과 관련해 교총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에 대해서는 반드시 민‧형사 책임을 묻는 법‧제도가 마련돼야 근절할 수 있다”며 “무죄, 무혐의 결정이 나는 수준의 아동학대 신고, 악성 민원은 무고, 업무방해 등으로 처벌을 강화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교원의 정신적‧경제적 피해를 보상하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강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는 교권보호위가 학부모에게 내릴 수 있는 조치가 서면 사과, 재발 방지 서약, 특별교육 이수 및 심리 치료 정도여서 악성 민원 남발을 막을 수 없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김동석 교총 교권본부장은 “학생 교육에 열정을 갖고 헌신하는 교원들이 되레 아동학대 신고당하고 법정에 서는 현실이라면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 안전, 인권도 보호하기 어렵다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며 “교원이 소신을 갖고 학생 교육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회는 아동복지법, 교원지위법 개정에 조속히 나서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