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현장의 딥페이크, 사진 도용‧합성 피해가 잇따르면서 교원 10명 중 9명은 졸업앨범에 사진 넣기를 꺼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총이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전국 유‧초‧중‧고 교원 3537명을 대상으로 ‘딥페이크 여파 졸업앨범 제작 등 실태 파악 교원 설문조사’를 15일 발표했다.
그 결과 93.1%는 졸업앨범 사진을 활용한 딥페이크 범죄, 사진 합성, 초상권 침해 등이 우려된다(매우 우려 69.5%, 약간 우려 23.6%)고 답했다. 응답자 근무 학교의 97.1%는 올해 졸업앨범을 만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10명 중 8명은 학생들과 사진 찍기조차 걱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전과 변화 없다’는 응답은 17.7%에 그쳤고, 졸업앨범에 사진을 넣는 교원들의 증감 추세에 대해 ‘점점 줄고 있다’는 답변이 72.5%다.
담임 얼굴 사진(프로필 형태 등)도 ‘모두 넣지 않는다’(20.4%)거나 ‘희망자 등 일부만 넣는다’(17.7%)는 답변이 38.1%다. 학급 단체사진에도 담임 사진을 ‘모두 넣지 않는다’는 응답은 14.9%, ‘희망자 등 일부만 넣는다’는 응답이 17.8%다.
‘사진을 꺼리는 학생이 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 13.5%, 약간 그렇다 32.0%) 응답은 45.5%로 교원뿐 아니라 학생 역시 학교에서의 사진을 피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개인정보 동의나 희망 여부를 개인사진과 단체사진 모두 받는다는 응답은 42.3%에 그쳤다. ‘개인사진, 단체사진 모두 안 받는다’ 답변은 46.9%, ‘개인사진은 받고 단체사진은 안 받는다’ 경우는 10.8%에 달했다.
‘졸업앨범을 제작하지 말아야 한다’는 부정 응답은 67.2%로 ‘제작해야 한다’(32.8%)는 긍정 답변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현장체험학습 등 교육활동 중에서도 학생과의 사진 찍는 것이 걱정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매우 그렇다 47.5%, 약간 그렇다 36.4%)는 응답이 83.9%나 됐다. 이에 교원 40% 정도는 학생들과 체험학습, 학교생활 등에서 딥페이크 범죄, 사생활 공유 등 우려로 사진을 찍지 않는다는 답했다. ‘적극 찍는다’는 응답은 7.1%에 불과했다.
본인 또는 동료 교원이 딥페이크, 사진 합성 등의 피해를 겪은 적이 있다고 답한 교원은 211명(6.0%)으로 조사됐다. ‘없다’는 답변은 71.2%,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22.8%였다.
교원들은 딥페이크 등 예방·근절 방안으로 ‘가해자 처벌 강화 및 교육 의무화’(64.1%)를 1순위로 꼽았다. 이어 ‘딥페이크물 등에 대한 탐지‧필터링 기술 고도화’(11.8%), ‘정보통신사업자 책임 및 관리 강화’(7.1%), ‘학교 예방교육 강화’(7.0%), ‘가정교육의 역할 강화’(5.6%) 등 순으로 드러났다.
교총은 “졸업앨범에서 담임 등 교원들의 모습이 점차 사라지고 사제 간 사진 촬영마저 피하는 현실이 안타깝고 씁쓸하다”며 “앞으로 기술 발달에 따라 딥페이크 등의 범죄와 그 피해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신종 범죄와 교권 침해 유형에 대한 분석을 바탕으로 철저한 대응 방안과 법‧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