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심리, 정서 파악・ 표현하는 능력
전두엽 앞쪽과 밀접, 인간친화지능과 독립
자기성찰지능은 자기 자신을 느끼고 그 감정의 범위와 종류를 구별해 내며, 그런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잘 풀어내는 능력이다. 자기성찰지능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을 위해 진지한 삶의 목표를 세우고 그 목표가 자신의 삶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때때로 자기성찰지능은 자기 내면에만 몰입해 주변과의 상호 작용을 끊어 버리는 자폐증과 혼동되기도 하는데, 자기성찰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다. 자폐증은 내적인 침잠이 너무 심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들지만, 자기성찰지능은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고 그 목표를 위해 자기감정을 잘 다스리는 것으로 나타난다.
회사에서 심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이를 적절히 해소하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스트레스에 푹 빠져 업무 효율이 더 떨어지는 사람도 있다. 물론 전자의 경우가 자기성찰지능이 높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기성찰지능에서는 전두엽 중에서도 특히 앞쪽 부분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전두엽은 인간친화지능을 관장하는 곳이기도 해서 전두엽의 손상은 성격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작은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신경과민이나 모든 일에 무감각해져서 막연한 행복감을 느끼는 행복증이 대표적인 예이다.
전두엽의 앞쪽 부분에 손상을 입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 자폐증이다. 일부 자폐아는 자기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자기를 지칭하는 말조차 쓰지 못한다. 하지만 음악이나 계산, 공간, 기계 등의 영역에서 놀라운 능력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것을 통해 자기성찰지능은 다른 지능과 구분된 고유의 지적 영역임을 알 수 있다. 전두엽의 하부에 손상이 오면 자아도취, 초조감 등이 나타나며, 전두엽 상부 손상은 무관심과 태만감, 우울증의 한 종류인 냉담함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전두엽에 손상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인지적 기능은 보존된다. 전두엽은 언어지능과 관련된 부분이기도 한데 실어증에 걸렸던 사람이 회복될 경우, 사람에 따라 정도에 차이는 있지만 그동안의 경험들을 이야기하거나 자기의 소망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갓난아기들은 모든 것을 막연한 ‘흥분‘으로 느끼다가 점점 고통과 쾌락의 느낌을 구분하게 된다. 성장함에 따라 자아 형성이 활발해지면서 고집이 생기고, 이로 인해 주변 사람과 갈등을 겪기도 한다. 자기성찰지능이 가장 활발하게 표출되는 시기가 바로 사춘기로 자신과 주변,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면서 나름대로 자아감을 형성하게 된다. 자기성찰지능이 고도로 발달하게 되면 내적 성찰력을 가진 예술가, 공동체의 구성원을 지도하기 위해 자신의 풍부한 내적 경험을 사용하는 현명한 조언가나 철학자의 역할을 할 수 있다.
인간친화지능과 자기성찰지능은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구분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인간친화지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는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서는 그것을 자기 문제화 하는 자기성찰지능이 필요하므로 한 가지 지능만으로 규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몇몇 병리학적인 증거들을 보면 이 두 가지 지능이 독립적임을 알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간친화지능은 자기성찰지능의 손상을 입은 자폐아에게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지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