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직 포기하려는 신규교사들 … 행정업무 경감 시스템 아쉬워”

2025.02.05 10:00:00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

“교직을 그만두겠다는 신규 선생님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요. 학교에서 배운 것과 유아교육 현실이 너무 다른 거죠. 교사가 본연의 활동에 충실할 수 있도록 행정업무 경감 등 지원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이경미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장은 <새교육>과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에도 신규 임용된 지 얼마 안 된 후배교사 두세 명으로부터 ‘교직을 그만두고 싶다’는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임용시험을 뚫고 꿈에 그리던 교사가 됐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교직을 떠나고 싶어 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현실에 이 회장은 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쏟아지는 학부모 민원과 행정업무에 치이는 등 생전 경험해 보지 못한 현실에 많은 신규교사가 힘들어하고 좌절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했다. 


“가르치는 일 이외의 행정업무나 민원처리를 당연히 교사가 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사회 풍토를 젊은 MZ 교사들은 이해하지도, 받아들이지도 못하는 것 같다”면서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도 예비교사들을 양성할 때 학부모 민원 대응이나 행정업무에 대한 현실을 학생들에게 정확하게 전달해 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현직에 들어와 다양한 연수를 통해 업무를 익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한 역량을 기르지 않은 상태에서 교직에 들어왔을 때 부적응 위험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고 연구하는 것이 전부인 양 알고 교직에 들어온 교사들이 막상 주어진 현실을 너무 버거워한다”고 지적하고 “이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시스템 마련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이 회장은 또 학부모들의 인식도 조금은 달라져야 한다고 했다. 유치원에 요구할 때 “내 아이만 봐주세요”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이렇게 해 주세요”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자녀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교사·학생·학부모가 삼위일체 됐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이 회장은 “교사의 관점과 학부모의 관점이 서로 일치한 가운데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 나갈 때 제대로 된 성장과 발달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죠. 그것처럼 유치원과 가정이 아이의 성장을 같이 공유해야 해요. 그래야 교육적 효과도 높고 아이의 행복감도 높아지는 것이죠.” 그래서일까. 이 회장이 원장으로 있는 경기 고양장항유치원의 교육목표는 행복한 유치원이다. “교사만 행복해도, 학생만 행복해도, 학부모만 행복해서도 안 돼요. 모두 다 함께 느껴야 진정 행복한 것이죠.” 


‘우리 유치원 정말 좋아요’라는 말이 아이들 입에서 나올 때 제일 행복하다는 그는 교육과정과 시설 그리고 교사 전문성 등 모든 면에서 최고를 놓치지 않는 그런 유치원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올해 교직 35년 차를 맞는 그에게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 이 회장은 유보통합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제발 아이들을 최우선에 두고 현장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정책을 폈으면 좋겠다”고 주저 없이 말했다. “교육당국에서야 좋은 취지로 정책을 마련한 것이겠지만, 항상 보면 위에서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려보내는 게 너무 많아요. 현장에서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장을 바라보고,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줬으면 하는 소망이 제일 큽니다.”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회원은 대략 8000여 명, 유보통합이 추진되면서 유아교육계 입장을 대변하는 첨병으로, 또 우리나라 영·유아교육 발전을 위한 중추세력으로,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장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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