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장안구 대추골도서관 2025년 상반기 독서문화 프로그램 중 하나인 <나를 위한 글쓰기>. 8~29일 매주 목요일에 총 4회 8시간 도서관 강당에서 열린다. 성인 20명 대상인데 강사는 박홍선 한국독서문화연구소 대표(글쓰기 전문 강사)이다.
중등 국어교사 출신인 필자는 <나를 위한 글쓰기> 제목에 이끌려 8일 첫회 수업 1차시 두 시간을 참관했다. ‘나를 위한 글쓰기라?’ 공감이 가는 주제다. 필자 역시 여러 차례 체험한 사실이다. 조금 일찍 도착해 수업 전에 박 강사를 만났다. 그는 “책 읽기의 힘, 글쓰기의 힘을 알고 경험했기 때문에 힘든 사람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고 자기 삶을 주체적으로 살고 주어진 시간을 소중히 보낼 수 있다”고 했다. 수업 목표는 ‘글쓰기를 통해 세계를 통찰하고 나와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다.
때마침 입장하는 수강생 한 명을 만났다. 그는 일월도서관에서 박 강사로부터 <아주 사적인 책 읽기> 강의를 들었다고 했다. 그는 “책 읽고 글쓰기가 어려운데 박 강사가 체계적으로 알려주어 내 감정, 내 생각을 글로 끌어내는데 큰 도움이 되어 다시 수업을 들으려 왔다”고 했다.

박 강사의 첫 질문은 “이 강좌를 통해 얻길 바라는 것은?”이다. 수업 참가자 17명이 돌아가면서 발표를 했다. 각자 바라는 것은 조금씩 달랐으나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나 자신을 알고 싶어서", "순간순간 정리가 필요해서", "첨삭지도를 받고 싶어서" 등이 나왔다.
박 강사는 자신의 강좌를 소개한다. 첫째, 매주 A4 한 장 또는 반 장 에세이 총 3편을 쓴다. 둘째, 조별 합평(合評) 작성 등은 글쓰기 필수 수업이다. 숙제를 해야 한다. 우리는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는 이런 말도 한다. “독자를 신경 쓰지 말아라. 글쓰기 기술은 배우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는 나를 이해하고 삶을 정리하며 나다운 언어를 찾는 과정이다. 타인을 위한 글쓰기보다 먼저 자신과 마주하는 글쓰기가 우선이다.”

핵심 개념 소개한다. 첫째, ’의미‘ 보다는 ’마음‘을 쓴다. 내 마음이 진짜 하고 싶은 것을 쓰는 게 중요하다. 둘째, ’기억‘보다는 ’지금‘을 쓴다. 과거 기억이 지금 나에게 어떤 감정으로 남아 있는가? 셋째, ’남을 위한 글쓰기에서 벗어나라. 독자를 의식하는 것을 버리고 글은 나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글쓰기의 최소 원칙도 소개한다. "짧은 문장이 좋다. 쉬운 말로 쓴다. 구체적으로 쓴다. 첨삭 포인트도 짚어준다. ”감정을 잘 드러냈는가? 내가 중심이 되었는가? 기억보다 감정을 썼는가? 나다운 말이 사용되었는가? 첨삭의 목적은 ‘표현보다는 진심, 설명이 아닌 느낌, 내 얘기로 말하기’다"라고 한다.

글쓰기 실습 시간도 가졌다. 실습 과제는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 자세히 쓰세요. 최대한 자세하게 씁니다. 10분입니다.” 수강생들은 어떻게 썼을까? 10분 후 돌아가면서 발표를 한다. 강사는 다 듣고 나서 총평을 한다. “여러분이 찾은 소재가 귀하고 예쁘다. 아름다움의 새로운 발견을 보았다.”
다음 주 발표할 과제도 내어 준다. 제목은 ‘내 인생의 최고 순간’. 2차시엔 강사 외에도 동료들의 조언이 큰 힘이 될 듯 싶다. 박 강사는 “글쓰기 운동도 동료가 필요하다. 혼자 쓰려고 하지 말아라”고 조언한다. 15일 주제는 ‘과거의 나와 마주하기’, 22일 주제는 ‘현재의 나와 악수하기’, 29일 주제는 ‘미래의 나와 약속하기’다. 수강생 17명의 후속 이야기가 궁금하다.
다음은 필자의 실습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 10분 동안 쓴 글을 참고로 소개한다.
어린이 날 일월수목원 잔디광장에서 있었던 ‘가족,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포크댄스 추억 만들기’. 손녀가 할머니와 손을 잡고 사뿐사뿐 뛰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손녀는 좋아서 잰걸음으로 뛴다. 처음엔 할머니와 손녀가 손잡고 뛰어가더니 나중엔 손녀가 앞서가고 할머니는 손녀를 쫒아가 손잡기에 바쁘다. 그들은 춤추는 방법을 배우고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이다. 가족과 함께 춤추는 모습이 아름답다. 춤추는 모습에서 행복이 보인다. 참가자 가족마다 구성원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그 모습이 아름답다는 것. 강사의 눈으로 자세히 보니 커플별로 동작이 다 다르고 또 동작이 음악과 척척 맞지 않는다. 참가자 전체가 음악에 맞추어 똑같은 동작을 하는 것이 최고의 아름다움으로 알았는데 이제 보니 그게 아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사랑이 바탕이 되어 추는 춤이 아름답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