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대응이 갈수록 법과 절차에 의존하고 있다. 학생 사이의 갈등을 대화와 교육으로 풀어낼 여지는 좁아지고 심의와 처분 절차로 향하는 경향은 강해졌다. 학교의 교육적 해결 공간이 줄어드는 현실을 더는 가볍게 볼 수 없다.
최근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학교폭력 사안의 51.7%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 심의로 넘어가 학교장 자체해결 비율 48.3%를 처음 웃돌았다. 학폭위 심의도 2021학년도 1만5653건에서 지난해 2만9405건으로 87.9% 증가했다. 전체 접수 건수는 최근 2년 연속 감소했는데도 학폭위 심의는 계속 늘었다.
이를 학교폭력이 심각해진 결과로만 볼 수는 없다. 교총은 그동안 학교폭력 대응이 대화와 관계 회복보다 법적 판단과 처분에 치우쳐 ‘교육의 사법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해 왔다. 교사에게 사안 조사와 분리 조치, 학부모 민원과 법적 분쟁 가능성까지 떠안긴 결과 정작 갈등을 조정하고 학생 관계를 회복시키는 교육적 역할은 위축되고 있다.
물론 중대한 학교폭력은 엄정하게 다루고 피해 학생을 철저히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학생 사이의 모든 갈등이 신고와 조사, 심의와 처분으로 이어지는 것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초기 갈등은 학교가 교육적으로 풀 수 있어야 하고 전문적인 조사와 판단이 필요한 사안은 외부 전문기관이 책임지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학교장 자체 해결을 무조건 늘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 교사가 안심하고 학생을 지도할 수 있도록 정당한 생활지도와 갈등 중재를 보호하고 조사 업무와 법적 책임은 실질적으로 덜어야 한다.
학폭위 심의 증가는 학교에 더 많은 책임을 지우라는 신호가 아니다. 지금의 처리체계를 다시 살펴보라는 경고다. 조사와 판단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교사는 학생 곁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